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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구워진 글

[리뷰]책 사용법 정은숙 사장은 출판을 담당하던 초기에 인사를 나누기 전부터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출판계에선 꽤 유명한 편집자 출신으로서 자신의 출판사를 차려 푼푼하게 꾸려가고 있는 분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간간이 만나곤 했는데 자신의 책을 준비중인 건 몰랐다. 간만에 편한 마음으로 독서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지은이는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고 나서 얼굴이 "화끈거려 혼났다. 복수를 하겠다"는 애교 섞인 이메일을 보내왔다. 실은 이렇게 글을 쉽고도 짜임새 있게 쓰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 ㅠㅠ 책을 향한 느슨한 '사랑 고백' 독서본능을 깨우다 책 사용법 - 정은숙 지음/마음산책 “재주는 부지런함만 못하고, 부지런함은 깨달음만 못하다. 깨닫는다는 한 글자는 도덕의 으뜸가는 부적이다. 옛 사람의 .. 더보기
[리뷰]백두산 대폭발의 비밀 공교롭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백두산 대폭발에 관한 흔치 않은 과학책이 나왔길래 재미있게 읽고 리뷰를 썼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짜 지면에 몇년 내 백두산이 폭발할 수 있다는 학자들의 경고가 신문마다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10세기에 백두산 대폭발 했었다는 이야기가 관심있는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면서 백두산 천지가 이때 만들어졌다는 얘기도 나돈다. 실제로 위키백과의 백두산 항목에 보면 천지가 이때 만들어졌다고 기술돼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지은이는 이것은 잘못된 상식이라고 말한다. 천지는 수만년 전부터 존재했다는 것이다. 은 과학책으로서 백두산이 재차 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우고는 있지만 그 시점이 언제일지 알아맞추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지은이가 말하는 것처럼 북한 땅 깊숙한 곳에 화산재 .. 더보기
[리뷰]조선풍속사1~3 강명관 교수는 '파워 라이터' 가운데 한명이다. 고전문학과 한문학을 바탕으로 조선의 풍속에 대한 책들을 지속적으로 쓰고 있다. 쉽고 평이하게 주제를 요리하는 솜씨가 돋보인다. 작년 돌베개 출판사에서 이 나왔을 때 선배가 인터뷰를 해서 기사를 실은 적이 있다. 이 책은 학술적인 성격이 강하다면 는 좀 더 대중의 눈높이에 가까운 책이다. 후배 하나가 이 책이 어떠냐고 묻길래 '책상에 각 잡고 앉아 읽기 보다는 침대에 배깔고 누워 읽거나 KTX 타고 부산 정도 갈 때 챙겨가면 좋을 책'이라고 말해줬다. 를 소개하기 위한 들머리로 소개한 역시 흥미롭다. 그림책이라고 해서 어린이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그래픽 노블이라고 해야할까. 상당히 진지한 자세로 모텔을 발굴하고 사물의 용도를 추적하는 아마추어 고고학자의 진.. 더보기
[리뷰]정의란 무엇인가 & 경계와 편견을 넘어서 정치철학 분야는 철학 분야의 특성상 전공자의 폭이 그리 넓지 않고 큰 논쟁도 자주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저술이 그리 활발하게 나오는 분야는 아니다. 전공자들이 참고하는 기존문헌들도 다른 사회과학 분야와 달리 발간 연도가 상당히 떨어진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같은 시기에 나온 정치철학서 두권을 묶어 일어 보았다. 그런데 정치철학은 우리가 현실에서 접하는 문제들, 일테면 자유, 정의, 권력 등등의 문제들을 다룬다. 물론 우리가 철학이라고 통칭하는 분야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형이상학적인 철학은 일반인이 접근하기엔 꽤 까다로운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치철학은 현실과 맞닿은 면이 넓기 때문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상당히 재미있는 지적 유희를 즐길 수 있다. 마이클 샌델의 책은 워낙 쉽게 씌여져 정치철학에.. 더보기
[리뷰]왜 인도주의는 전쟁으로 치닫는가 세상의 모든 것은 양면을 가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전쟁영화를 좋아했는데-아이를 낳은 이후 제대로 영화를 보지 못했으니 나의 영화 감상기는 7년여 전에 멈춰 있다-영화 을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사실 인도주의적 군사개입은 20세기 말부터 현실 국제정치무대와 국제정치학계의 뜨거운 감자이다. 유엔 헌장이 주권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인데, 유엔은 각종 인도주의적 군사개입을 승인함으로써 이 헌장 해석에 변화가 생겼다. 이 책은 이러한 이론적 논의에서부터 여러 인도주의적 개입의 현장에서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엮어 인도주의적 개입의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국도 평화유지군을 여러차례 파병한 경험이 있지만 한국인들은 여전히 인도주의적 개입을 분열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