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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단말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전자책은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애플이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란 걸 출시하면서 기사들이 왕창 쏟아져 나왔다. 마치 전자책 세상이 열린 것처럼 말이다. 이런 현상이 전자책 분야에 대해 국내 IT업계가 엄청나게 바람을 불어넣었기 때문으로 보였다. 실제 IT업계는 '책'이라는 것에 대해선 문외한이다. 그럼에도 이제 세상이 완전히 바뀐 것처럼 들뜨게 만들었다. 실제 전자책으로의 이행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우여곡절도 많을 것이다. 여하튼 사람들이 전자책, 전자책 하길래 실제 전자책 단말기를 한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트북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람은 처음 전자책을 받아들면 당황할 것이다. 상당히 클래식하고 아날로그틱한 기기라는 느낌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읽기에 있어서는 진짜 종이와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눈의 피로가 덜했다. 후배와 함께 나눠서 기사를 썼다.

그나저나 26일에 문화부가 전자출판 육성방안에 대해 기자회견을 한다고 한다. 나올 내용들은 대충 짐작이 간다. 이 자리에 아는 출판사 대표들 몇몇이 나올 모양이다. 그분들 얼굴이나 보러 가는셈 쳐야겠다.

전자책, 가독성은 모두 양호, 쪽넘김 속도·디자인서 차이
책은 내용이 중요하지만, 표지·서체·무게·종이의 질 등 형식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각 인터넷 서점과 전자제품 회사들이 손잡고 앞다퉈 내놓고 있는 전자책 단말기는 ‘형식’에 해당한다.
전자책 단말기 시장이 열리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아직은 얼리 어답터들의 전유물이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전자책 단말기 중 대표적인 4종(인터파크·LG의 ‘비스킷’, 교보문고·삼성전자의 ‘SNE-60K’, 아이리버의 ‘스토리’, 넥스트 파피루스의 ‘페이지 원’)을 체험해 봤다. 큰 틀에선 비슷하게 보이는 단말기이지만 막상 다뤄보니 세부에선 조금씩 달랐다.
가독성 자체는 네가지 기기 모두 양호했다. 오랫동안 보면 눈이 피로해지는 노트북 화면과는 크게 달랐다. 멀리서 보면 전자책이 아니라, 단말기 위에 글자가 쓰여진 종이를 붙여놓은 듯했다. 그러나 기종이나 콘텐츠에 따라 앞 페이지의 잔상이 남는 경우도 있었다.
가독성이 비슷하다면 관건은 디자인, 휴대성, 버튼 조작 편의성, 페이지 넘김 속도, 부가기능 등에 달렸다. 디자인은 아이리버 스토리와 인터파크 비스킷이 우수했다. 아이리버 스토리는 같은 회사의 MP3 플레이어를 확대한 듯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였다. 버튼 디자인도 세련됐고 두께도 얇다. 인터파크 비스킷은 버튼 부위가 어지러운 느낌이긴 하지만, 전체 미관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 SNE-60K는 다른 제품에 비해 두껍고 투박했다. 페이지 넘김 버튼 2개를 제외한 나머지 버튼은 슬라이드 방식으로 감췄는데, 슬라이드 내부의 디자인도 깔끔하다고 할 수 없다. 페이지 넘김 버튼이 양쪽으로 멀찍이 떨어져 있어, 한 손으로 들고 읽을 수 없다. 게다가 무게도 무거웠다. 페이지 원은 유일하게 검은색이다. 전자책 단말기라기보다는 작은 액자 같은 느낌이다. 전면에 나온 버튼은 5개로 최소화했다.
페이지 넘김 속도는 SNE-60K와 비스킷이 우수했다. 두 제품 모두 글은 1.5초, 이미지는 2초가량 걸렸다. 페이지 원은 1.7초가량이었다. 스토리는 빽빽한 글은 2~3초, 지도같이 상세한 이미지는 10초가 걸렸다. 페이지가 넘어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버튼이 눌러지지 않은 것으로 착각해 한 번 더 눌렀다가 두 페이지가 한꺼번에 넘어가기 일쑤였다.
SNE-60K만 터치 스크린 방식이며, 나머지 제품은 키보드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는 자꾸만 화면에 손을 대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터치 스크린의 감도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제공된 펜으로 강하게 눌러야 작동되며, 손가락엔 반응하지 않는다.
비스킷과 SNE-60K는 모두 무선통신이 가능한데 비스킷은 LG텔레콤과 연계해 3G망을, SNE-60K는 Wi-fi를 사용한다. 두 제품 모두 신문을 구독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통신 속도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스토리와 페이지 원은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으며 USB케이블로 컴퓨터와 연결해야만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다.
종이책의 장점은 마음대로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고, 페이지를 접을 수 있다는 것이다. SNE-60K는 글 위에 직접 줄을 긋거나 메모를 할 수 있다. 터치 스크린의 장점을 이용한 결과다. 비스킷도 밑줄을 그을 수 있지만 키보드를 이용해 커서를 원하는 곳까지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움직이는 속도가 느려 답답하다. 스토리에도 메모 기능이 있으나, 특정 페이지에 체크할 수는 없어 독서와는 무관하다. SNE-60K와 비스킷에는 다른 단말기에 없는 ‘읽어주기’ 기능이 있다. 남자 혹은 여자 목소리로 책을 읽어준다. 읽기 속도도 조절할 수 있다. 어떤 책이든 오디오북으로 만들어 들을 수 있다. 백승찬 기자
흑백 e잉크 방식…‘책 읽기’외 기능 일부러 배제
전자책 단말기는 노트북이 아니다. 휴대전화도 아니다. 책을 위한 새로운 전자기기이다. 그러다보니 처음 쓰는 사람들은 꽤 생소함을 느끼게 된다. 인터파크 비스킷 사업부 오종혁 과장의 도움을 받아 전자책 단말기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 전자책 단말기 화면은 왜 흑백모드밖에 없나?
“전자책 단말기는 보통 e잉크 방식의 전자종이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노트북이나 휴대전화에 장착되는 LCD나 LED 등의 화면은 자체로 발광하기 때문에 전력소모나 빛에 의한 눈의 피로도가 높다. 반면 e잉크는 오랜시간 집중을 해도 눈이 피로하지 않다. 또한 e잉크는 종이에 인쇄한 듯 시야 각도와 관계 없이 글씨가 또렷하게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자책 단말기가 e잉크를 사용하고 있다. e잉크는 현재 흑백만 상용화돼 있다. 컬러 기술을 개발 연구 중에 있으나 아직 상용화 및 양산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실용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페이지 넘어가는 속도가 느린 이유는?
“e잉크는 흑색·백색 입자가 화면에 달라 붙은 정도의 차이로 화면을 구현한다. 페이지가 넘어간다는 것은 입자를 다시 배치하는 것이므로 페이지 리프레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린다.”
- 단말기에 인터넷 검색 등의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지 않나?
“물론 추가할 수 있다. 다만 e잉크의 특성상 화면 리프레시나 별도의 유저인터페이스 개발 등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전자책 단말기는 ‘읽기’를 위한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기기로서 가장 큰 가치는 결국 집중과 몰입이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정말 제대로 몰입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멀티 태스킹과 집중을 방해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전자책 단말기는 책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 전자책 콘텐츠는 한번 사면 여러 단말기에서 무제한 사용할 수 있나?
“콘텐츠를 구매하면 개인이 등록한 단말기에서는 영구히 내려 받을 수 있다. 단말기 사용 환경에 따라서 파일이 삭제되거나 삭제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필요에 의하여 나중에 다시 내려받을 수 있다.”
- 미국의 유명 단말기인 아마존 킨들과 국산 단말기는 기능과 작동원리 상에서 차이가 있나?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e잉크를 지원하는 단말기는 그 원리나 구조가 대동소이하다.”
신간 등 콘텐츠 빈곤, 가수 없는 공연장 꼴
출판사-유통업자 신뢰 부족 탓 “새 DRM 개발 착수…내달 출시”
“음악을 예로 들자면 성급한 기획사가 공연장을 대관해 놓고 가수 섭외가 되지 않은 꼴이다.” 전자책 관련 사정에 밝은 한 출판사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아이리버 등 유수의 전자기기 업체들이 인터넷 서점과 손잡거나 단독으로 전자책 전용 단말기들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정작 독자들이 읽을 만한 전자책 콘텐츠가 빈곤한 현실을 빗댄 것이다.
현재 대형 인터넷 서점들의 전자책 보유 현황은 외형으로 보면 적지 않다. 교보문고는 6만8000여종, 인터파크는 2만5000여종의 전자책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새로 올라오는 전자책 콘텐츠도 한 달에 1000여종 안팎이다.
문제는 이미 확보된 전자책 콘텐츠의 양은 많지만 대부분 출간된 지 한참 된 것들이거나 장르문학, 자기계발 등 분야가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상은 콘텐츠 공급자인 출판사들의 소극성에 기인한다. 콘텐츠 공급자(출판사)와 유통업자(서점) 사이에 신뢰할 만한 기반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전자적 유통 방식이 정착된 음악을 예로 들면 소비자가 음악 한 곡 또는 음반 한 장을 인터넷에서 구매하면 유통사와 음원 공급자가 수익을 배분한다. 여기서는 특정 음반이 몇 번이나 다운로드됐는지, 다시 말해 사용자들이 몇 번 구매했는지가 관건이다. 음원 데이터가 해킹돼 무단사용되지 않으리라는 전제조건도 필요하다. 이런 것을 통틀어 ‘디지털 권리 관리(DRM)’라고 한다. 이것은 전자책도 마찬가지다. 종이책은 물리적 실체가 있으므로 몇 권이 팔렸는지 금세 확인이 가능하고 불법복제도 비교적 쉽게 잡아낼 수 있다.
그러나 전자책은 말 그대로 전자적 데이터이므로 이런 과정에 대해 한층 신뢰할 만한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각 인터넷 서점들이 독자적인 DRM을 채택하고 있지만 출판사들은 이것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전자책 콘텐츠를 공동으로 관리하기 위해 출판계가 만든 전자책 데이터 관리업체인 ‘한국출판콘텐츠(KPC)’가 새로운 DRM 개발에 착수했다. KPC 관계자는 “새 DRM을 적용해 5월 중 출시할 수 있는 콘텐츠가 2000종가량 된다”면서 “여러 출판사들이 베스트셀러를 비롯해 상징성이 있는 책들을 전자책으로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0.4.24>
Posted by 까만주름
이 글을 보고 나를 마치 구석기 시대로 돌아가자고 부르짖는 사람으로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사실 내가 들고 다니는 핸드폰은 구석기 시대 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긴 하지만...)

[책동네 산책]책 안 읽는 나라, 전자책 통할까
아침저녁으로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승객 서너명에 한 명꼴로 휴대폰에 코를 박고 있다. 서있든 앉아 있든 상관없다. 십중팔구 인기리에 방영 중인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고 있다. 이어폰을 꽂지 않은 채 드라마 속 대사와 배경음악으로 소음마저 ‘나눔의 정신’을 실천 중이신 악취미의 소유자를 만나면 낭패다.
부글거리는 속을 간신히 달래며 눈을 돌리니 회사원으로 보이는 양복쟁이는 ‘맞고’에 열중이시다. 오호라! 바야흐로 유비쿼터스(Ubiquitous)의 시대로구나. 동시에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신은 대한민국에서 드라마와 영화와 게임으로 육화(肉化)했도다. 각자의 손에 들린 ‘똑똑한 전화(스마트폰)’는 전화이기를 거부한 지 오래다. 출퇴근하느라, 등하교하느라 경배의 기회를 놓쳐버릴 뻔했던 신을 만나게 해주는 제사장이다.
그런데 새로운 제사장이 등장했다. 드라마와 영화, 게임에 밀려 위기에 빠진 책을 복권시킬 기대주란다. 감미로운 어감까지 배어나는 ‘전자책(e북)’이다. 이제 책을 여러권 짊어지고 다니느라 어깨가 빠질 이유도, 읽은 책을 쌓아두느라 책장이 내려앉을 이유도 없다. 양장본 책 한 권 무게의 전자책 단말기에 수십권의 책이 들어간다. 더구나 값도 싸다. ‘할렐루야!’
전자책은 이미 미국을 휩쓸고 있단다. 인터넷 서점의 원조격인 아마존닷컴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일 종이책보다 더 많은 전자책 콘텐츠가 선물용으로 판매됐다고 자랑이다. 한국인들이 만져보지 못해 애간장을 태우던 아이폰을 한국에 출시하는 ‘은총’을 베풀었던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최첨단 개인용 컴퓨터의 일종인 ‘아이패드’를 전 세계인들에게 2010년 새해 선물로 선사했다.
언론들은 아이패드가 전자책 시장을 정통으로 겨누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패드의 홍보 브로슈어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언론 기사들은 한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아이패드의 세련된 디자인은 소비자들을 매혹시켰다. 그들은 이미 아이패드의 매끈한 터치스크린을 쓰다듬으며 황홀경에 빠져 있는 듯하다. 한쪽에선 세계가 전자출판으로 가고 있는데 한국은 뭐하고 있느냐는 우려와 호통이 들린다. 지난 5일 ‘전자출판산업 육성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주관한 문화체육관광부 전자출판 정책연구 태스크포스팀과 한국전자출판협회의 취지도 그것이었다. “세계는 전자책이 대세다. 그런데 한국은 뒤져 있다. 제도나 산업 기반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불법 다운로드에 대한 출판계의 ‘막연한’ 불안감도 문제다. 따라서 법과 제도의 정비, 정부의 지원과 함께 출판계의 적극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것이 발제자가 던진 대강의 요지다. ‘막연한’ 불안감에 빠져 있는 것으로 지적된 출판계도 동요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전자책이 사람들로 하여금 드라마와 영화와 게임에 쏟는 열정의 반만큼이라도 책에 쏟을 수 있게 만든다면 정말 좋겠다. 책을 읽지 않는 문화, 책을 읽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구조를 바꿀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미국에선 그토록 선풍적인 인기라는 전자책이 그간 한국에서 정착되지 못했던 진정한 이유는 뭘까. 새로운 전자기기에 대한 열광에선 미국인 뺨치는 한국인들 아닌가. 킨들이 없어서? 보는 눈에 따라 다르겠지만 충분히 ‘엣지’있고 성능좋은 국산 전자책 단말기는 이미 유통 중이다. 전자책 콘텐츠가 없어서? 적긴 하지만 없었던 건 아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였을까. 정답은 휴대폰 화면에 코를 박고 있는 사람들이 쥐고 있다. <2010.2.13>

Posted by 까만주름

 최근 국산 전자책 단말기 'SNE-50K'가 첫선을 보였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와 대형서점의 대명사 교보문고가 손을 잡고 전자책 단말기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부터 알려져 있었기에 출판계와 독자들의 관심이 적지 않았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1차 제작분이 이미 소진돼 2차 제작분을 판매하고 있으며 현재 3차 제작에 들어갔다고 한다.
 얼마전 이 물건을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해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다녀왔다. '삼성스러운' 사무적이고 깔끔한 디자인, 조그만 화면에 전자잉크로 출력된 활자들의 부드러움이 인상적이었다. 눈깜빡할 사이에 페이지가 이동하는 인터넷에 익숙해선지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걸리는 시간은 답답하다는 느낌을 줬다. 미국에서 '킨들'이라는 전자책 단말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 널리 알려져 있거니와 국내에서도 역시 전자잉크를 사용한 '누트'라는 단말기 시리즈가 나와 있지만 개인적으로 접해본 적이 없어 가격이 33만9000원으로 책정된 이 제품을 본격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국내 전자책 시장의 앞날에 이 단말기가 미칠 영향이 궁금해 출판계 사람들의 전망과 '얼리 어답터'(보통 사람들보다 새 제품에 큰 관심을 갖고 빨리 사용해 보는 마니아)들이 인터넷에 남긴 사용후기들을 살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체로 호의적이지 못했다.
 사용자들의 품평은 대개 기기의 성능에 맞춰져 있다. 폰트가 획일적이라든지, 배터리 사용시간이 너무 짧다든지, 필기감이 너무 둔하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야 취향의 차이에서 오는 것을 수도 있고 기술적 문제점은 향후 성능을 향상하면 될 일이다.
 출판사들은 삼성과 교보가 어떤 제품을 내놨든 한국의 전자책 시장이 아직 미미한데다 단말기의 경우 확고한 트렌드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주류였다. 특히 교보가 앞으로 전자책 독자들에게 제공할 콘텐츠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관심을 보였고,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현재 교보문고는 6만권 가량의 전자책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가 아닌 이번에 새로 출시된 제품에서 당장 구현가능한 것은 2300여권 정도라고 한다. 포맷이 다르기 때문이다. 교보는 내년까지는 기존 전자책 데이터의 포맷을 모두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더구나 신간도서 가운데 교보가 확보하고 있는 전자책 비율은 5% 정도에 그친다.
 그렇지만 출판사들도 앞으로 전자책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엔 이의를 달지 못한다. 따라서 출판사와 전자책 서점간에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도 예고되고 있다. 지금은 콘텐츠 확보가 절실한 전자책 서점쪽에서 출판사들에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사정을 하지만 주도권이 넘어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고, 무분별한 복제의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한 출판사 사장은 "음악을 예로 들자면 음반 제공자가 되느냐, 음원(音源) 제공자가 되느냐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0개 출판사가 출판 콘텐츠 2차적 사용에 대한 선도적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한국출판콘텐츠라는 회사를 차리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한국의 전자책 시장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과도기를 밟을 것이고, 상당한 돈을 주고 SNE-50K를 놀잇감이 아닌 진정한 독서의 도구로 구입한 독자들로선 꽤 답답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2009.8.8
Posted by 까만주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