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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민음사 에스트라공 하지만 우린 약속을 받았으니까.블라디미르 참을 수가 있지. 에스트라공 지키기만 하면 된다.블라디미르 걱정할 거 없지.에스트라공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거야.블라디미르 기다리는 거야 버릇이 돼 있으니까. ------------------------------------ 에스트라공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블라디미르 고도를 기다리고 있지.에스트라공 참 그렇지. ------------------------------------ 블라디미르 (중략) 문제는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가 뭘 해야 하는가를 따져 보는 거란 말이다. 우린 다행히도 그걸 알고 있거든. 이 모든 혼돈 속에서도 단 하나 확실한 게 있지. 그건 고도가 오기를 우린 기다리고 있다.. 더보기
책과 만나기, 책을 소비하기 왓더북?! WHAT THE B**K?! - 강용혁 외 지음/엑스북스(xbooks) 1.(전략) 내 경험으로 보건대, 독서하는 사람 중에 열에 아홉이, 책을 만나는 게 아니라, 다만 소비하는 것에 불과하다. 책을 만나는 것과 책을 소비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책은 단 한 권만 만나도 엄청난 자기 변화를 꾀할 수 있지만, 책을 몇 천 권 소비해도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자기 고집만 공고해질 수도 있다. 2.책을 만나는 것과 소비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내게 있어 책을 만나는 것은, 저자의 문장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책이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책을 소비하는 것은 다만 책을 다 읽었을 뿐, 문장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책을 읽지만, 문장을 기억하진 못.. 더보기
뽀로로 썰매 vs. 뽀로로 썰매 vs. 뽀로로 썰매 무슨 겁이 그렇게 많은지 아이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땐 영화 한편 보러갈려고 해도 갖은 아양으로 꼬셔야 하더니만 나이가 조금 더 들면서는 영화관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나보다. 지지난주엔 '파이 스토리'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오더니만 지난 토요일엔 오래 기다렸던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을 엄마와 함께 보고 오셨다. 원래는 아빠랑 같이 가기로 했는데 목요일 오전에 봐야할 집안 일이 생기는 바람에 엄마랑 다녀왔다. 어제 퇴근해보니 방바닥에 레고 덩어리가 놓여 있었다. 지 나름대로 썰매를 만들었단다. 사진을 찍고 나니 '작품'이 하나 더 있단다. 이제 우리 나이로 10살이 되지만 '도라에몽 비밀도구 대백과'를 보면서 즐거워 하는 아이. 어제는 도라에몽 비밀도구 대백과를 보다가 "아빠, 이런 사진기 있.. 더보기
요네하라 마리 '교양노트' 중고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는 학년마다 수필 작품이 꼭 수록돼 있었는데 그중 가장 많이 기억나는 작품이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와 피천득의 ‘인연’이다. 중·고교를 다니던 시절 국어 시험에 두 작품의 지문이 단골로 나왔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참고해야 하기도 했고, 두 작품 모두 어찌보면 청승맞게 느껴지는 페이소스가 담겨 있어서 나름 인상적으로 받아들였다. 피천득의 ‘인연’ 자체가 일본인 소녀와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거니와 작자에 대한 이런저런 논란을 나중에 알고 입맛이 좀 쓰긴 했지만 어린 시절 읽었던 글이어선지 느낌이 오랫동안 남아 있다. 그런데 수필이라는 장르를 정의하면서 참고서에서 맨먼저 나왔던 ‘생각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쓴 글’이라는 항목은 요령부득이었다. 기자랍시고 잡글을 써온지 10년이 넘.. 더보기
이름짓기 창의력이 갈수록 늘어난 정부조직 변천사 총정리 지난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 개편안을 1차 발표했다. 여야 정치권과의 사전 협의 없이 전격적으로 발표됐는데 일부 예고됐던 것도 있고, 당사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새로운 사항도 적지 않았다.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는 새로 정권을 잡은 집단이 새 정부를 자신의 구상대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설계도를 내놓은 것에 비유될 수 있다. 행정부의 각부처는 집권자의 국정운영방향을 정책으로 구체화하고 집행하는 기구이므로 누가 각부의 수장, 즉 장관을 맡느냐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만 각 부처의 이름에도 명확하게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1990년대 이전까지는 행정부 각부처의 이름의 변화가 그리 심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박정희 대통령의 집권기간이 워낙 오래다보니 나름대로 정권의 '일관성'이 유지됐던 이유가 클 것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