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겁이 그렇게 많은지 아이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땐 영화 한편 보러갈려고 해도 갖은 아양으로 꼬셔야 하더니만 나이가 조금 더 들면서는 영화관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나보다. 지지난주엔 '파이 스토리'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오더니만 지난 토요일엔 오래 기다렸던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을 엄마와 함께 보고 오셨다. 원래는 아빠랑 같이 가기로 했는데 목요일 오전에 봐야할 집안 일이 생기는 바람에 엄마랑 다녀왔다. 어제 퇴근해보니 방바닥에 레고 덩어리가 놓여 있었다. 지 나름대로 썰매를 만들었단다. 사진을 찍고 나니 '작품'이 하나 더 있단다.
이제 우리 나이로 10살이 되지만 '도라에몽 비밀도구 대백과'를 보면서 즐거워 하는 아이. 어제는 도라에몽 비밀도구 대백과를 보다가 "아빠, 이런 사진기 있으면 이사할 때 좋겠다. 2차원 사진기라는건데, 이 사진기로 물건을 찍으면 가구라든지 이런 것들이 사진 속으로 들어가요. 그런 다음 이사간 곳에서 사진에 물을 뿌리면 물건이 다시 나와서 배치가 되는거에요"라면서 쫑알댄다. 이제 크리스마스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아닌 제 부모가 선물을 사주는 것을 눈치챈 것 같지만 짐짓 모른척 하며 산타 선물과 엄마 아빠 선물을 동시에 뜯어내는 잔머리를 굴리기는 꼬맹이. 어느 순간 '청소년'으로 변해버리겠지만 아이가 커가는 것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모순적인 것 같다. 얼른 크기를 바라는 마음과 꼬맹이로 재롱을 더 피워줬으면 하는 마음이 동시에 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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