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4_2019

이수인, 신대철, 김부선, 송곳 같은 사람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아니 모인다'는 속담이 있다. 사전은 이 속담이 '사람이 지나치게 결백하거나 엄격하면 남이 따르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매사에 원칙과 규정을 따지거나 융통성이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 입장에선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런데 자연에서 맑은 물을 찾아보기 쉽지 않듯 '지나치게 결백하거나 엄격한 사람'도 실제로 만나기가 쉽지 않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바쁘다는 핑계로, 그리고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심정으로 타인이 입는 피해, 사회적 불의에 눈감거나 때를 묻히고도 안묻은 척하고 살아간다. 내가 피해를 입으면 당장이라도 상대방을 때려눕힐 듯 부르르 떨다가도 상대가 '갑', 내가 '을'이라는 권력관계가 확인되면 꼬리를 내린다. '똥이 더러워서.. 더보기
메이시스 퍼레이드(Macy's Parade), 뉴욕-2 여행차 뉴육을 다녀온 한국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하다. 남자는 혼잡한 도로, 높은 빌딩, 마주오는 사람과 서로 어깨가 부딪칠 정도로 사람이 많은 뉴욕을 대체로 싫어하고, 반대로 여자들은 다시 가고 싶은 곳 1순위로 뉴욕을 꼽는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내가 아는 부부 가운덴 부부가 뉴욕 여행을 한번 갔다가 나중에 부인 혼자서 친구와 함께 뉴욕을 다녀온 경우도 있다. 내 처도 뉴욕을 다시 가보고 싶어한다. 왜 그렇게 여자들이 뉴욕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뉴욕이라는 도시에 우리가 아는 너무 많은 문화적 코드가 담겨 있단다. 우선은 자유분방한 전문직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뤘던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 속 등장인물의 기분을 느껴보고 싶고, 그들이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더보기
메이시스 퍼레이드(Macy's Parade), 뉴욕-1 몇년 사이 크게 유행한 단어 가운데 하나가 '해외직구(직접구입)', '블플(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같은 것들이다. 나는 적게 버는 대신 적게 쓰자는 생활관(?) 때문에 평소 쇼핑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지라 작년 미국에 가서야 이 말을 처음 들었는데 돌아와보니 열풍은 열풍인 모양이다. 작년 이맘때 미국에 머무를 때 단기연수를 온 한국인, 특히 부인들은 흥분에 휩싸였다. 그 유명한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들어보니 확실히 싸긴 쌌다. 2000달러 정도 하는 54인치(60인치였나?) 텔레비전을 1000달러에 판다거나, 역시 수천달러 하는 침대나 쇼파 등등을 반값 도는 그 이하에 판다고들 했다. 할인 쿠폰을 가져가거나 선착순 세일에 들어가기만 하면 .. 더보기
"힘내라! 수험생"…대입시험의 추억 대학들이 신입생을 뽑을 때 수시전형 비중을 많이 늘리는 바람에 요즘 대입 수험생들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중요도가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한다. 그렇지만 오늘 수능을 치러야 하는 학생들이 느낄 긴장까지 낮아진 것은 아닐 것이다. 과거처럼 '인생 항로를 결정짓는 단 한번의 시험'까지는 아닐지라도 여전히 수험생에겐 중요한 시험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오늘 날씨가 수능일로서는 8년만에 영하로 내려가는 강추위라고 하는데 정말 춥긴 춥다. 블로그에 신변잡기적인 얘기는 가급적 쓰지 않았는데 오늘은 예외로 해야겠다. 나이 40줄에 접어든 나도 대학입학을 위해 시험을 치러야 했다. 이젠 2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대입을 위해 시험을 치렀던 그날은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만큼 긴장했다거나 그런게 아니고 내가 .. 더보기
수성동 계곡 바위와 씨름하는 사람 작고 허름하지만 음식이 맛있어서 사랑하던 식당이 널리 알려져서 이른바 '맛집' 반열에 오르고 사람들이 몰려오는 광경을 바라보는 심정은, 비유하자면 나 혼자 짝사랑하던 상대가 미모가 너무 빼어나 어느덧 그를 사랑하는 사내들에게 둘러싸여 버렸을 때 느끼는 심정과 비슷하다고 할까. 몇년전부터 인사동에 버금가는 필수 관광코스가 돼 중국인, 일본인 등 해외관광객,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남녀, 그리고 사모님들에게 점령당해버린 삼청동을 바라볼 때 그런 기분이었는데 요사이 서촌을 갈 때마다 다시 그런 느낌이 든다. 경복궁 동쪽의 삼청동, 북촌, 재동을 점령한 관광객과 산책자들이 경복궁 서쪽의 서촌 쪽으로 활동반경을 넓히기 시작한 것은 벌써 몇년 됐지만 1~2년 사이 서촌은 완전히 다른 동네가 돼 버렸다. 좁은 골목길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