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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책동네 산책]전문번역가 ‘전문’을 밝혀라 내가 1년 넘게 '책동네 산책'이라는 문패로 쓰고 있고, 앞서서 선배도 같은 문패로 격주로 연재를 해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인터넷에서 '책동네 산책'을 검색하면 다른 매체에서 새롭게 시작된 코너의 이름으로 '책동네 산책'이 올라온다. 뭐, '책동네 산책'이라고 상표등록을 해놓은 것도 아니고, 이 문패가 그닥 창의성이 발휘된 명칭도 아니긴 하지만 다른 매체가 떡 하니 같은 문패를 달고 연재를 시작하니 좀 거시기 하긴 하다. “전문번역가라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야?” 한 선배가 뜬금없이 질문을 던졌다. 불만어린 말투였다. 최근 읽은 번역서에 문제가 좀 있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이러저러한 설명을 했더니 선배는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은 전문번역가라기보다는 전업번역가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야?”라고 되물었.. 더보기
[리뷰]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슬라보예 지젝. 나름 트렌드를 따라잡고자 노력하는 인문 독자들을 괴롭히는 이름이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빨리 읽고 빨리 써내야 하는 나에겐 계륵 같은 저자였다. 이번에 나온 책은 그런 면에서 한풀이(?)를 하게 해 주었다. 워낙 빨리 지나가는 출판계 트렌드 따라잡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역시 이 책을 읽고 기사를 써야 했던 날도 밤을 꼴딱 세워야 했다. 그 전주에도, 그 전주에도 그랬지만...ㅠㅠ 지금 좌파가 해야할 일은? '가장 위험한 사상가' 지젝의 도발적 제안 … "공산주의를 재발명하라"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 슬라보예 지젝 지음, 김성호 옮김/창비(창작과비평사) 한국의 어느 인문학 독자가 1990년대 말 10년짜리 우주여행이 걸린 복권에 당첨됐다고 치자. 10년 만에 지구.. 더보기
[리뷰]철수는 철수다 어찌보면 이 작품은 르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적 기법을 그닥 앞세우지 않고 담담하게 현실을 그리는데-상황을 극단화 했을 순 있겠다-그 현실이 놀랍다. 중학생을 둔 부모라면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 한두시간이면 읽을 수 있다. '엄·친·아'와 비교 마세요 나는 나일 뿐! 철수는 철수다 - 노경실 지음, 김영곤 그림/크레용하우스 이 시대의 슬픈 유행어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가 어린이·청소년들을 얼마나 옥죄고 반발하게 만드는지를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등장인물과 이야기 전개는 ‘엄친아 괴담(?)’의 기본 골격을 그대로 차용했다. 학력 높은 중산층 부모, 전교 1등에다 모든 면에서 훌륭한 옆집 친구, 공부가 바닥이다보니 모든 면에서 구박받는 나, 그리고 아이의 성적이 곧 자신의 서열인 동네 엄마들.. 더보기
[리뷰]초등생용 역사책 시리즈들 성인이 돼서 역사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에게도 학창 시절 역사 수업은 괴로운 시간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렇게 나뉘었는지 알려주지 않은 채 도식화된 시대 구분, 딱딱하고 생소한 용어들, 외워야 할 연표와 역사인물 등 ‘역사’를 다가가기 싫은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요소가 너무 많았다.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즘 아이들의 사정도 그리 많이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그랬던 사람들도 어른이 되면 곧잘 역사책을 본다. 왜 그럴까? ‘공부’로서 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기 때문이리라.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사극들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곧잘 인기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것을 보면 이런 추측은 무게를 더한다. 그래서 부모가 읽어주는 그림책 단계에서 벗어나 스스로 책을 읽게 되는 단계의 초.. 더보기
[리뷰]책 사용법 정은숙 사장은 출판을 담당하던 초기에 인사를 나누기 전부터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출판계에선 꽤 유명한 편집자 출신으로서 자신의 출판사를 차려 푼푼하게 꾸려가고 있는 분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간간이 만나곤 했는데 자신의 책을 준비중인 건 몰랐다. 간만에 편한 마음으로 독서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지은이는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고 나서 얼굴이 "화끈거려 혼났다. 복수를 하겠다"는 애교 섞인 이메일을 보내왔다. 실은 이렇게 글을 쉽고도 짜임새 있게 쓰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 ㅠㅠ 책을 향한 느슨한 '사랑 고백' 독서본능을 깨우다 책 사용법 - 정은숙 지음/마음산책 “재주는 부지런함만 못하고, 부지런함은 깨달음만 못하다. 깨닫는다는 한 글자는 도덕의 으뜸가는 부적이다. 옛 사람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