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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핀 겨울 문턱 김포 문수산 존재 자체를 잘 몰랐던 김포 문수산. 늘 그렇듯 한국출판인회의 산악회 덕분에 문수산엘 올랐다. 날씨가 좋을 때면 북쪽 개성 송악산이 보인다던데, 이날은 하루 종일 능개비(가랑비의 평북 방언이라고 한다)가 내려 시야는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리 춥지 않은 기온이어서 안개 속을 걷는 기분도 썩 나쁘지는 않았다. 문수산은 오르기 그다지 어려운 산은 아니었다. 그런데 식생이 다양했다. 김포 야외조각공원에서 출발해 강화쪽, 즉 동쪽으로 간 다음 정상에 오르고 능선을 타고 서쪽으로 내려왔는데, 처음엔 참나무와 떡갈나무 낙엽이 두텁게 쌓인 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매끈하게 잘빠진 소나무가 빽빽한 숲이 나왔다. 정상 부근엔 억새가 일품이었고, 노간주나무 군락을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11월인데도 꽃망울을 피운 '미친 .. 더보기
바이오그래피 매거진5-최재천 워낙 책을 닥치는대로 보긴 하지만 근래 갈무리한 책들이 중구난방이다. 게다가 주요 독서시간이 버스타고 이동하는 시간이다보니 부담이 적은 짧고 가벼운 책들이 손에 들어온다. 최재천 교수. 워낙 유명한 인물이어서 더 설명을 보탤 게 없다. 그의 고향 강릉 이야기는 내가 유일하게 통독한 그의 수필집 에서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이라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가 경복중-경복고-서울대-미시건대-하버드대로 이어지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주류 인사로만 알았는데, 그가 살아온 인생의 솔기마다 이야깃거리가 솔찮게 많은 줄은 몰랐다. 그를 수식하는 '시인을 꿈꿨던 동물학자'가 그저 멋부리용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데 나는 최재천 교수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한국 사회에서 이분.. 더보기
테러리스트의 아들 '예상했던 대로' 며칠새 기온이 급속히 내려갔다. 이 정도 챙겨 입었으니 되겠지 싶어 밖에 나가면 서늘한 기운이 바짓가랑이 사이로, 겨드랑이로 비집고 들어온다. 10월의 마지막 날이었는지도 모르고 잠들었다 깨어보니 11월의 첫날이다. 성급한 사람들은 벌써부터 송년인사를 건네고, '해 넘기기 전에 얼굴 한번 보자'는 사람들도 나오겠지. 남아있는 올해는 두달. 바늘 허리에 실 묶어 못쓴다고 올해 허둥지둥 일거리는 많았는데 아직 절반도 다 못마친 것 같다. 남은 기간에라도 최대한 숙제에 매달릴 수 밖에. 우연히 손에 들어온 책은 두께는 가벼운데 하필이면 갑작스레 서늘해진 날씨가 더욱 섬득하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아버지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인 지은이는 TED 강연에서 자신의 사연을 담.. 더보기
애틀랜타 조지아 아쿠아리움, 조지아 대형 수족관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깊은 바닷속에 사는 형형색색의 크고 작은 바다 생물들은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애틀랜타에 있는 조지아 아쿠아리움은 무지하게 큰 수족관이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긴 하지만 5개 권역으로 나뉘어 있고, 수족관 형태도 여러가지여서 다양한 형태로 관람이 가능하다. 한국에선 퇴출된 돌고래쇼도 인기리에 진행된다. 사실 조지아주는 동쪽이 대서양에 접해 있긴 하지만 연안의 길이가 그리 길지 않다. 매우 짧다. 그리고 애틀랜타는 바다로부터 한참 떨어진 내륙에 있다. 그런데 이 내륙에 거대한 수족관을 만들어 관람객을 받기도 하지만 해양 생물에 대한 연구도 조지아 아쿠아리움의 주요 활동 분야라고 한다. 아쿠아리움 설치와 운영은 조지아에서 처음 출발해 역시 조지아에 본사를 두고 .. 더보기
[로그인]충암고 사태와 박근혜의 염치 충암고는 나에게도 무척 친숙한 학교다. 나는 중3때 충암중고 길 건너편에 있는 중학교로 전학을 왔고, 고등학교도 충암고 맞은 편에 있는 학교를 다녔다. 중고등학교 시절 농구가 대유행이었고, 나는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해질녘까지 농구를 했다. 당시 인기있는 농구장은 명지전문대와 충암고에 있었다. 흙바닥이 아니라 아스팔트 또는 우레탄 바닥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대에 농구 좀 한다 하는 중고생과 대학생은 다들 거기서 농구를 했다. 그런데 당시 충암고 건물(충암중 건물이었을지도 모르겠다)에 있는 남자 화장실엔 희안한 물건이 있었다. 소변통이었다. 기름통 같은 네모난 플라스틱 통에 깔대기를 꼿아놓았는데 아이들이 그 깔대기에 오줌을 싸면 큰 트럭이 와서 정기적으로 수거해갔다. 그 오줌을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