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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누구의 것인가'(조지 레이코프/웅진지식하우스)-4  어떤 이데올로기나 세계관이 일목요연하게 세상만사를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은 앞뒤가 맞지 않거나 서로 모순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데올로기 사이에 투쟁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세상만사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이데올로기나 세계관이라기보다는 어떤 종교의 영역에 속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미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종교와 정치가 분리된 나라이지만 실상은 한국에 비해 매우 종교적이다. 유럽에서 건너온 청교도들에 이해 건국된 나라라는 역사를 가진 때문인지 국가적 상징물에 신(God)이 언급되겨나 새겨진 경우가 많다. 그리고 현대 정치에서 미국의 우파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꽤 큰 골칫거리이다. 그들의 자기중심적, 극단적 사고방식 때문.. 더보기
국회의원이 된 시인, 시인이 된 국회의원  시인과 국회의원. 미녀와 야수라는 말처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그럴듯한 짝이 되는 말 같기도 하다. 권력의 법칙이 작용하는 현실정치의 수렁에 깊숙히 발을 딛고 있는 국회의원과 '창백한' 얼굴의 시인은 서로 상극인 것처럼 보이지만, 극단에 서서 치열하게 투쟁하고 고뇌하고 선택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양자는 서로 통할지도 모른다.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환 의원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작성을 위한 상임위를 거부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밤사이 작성을 했다면서 글 한편을 낭독했다. 알고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김영환 의원은 시집을 7권이나 낸 시인이다. 스스로가 정치인이 되지 않았으면 전업시인이 .. 더보기
'자유는 누구의 것인가'(조지 레이코프/웅진지식하우스)-3 여와 야가 주거니 받거니 복지논쟁을 하고 있는 지금만큼 논보수주의의 사고방식과 진보주의의 사고방식, 보수주의의 언어와 진보주의의 언어, 보수주의의 수사법과 진보주의의 수사법을 현실에서 목도하며 비교하기에 더 좋은 기회는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이다. 보편적 복지 논쟁, 복지 재원 논쟁을 하면서 양측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만 봐도 흥미롭다. 진보주의자들(보편적 복지논쟁을 야기한 민주당을 진보주의자라고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해선 이견이 많겠지만 일단 진보주의자를 보수주의자의 반대편에 서 있는 세력이라고 넓게 정의하고자 한다)의 '무상복지' 주장에 대해 보수주의자들이 가장 먼저 붙인 딱지는 '포퓰리즘'이었다. 보수주의자들은 '표를 매수하기 위해 불가능하거나, 지속가능하지 않는 인기영합적 정책을 내놓은 것'을 포퓰리즘.. 더보기
'자유는 누구의 것인가'(조지 레이코프/웅진지식하우스)-2  레이코프는 자유의 개념에 대한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의 쟁탈전을 다루고 있지만 실은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들의 사고방식의 심대한 차이를 전제하고 있다. 도식적으로 러프하게 정리하자면 진보와 보수, 보수와 진보는 세계관과 사고의 방식에서 심대한 차이가 존재하고, 이러한 차이가 정치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단어의 개념에 대해서도, 같은 단어를 쓰지만 서로 다른 것을 그 단어 안에 담는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자유는 누구의 것인가 - 조지 레이코프 지음, 나익주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레이코프는 자유에 대한 표피적 개념, 따라서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가 큰 이견을 보이지 않는 자유의 개념을 '단순한' 자유라고 명명했다. 이 말은 곧 단순한 자유의 개념보다 복잡하고 깊은 개념이 있다는 것을 전제.. 더보기
한겨울의 코스모스 한다발 맞벌이를 하는 부모와 유치원 다니는 아들 하나. 필연적으로 집안이 어수선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울 아들이 만들기와 그리기에 심취하셔서 요구르트 빈 통이나, 과자 상자, 크고 작은 박스 등등을 버리지 못하게 한다. 거기다 책을 보면 책꽂이에 다시 꽂아놓는 것은 아~주 큰 아이에게나 기대할 수 있는 일이다. 언제인가 거실에 뒹구는 계란판이 발에 걸리적거렸다. 아이가 만들기를 할거라면서 버리지 말라고 신신상부를 했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달쯤 나뒹굴던 계란판이 위와 같은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아이가 꽃송이를 엄마와 함께 만들었다.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계란판의 볼록한 부분을 가위로 잘라서 오린 다음 각각을 물감으로 색칙을 했다. 각각의 꽃잎의 끝도 세모꼴로 마름질을 했다. 어느날 밤늦게 퇴근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