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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Gallery Sunho

한겨울의 코스모스 한다발

맞벌이를 하는 부모와 유치원 다니는 아들 하나. 필연적으로 집안이 어수선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울 아들이 만들기와 그리기에 심취하셔서 요구르트 빈 통이나, 과자 상자, 크고 작은 박스 등등을 버리지 못하게 한다. 거기다 책을 보면 책꽂이에 다시 꽂아놓는 것은 아~주 큰 아이에게나 기대할 수 있는 일이다. 언제인가 거실에 뒹구는 계란판이 발에 걸리적거렸다. 아이가 만들기를 할거라면서 버리지 말라고 신신상부를 했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달쯤 나뒹굴던 계란판이 위와 같은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아이가 꽃송이를 엄마와 함께 만들었다.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계란판의 볼록한 부분을 가위로 잘라서 오린 다음 각각을 물감으로 색칙을 했다. 각각의 꽃잎의 끝도 세모꼴로 마름질을 했다.


어느날 밤늦게 퇴근을 했더니 저런 모양의 꽃송이들이 널려 있었다. 호오~. 나름 감탄하면서 물어보니 아이가 유치원에서 저것을 만들어본 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남은 과제는 줄기를 만드는 것이다. 전에 문방구에서 사온 만들기용 철사(잘 휘어지고 잘라진다)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 작업은 펜치 등을 사용해야 하므로 아빠의 과제가 됐다. 일정한 길이로 철사를 자르고 꽃의 중앙을 송곳으로 구멍을 뚫어 끼운다음 글루건으로 마무리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코스모스는 할머니 식당에도 한다발 꽂혀 있고, 거실 책장에도 올려져 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아이와 함께 만들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