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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서평>‘그림 같은 집’을 짓는 상상력·기술·수완 문화의 끝은 어디인가? 개인적으로 건축이 아닐까 막연하게 생각하곤 한다. 한마디로 종합예술인 셈이다. 건축에 관한 이야기들은 무궁무진해 보인다. 하지만 건축에 관한 책은 자짓 전문용어와 외국 유명 건축가 이름의 숲을 헤매게 된다. 이 두권의 책은 공교롭게 같은 주에 나왔는데 건축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조감도이자 세부지도로서의 역할을 각각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도 다다오 책의 경우 국내 출판사 몇곳이 판권경쟁을 벌였다고 한다. 그런데 웬걸, 이번주에도 비슷한 컨셉의 책 두권이 나왔다. 유명 건축가 승효상씨가 쓴 (열화당)과 번역서인 (동녘)이다. 대중에게 다가가는 건축서라는게 쉽지 않은 주제인데 비슷한 시기에 이처럼 몰려 나오는 것은 좀 아쉬운 일이다. Hal Box 교수의 건축가처럼.. 더보기
<서평>세계는 두 부류다… 평평하거나 주름지거나(공간의 힘) 시간에 쫓기다보니 지면에 실렸던 글을 블로그로 퍼올리는 것조차 제때 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주에 읽었던 이 책은 '공간'을 키워드로 했는데 영어로 보자면 'place'를 말한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당신이 어느 곳에서 태어났는가가 당신의 사회적, 경제적 삶의 질을 결정한다' 정도 될 터이다. 이럴 경우 place를 공간이라고 번역하기 보다는 장소라고 하는데 이해하기 빠를듯 하다. 이라는 제목에 빗대 이 책을 비판하는 이라는 제목의 책이 나왔는데 이 책은 다분히 란 책을 의식하고 씌여졌다. 이 책에서 주목되는 것은 저자가 사용한 접근법이다. 물론 중심부-주변부의 접근법은 저자가 독창적으로 퍼올린 방법론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도식적으로 적용될 경우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더보기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정약용, 김려의 걸작 알마 출판사의 '샘깊은 오늘 고전'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시리즈다. 한문 고전을 다듬어서 내고 있는데 초등 고학년 이상의 눈높이로 제작된다고는 하지만 밝으면서도 진지한 디자인이 먼저 눈에 띄고, 섬세하게 다듬어진 글들은 한줄한줄이 주옥같다. 어른들이 들고 다녀도 손색이 없다. 짧은 내용이긴 하지만 두고 두고 읽을만 하다. 화소(話素)가 될만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약용의 도강고가부사(道康고家婦詞)는 360행의 서사시인데, 임형택 전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가 발굴해 1988년 겨울호에 공개한 작품이라고 한다. 제목을 한글로 직역하면 '강진 장님한테 시집간 여인의 이야기' 정도 된다. 여러모로 아는게 적은 나로선 '김려'라는 인물은 생소한데, 신분제에 대한 강한 반감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이처럼 우.. 더보기
콩쥐가 행복하게 살았다고? 어린이책 홍수시대다. 특히 그림책의 다양함과 화려함, 기발함은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그림책의 중요한 소재 가운데 하나가 우리 옛이야기다. '전래동화'란 이름으로 시리즈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 옛이야기든, 서양 옛이야기든 우리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 동화책이 제대로 된 것인지 가늠해 본 적이 있는지? 사실 가늠해 볼려고 해도 평가를 위한 적절한 준거틀이 없기도 하다. 이런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재미난 책이 나왔다. 서양 옛이야기 부분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내가 알고 있는 흥부전, 콩쥐팥쥐 등의 스토리가 그것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원전, 다양한 이본(異本)에는 훨씬 다양한 화소(話素)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이에게 그림책 읽히기에 열심인 엄마들은 한번쯤 읽어보면 .. 더보기
투명한 개울물을 연상시키는 일본 생태·평화운동가 마사키 다카시 지난 금요일 생명평화연대가 진행중인 즉물즉설 행사를 취재하러 갔었다. 내 순번이 돌아와서 간 자리였는데 이날 강사였던 마사키 다카시에게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자유인이라는 말이 현실에서 존재한다면 마사키 같은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조용조용했지만 그가 하는 말들에는 뼈대가 있었으며, 저돌적 추진력을 지닌 인물임을 짐작케 했다. 지면에 소개됐던 내용 외에 그날 녹취한 전문을 첨부해본다. 압축할 수 밖에 없는 지면에선 그의 주옥 같은 말들을 다 담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꽤 긴 글인데 시간이 넉넉할 때 한번 음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일본의 인도 철학자이자 농부, 생명·평화운동가인 마사키 다카시(正木高志·64)는 지금 대한민국 땅을 걷고 있다. 그는 2007년 일본 평화헌법의 핵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