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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서평]열일곱 살의 인생론(안광복/사계절) 저자인 안광복 선생은 독서계, 서평계에서 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분이다. 책에서도 나오는데 독서광이다. 철학을 쉽게 풀어쓴 책들이 여러권 저서로 있다. '인생론'류의 제목을 달고 나오는 책에 대해선 선입견이 있는 편이었는데 지은이가 먼저 수줍은 자신의 과거를 먼저 내보이고 이것을 성찰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책으로 읽을때는 쉬워보이지만 아직 이제 마흔이 되는 사람이 이처럼 솔직하게 얘기를 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얘들아, 나도 10대 시절엔 이렇게 지냈어! 열일곱 살의 인생론 - 안광복 지음/사계절출판사표지에 등장한, 벽에 바짝 붙어 있는 청개구리 사진이 이 책의 독자가 될 열일곱 살 청소년들의 처지를 암시하는 듯하다. 움츠린 청개구리는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을 수도,.. 더보기
[서평]케인즈는 왜 프로이트를 숭배했을까?(베르나르 마리스/창비) 번역서를 접할 때 종종 일어나는 일인데 책 제목이 말 그대로 '섹시' 그 자체여서 집어들지 않고는 못배기지만 막상 책장을 펼치면 전혀 딴판의 내용이 담겨 있곤 한다. 전혀 딴판은 아니더라도 원저의 제목은 평이한데 한국에 맥락에 맞추기 위해 책속 일부를 크게 부각시킨 제목이 나오기도 한다.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격이라고 할까? 이 책 역시 제목이 좀 뻥튀기 됐다는 혐의를 지울 수 없다. 지은이가 분명히 케인스와 프로이트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현실 자본주의와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을 무자비하게 까고 있긴 하다. 하지만 케인스와 프로이트라는 걸출한 인물 사이의 뒷얘기 같은 흥미 위주로 접근하기 보다는 반자본주의 철학 에세이를 방불케 한다. 따라서 제목만 보고 케인스와 프로이트 사이의 학문적 교류와 끈끈한 우정 등등을.. 더보기
23년만에 카뮈 전집 완간 김화영 선생 작년 연말에 김화영 선생을 인터뷰했는데 갈무리를 해두지 못했다. 김화영 선생은 깐깐하기로 소문난 분이라 긴장했었는데 카뮈를 주제로 얘기하는 자리에서 김 선생은 열정적이었다. 오전 10시에 뵙기로 약속을 잡고 인사동 경인미술관 안의 찾집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경인미술관 안에 있는 찻집이 홈페이지를 통해 오전 10시부터 영업을 한다길래 사진촬영을 위해서도 그곳이 좋겠다 싶었던거다. 그런데 정작 가보니 10시30분부터 시작한단다. 어쩔 수 없이 스타벅스에서 인터뷰를 해야만 했다. 2시간 가량 인터뷰를 했는데 카뮈에 대한 특강을 방불케 했다. 카뮈의 작품 지도가 김 선생 머릿속에 들어있는듯 했고 이것을 압축해서 듣는듯한 느낌이었다. 사실 카뮈에 대해선 '부조리'라는 키워드로 기억할 뿐 자세히 알지 못했는데 친절.. 더보기
공공도서관 예산 깎고 방치하고 "이럴 거면 짓지나 말지" 보통 지자체가 공공도서관을 지을 때 중앙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이라고 해서 중앙정부가 일정액을 부담하고 지자체가 나머지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지자체의 규모에 따라 국가가 부담하는 비율이 달라지는데 재정자립도가 높은 광역지자체는 국가 부담이 줄어들고, 기초기자체로 갈수록 국가 부담이 늘어난다. 도서관뿐 아니라 다른 복지비용 등도 이런 식으로 지급된다. 지자체장으로선 자신의 업적이 될 수 있고 국가예산을 따낼 수 있으니 이런 저런 사업들을 벌인다. 문제는 도서관을 지을 때는 이렇게 지원이 되지만 도서관 운영비는 지자체가 자체 부담을 해야 한다는거다. 도서관은 솔찬히 돈이 드는 공간이다. 보통 사람들은 그저 책을 사다 진열하고 빌려주고 하는 것이 도서관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 더보기
[서평]일본서 먼저 간행된 <삼국유사>의 기구한 사연 출판을 담당하면서 신간에 숲에 빠져 지낸지 어느새 8개월이 지났다. 나이가 한살 두살 먹어감에 따라 '시간 참 빨리 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 정말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처음엔 서평할 신간을 고를 때 이미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을 깊이 있게 다룬 것들 위주로 나갔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뒤부터는 영역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나의 관심사와 연관된 책들을 여러권 읽다보면 뒤에 나온 책은 '기시감'이 작용하면서 지루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넓어진 영역에 들어온 책들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들이 우리 고전과 역사 등에 관한 것들이었다. 예전 같으면 먼저 읽을 책들에 밀려 뒤로 쳐졌을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의 인생유전을 다룬 이 책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