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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엄마한테 ‘왜?’, ‘돼!’라고 하면 왜 안돼?” 이 책을 읽으며 남들에게 착하다는 소리를 듣는, 내가 보기에도 제법 의젓하고 말 잘듣는 여섯살배기 내 아들이 생각이 많이 났다. 아직은 어린애이지만 이 녀석도 가끔씩 '반발' 비스무리한 것을 할때가 있다. 이 녀석은 밥상머리 버릇이 그리 좋지 않아 밥먹을 때마다 잔소리가 연발된다. "빨랑 먹어라" "똑바로 앉아서 먹어라" "밥 다 먹고 나서 책 봐라" 등등이다. 그런데 한번은 내가 밥을 먹으면서 신문을 펴놓고 보니까 "나더러는 밥먹으면서 책 보지 말라면서 아빠는 '왜' 밥먹으면서 신문봐요?"라고 물었다. 이건 의문문이라기 보다는 다분히 반발성 발언이었다. 나는 아이의 이런 반응을 재밌어 하면서도 내심 속으로 뜨끔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생각을 많이 정돈할 수 있었다. 김진경 선생의 작품은 처음인데 어른이.. 더보기
<서평>공동체 속에서 찾은 삶의 대안 희망제작소는 시민운동의 터줏대감이자 참여연대와 동의어처럼 받아들여지던 박원순 변호사가 반대운동에서 탈피해 애드보커시 운동을 해보겠다며 만든 곳이다. '지역과 현장 중심의 활동'을 표방하며 창립된 단체인데 화려하진 않지만 차곡차곡 결실들을 쌓아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우리시대 희망찾기 프로젝트'인데 8번째 주제가 공동체였다. 이 프로젝트는 현장의 사람들(20명 이상)을 심층 인터뷰 해서 이들의 육성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파괴된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은 나 스스로 느껴고 있는 것이다. 내 옆자리의 선배 역시 이 책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박호성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효형출판)에서 전통적 공동체의 민주적 복원과 계승을 주장하면서 '화해와 통합의 사회,정치적 기초'라고 일컬었는데 이처럼 거창.. 더보기
다윈은 20년 동안 진화론을 숨겼다 출간과 관련해 관련 글을 준비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은 첫 출간일을 1859년 11월22일로 적었는데, 최재천 교수 등이 쓴 은 1859년 11월 24일로 적고 있었다. 둘중 하나가 잘못 알고 있거나 혼동이 있는 이유가 있을 터였다. 을 출간한 뿌리와이파리 출판사 편집자에게 문의를 했더니 자료를 하나 찾아서 보내왔다. Darwin Online이라는 웹사이트에 올라온 자료인데 R. B. Freeman이라고 다윈 관련 책을 쓴 사람이 올린 것이란다. Darwin received a copy early in November; Peckham says that Murray sent it on Wednesday 2nd. The overseas presentation copies were sent out be.. 더보기
50살 된 <법전>의 산증인 현암사 조근태 회장 대학 시절 그 흔한 법학개론 수업조차 수강한 적이 없을 정도로 법에 문외한인지라 이라는 책이 그리도 유명한지, 그리도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책인지 몰랐었다. 법전이라는 단어를 처음 만들어내 일반화시킨 이 책은 법령집이다. 그런데 국회는 항상 새로운 법을 만들고 기존 법을 개정한다. 그러므로 법령집은 매년 갱신해 줘야 한다. 대한민국 현행 법령을 모두 담으면 책장 하나를 채울 정도로 책들이 모인다. 정부 부처게 가면 이 법령집이 있는데 주기적으로 아르바이트 아주머니들이 와서 개정된 법령 부분을 갈아끼운다. 은 모든 법령을 다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법조인들이나 관료, 생활인들이 가장 많이 찾아보는 법령을 선별해서 싣는다. 따라서 어떤 법을 택해서 실을 것이냐부터가 경쟁력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현재 '.. 더보기
이사 단상 어제도 짐 정리를 했다. 이사는 다다음주인데 책 정리는 이번 주말에 하기로 했다. 이사를 하도 여러번 해서 책을 착착 쌓아서 노끈으로 단단히 묶는 작업은 꽤 실력을 자랑한다. 근데 이번에 이사하는 집도 전세집이니 빠르면 2년 뒤, 혹은 그 몇년 뒤 다시 이 작업을 해야할 것이다. 그때는 내 아들놈도 나 같은 고민을 하겠지. 책장 빼곡한 헌 책은 고스란히 내가 온 길인데 아쉽지만 이별의 순간 책장이 미어터지는데도 10년 가까이 손길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책을 쉽사리 처분하지 못하는 것이 병이라면 나 역시 이 병의 환자군에 속한다. 이사를 앞두고 주말마다 책 정리를 시도하는데 매번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어디가서 자랑할 정도의 장서가는 아니지만 욕심만큼 책을 쌓아둘 정도로 넉넉한 공간에 살 수 있는 처지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