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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서평>사코와 반제티 '세계를 뒤흔든 20세기 미국의 마녀재판'이란 부제가 붙었다. 나름 잡학다식하다는 소릴 듣는 편이지만 사코와 반제티 사건은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됐다. 미국과 유럽의 지식인들과 저항적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이란다. 업턴 싱클레어는 이들을 소재로 이란 소설을 썼으며, 존 바에즈는 이들에게 바치는 'Here's to you'를 불렀으며, 2007년엔 80주기를 맞아 다큐멘터리 영화도 만들어졌다. 위키피티아에서 'Sacco and Vanzetti'를 검색하면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과연 공정한 재판이었나 -1927년 8월23일 그들은 전기의자에서 죽었다 영국 출신 변호사 브라이언 해리스는 얼마 전 국내에 소개된 (열대림)에서 "재판이란 상충하는 여러 사실을 합의된 버전으로.. 더보기
<서평>굿바이, 스바루 전에 블로그에 관한 글을 하나 쓰면서 출판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들 돌아오는 얘기가 게을러서 블로그를 개설해놓고 방치하거나, 아예 만들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얘기들이 많았다. 어떤 사람은 "파워블로거가 될려면 정말 부지런해야 한다. 파워블로거 가운데는 하루에 두세시간 밖에 자지 않고 블로그에 매달리는 사람이 여럿이라더라"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개인적으로 글들을 모아놓을 요량으로 개설한 블로그에 매일 내가 쓴 글들을 제때에 올리는 것도 벅찬 느낌이다. 단순히 기사로 썼던 글들을 퍼올리는게 싫어 단상들을 덧붙이려 하다보니 포스팅을 차일피일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다. 는 2주 전에 보고 서평을 썼던건데 이제사 올리게 된다. 이 책은 전에 봤던 마쓰모토 하지메의 (이루) 이후 가장 즐겁게 본 책이.. 더보기
<만화 김대중>의 작가 백무현 화백 곁에서 김용민 화백과 박순찬 화백을 가끔 보거니와 시사만화가는 여간해선 견뎌내기 힘든 직업이다. 그림 실력이 우선 되어야 하겠지만 그림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한 컷의 그림에 말그대로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실어야 하니 어찌 아니 어렵겠는가. 더구나 하루도 쉴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시사만화는 적당한 비약과 풍자가 어우러져야 제맛이다. 장문의 기사보다 시사만화 한 컷이 대중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는 것은 압축과 단순화, 그리고 풍자와 비꼼이 담겨 있기 때문이리라. 한국의 시사만화가들은 대체로 반골 기질이 강하다. 그들이 하는 작업이 원래 그런 기질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그들이 전투적인 투사란 것은 아니다. 백무현 화백은 에서 만평을 그리고 있는데 소시적부터 한국 현대사에 깊은 관심을 가졌.. 더보기
노장의 자신감 유홍준 1권이 처음 책으로 묶여 나온 것은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이었다. 문과대학이었기에 '문청' 선후배들이 적지 않았고, 이 책은 이들을 매료시켰다. 게을렀던 나는 이 책을 다 읽지는 못했으나 이 책의 표지만큼은 눈에 익었다. 아마도 앞부분은 조금 읽었던 것 같기도 하다. 유홍준 선생은 문화재청장을 역임하기 전부터 정치권과 교분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현실파 문화인이었던 것이다. 내가 유홍준이란 이름을 많이 접했던 것은 오히려 민주화 운동사를 다룬 글들에서 였다. 유 선생은 다년간의 답사여행과 강연 등을 통해 민주화 운동 세력의 '문화적 소양 함양'을 책임졌던 것이다. 1~3권이 230만부나 팔렸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입이 떡 벌어졌다. 대부분의 반응은 "그럼 돈을 얼마나 번거야?".. 더보기
환갑의 낭만파 박호성 선생 서강대 박호성 선생은 1949년생이니 올해 환갑이다. 그 분이 젊었을 적, 다시 말해 오래전에 한겨레 신문 같은 데 연재했던 칼럼들을 간간히 읽었으나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지난주 두터운 책 한권이 나왔다. 이름하여 '공동체론'. 표지를 비롯한 책의 외양은 상당히 '교과서적'인 풍모를 자랑했다. 그런데 서문이 상당히 감칠맛을 풍겼다. 노 교수 하면 떠오르는 고정관념 대신 자유롭고자 하는 지식인의 느낌이 배어나왔다. 결국 지난 2일 박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서강대로 향했다. 서문에 산사를 자주 찾는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연구실엔 향(제사를 지낼 때 쓰는 향이 아닌)을 피워놓은 채 기다리고 었었다. 오랜만에 젊은 기자를 만나서일까 상당히 다변이었다. 한겨레 신문에서 객원 논설위원을 한 경험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