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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용산참사 1주기 맞아 르포만화책 출간 김홍모씨 용산은 괴롭다. 괴로운 주제다. 그래서 우리는 용산이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해 분개하면서 다 안다고 하면서 그냥 지나치고 싶다. 그렇지만 우리는 용산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도시 재개발과 철거 문제'라는 용어로 표현되는 순간 용산의 그 사람들, 살기 위해 올라갔다가 죽어간 사람들은 우리의 기억에서 화석이 돼 버리는 것인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만화를 그리 즐기지 않지만 이 만화를 보면서 만화라는 매체의 힘을 새삼 느꼈다. 백마디의 말과 글보다 한컷의 그림이 훨씬 잔잔한 감동과 진실을 전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홍모씨는 까까머리에 뿔테안경, 느릿하지만 걸걸한 목소리가 웬지 만화가스럽다는 인상을 줬다. 만화가들이 들으면 기분나빠할 지 모르겠지만 '만화가스럽다'는 단어의 정의를 스스로 내려 버린 셈이 됐다. .. 더보기
[책동네 산책]독자와 출판계에 미치는 거대출판사의 시장논리 이 글을 쓰면서 몇몇 사람이 눈에 밟혀 괴로웠다. 내가 문제 삼은 보도자료를 작성한 홍보 담당자와 안면을 트고 지내는 웅진 임프린트 내의 대표 혹은 편집자 몇몇이었다. 결코 개인을 비난하고자 쓰는 글은 아니라고 자위하면서 쓰긴 했지만 워낙 직언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이 글을 읽을 그들만큼은 아니겠지만 적잖이 괴로웠다. 근데 이 글이 나가고 난 뒤 다른 출판사 사람들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났을 때 '동감한다'는 이야기를 좀 들었다. 동감한다는 그들의 심사를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었을수도 있지만 다소나마 위로가 됐다. 결코 악담을 위한 악담이 아니었다는 뜻을 내가 도마 위에 올렸던 그들도 알아주면 좋으련만. '웅진'(웅진씽크빅 단행본 사업본부)이 2009년 600억원의 매출을 올렸.. 더보기
[서평]통감관저, 잊혀진 경술국치의 현장 이미 써서 내 손을 떠난지 좀 된 글들을 블로그에 갈무리 하는 것도 버겁게 느껴진다. 그놈의 게으름 탓이다. 조금씩만 부지런을 떨어보자고 다짐해도 깜빡하는 사이에 시간이 흘러가 버린다. 어찌보면 삶 전체가 그러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당면했을 때 정리를 하고 지나가야 하는 문제들인데도 차일피일 미루다보면 다른 일, 다른 생각해야 할 거리가 밀고 들어오면서 잊혀버리는 것들 말이다. 의도적으로 미루는 것일수도 있고,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다른 것들에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그럴수도 있다. 역사의 문제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역사 문제에 있어 '확실한 정리'란 불가능한 것이겠지만 최소한 기본적은 사실관계에 대한 정리를 해둬야 오해나 왜곡이 생길 소지가 적어지는 법인데 우리는 그러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 .. 더보기
[서평]소련의 떠돌이 개, 슬픈 우주여행 떠나다 너무나도 감동적으로 읽었다. 어린이 책 출판사에서 나오긴 했으나 사실 어린이 책으로 한정할 수 없는 철학적 질문과 감동을 던지는 작품이다. 잊혀질 뻔한 역사적 사실을 이토록 세밀하게 취재해 그려낸 작가의 힘이 대단하다. 떠돌이 개 한마리와 박해받다가 자신의 야망을 펼치기 위해 불굴의 의지로 뚫고 나간 인간의 드라마를 말 그대로 드라마틱하게 그려냈다. 안녕 라이카 - 닉 아바지스 지음, 김은령 옮김/마루벌 1957년 11월4일 소련은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2호를 발사했다. 한달 전 발사된 1호에 비해 2호는 한발 더 나아간 시도를 담고 있어야 했다. 기술진은 동물을 태우기로 했다.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 대기권 바깥으로 나간 동물로 선택된 건 '라이카'(짖는 녀석)라는 이름의 개였다. 당시 기술수준으로는.. 더보기
[한·일병합 100년]니시카와 나가오 - 윤해동 교수 대담 지난 연말 편집국 차원의 신년기획을 준비하기 위해 2박3일의 짧은 일정으로 갑작스럽게 일본을 방문했다. 원래 아이디어는 후배가 낸 것이었는데 후배가 일정을 내기가 어려운데다 니시카와 나가오 선생이 지난해 3월 방한했을 때 인터뷰를 했던 인연으로 내가 가게 된 것이다. 이 대담은 경향신문 4일자에 실렸는데, 1일자에 실린 이만열-한홍구 선생의 대담과 함께 보면 2010년의 시점에서 지난 100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균형잡힌 이야기들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만열-한홍구 선생 대담 보기) 아울러 지난해 니시카와 선생을 짧게 인터뷰했던 기사를 갈무리 해둔다. (니시카와 나가오 인터뷰) 2010년은 우리로 하여금 한국 근·현대사를 돌아볼 것을 요구한다. 100년 전 한·일 강제병합을 필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