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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허영만과 열 세 남자,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 나(남자)의 사고방식이 자신(여자)의 사고방식과 너무 다르다며 요즘들어 부쩍 혀를 내두르고 있는 처가 이 기사를 어떻게 볼까 조심스럽기도 했고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도 먼저 물어보지는 않았다. 토요일자에 실렸는데 일요일 밤 막걸리를 마시면서였나? 처가 한마디 했다. "남자들은 정말 다른가봐. 당신 저 기사 보면 남자들은 로망이라고 하는데 집에 있는 여자들은 얼마나 속터지겠어." 그렇겠지. 하지만 저렇게 떠날 수 있는 사내들은 별로 없다. 뭇 사내들도 속터지긴 마찬가지다. ‘낯선 야생’에서 철부지 중년들의 ‘1박2일’ ㆍ‘남자의 로망’ 요트 타고 떠날까? ㆍ남성 14명 ‘집단가출’ 의기투합… 서해∼남해∼동해 바닷길 일주 ㆍ배멀미에 굶고 잠도 못 자고… “고생도 재미” 감동의 파노라마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 더보기
[트렌드]인문서 ‘정의란 무엇인가’ 기염 신간을 검토한지 1년이 넘었다. 아직 베스트셀러를 점칠 수 있는 경지는 아니지만-사실 이 경지에 오르는게 쉬운건 아니다-대략 해당 출판사에서 미는 책, 인터넷 서점 메인 화면에 올라올 만한 책 정도는 느낌이 오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출판면을 꾸밀 때 고민이 되기도 한다. 인터넷 서점 메인에 올라가는 책이라고 나쁜 책은 아니겠지만, 반대로 꼭 좋은 책이란 법은 없으니 말이다. 알아서 살아나갈 책보다는 '어포머티브 액션' 차원에서 인기가 좀 떨어지겠지만 의미가 있는 책들을 고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시장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책은, 이런 표현은 좀 뭣하지만 당의정 같은 게 씌워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눈길과 손길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마이클 샌델의 의 선전에 대해 나름 책 깨나 읽는다는 사람들도.. 더보기
[리뷰]연꽃 공주 미도 '할머니 빨리 나으세요' 연꽃관 선물하는 손녀 연꽃 공주 미도 - 이상교 글, 정은희 그림/웅진주니어 미술 시간에 선생님은 “얼굴이나 머리에 쓰는 것을 만들어보라”고 한다. 짝궁 인성이는 “선생님, 저는 액션 가면 만들래요”라고 씩씩하게 말하곤 곧장 도화지를 집어 들지만 조용하고 여린 미도는 뭘 만들까 우물쭈물이다. “꽃관을 만들까?” 미도는 지난 봄 할머니와 함께 본 연등행사가 떠오른다. 밤하늘에 두둥실 떠 있던 분홍 연꽃들. 할머니는 미도더러 탐스러운 연꽃을 닮았다며 그날 이후 ‘연꽃 공주 미도’라고 부른다. 그런데 요즘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며칠째 병원에 계신다. ‘그래, 연꽃 모양 꽃관을 만들어야지. 할머니가 빨리 나으시라고 연꽃에게 기도하면 내 소원이 이루어질거야.’ 무얼 만들지 결정했지만 뭣부터.. 더보기
[책동네 산책]전문번역가 ‘전문’을 밝혀라 내가 1년 넘게 '책동네 산책'이라는 문패로 쓰고 있고, 앞서서 선배도 같은 문패로 격주로 연재를 해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인터넷에서 '책동네 산책'을 검색하면 다른 매체에서 새롭게 시작된 코너의 이름으로 '책동네 산책'이 올라온다. 뭐, '책동네 산책'이라고 상표등록을 해놓은 것도 아니고, 이 문패가 그닥 창의성이 발휘된 명칭도 아니긴 하지만 다른 매체가 떡 하니 같은 문패를 달고 연재를 시작하니 좀 거시기 하긴 하다. “전문번역가라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야?” 한 선배가 뜬금없이 질문을 던졌다. 불만어린 말투였다. 최근 읽은 번역서에 문제가 좀 있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이러저러한 설명을 했더니 선배는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은 전문번역가라기보다는 전업번역가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야?”라고 되물었.. 더보기
[리뷰]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슬라보예 지젝. 나름 트렌드를 따라잡고자 노력하는 인문 독자들을 괴롭히는 이름이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빨리 읽고 빨리 써내야 하는 나에겐 계륵 같은 저자였다. 이번에 나온 책은 그런 면에서 한풀이(?)를 하게 해 주었다. 워낙 빨리 지나가는 출판계 트렌드 따라잡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역시 이 책을 읽고 기사를 써야 했던 날도 밤을 꼴딱 세워야 했다. 그 전주에도, 그 전주에도 그랬지만...ㅠㅠ 지금 좌파가 해야할 일은? '가장 위험한 사상가' 지젝의 도발적 제안 … "공산주의를 재발명하라"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 슬라보예 지젝 지음, 김성호 옮김/창비(창작과비평사) 한국의 어느 인문학 독자가 1990년대 말 10년짜리 우주여행이 걸린 복권에 당첨됐다고 치자. 10년 만에 지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