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놀이 동시집 5권 완간한 시인 최승호씨 지난주에 썼던 기사인데 한참 지난 뒤에야 갈무리를 한다. 최승호 시인은 시인으로서 매우 널리 알려진 분인데 동시집 출간을 계기로 간담회가 있었다. 교수로 계셔서 그런지 무척 달변이었다. 어릴 적 동시짓기는 무척 어려운 숙제였던 것 같다. 도대체 시라는게 뭔지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쳐준 기억이 없다. 대충 교과서에 나오는 동시 가지고 수업을 한 다음에 써오라고 숙제를 내주니 괴로울 수 밖에. 매번 교과서에 나오는 동시들 보고 대충 비슷하게 짜맞춰 갔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그 당시 왜 시들은 모두 '~네'라고 끝나는지 궁금해 했던 것 같다. 이제는 동시는 커녕 시 조차도 읽어본지 까마득 하다. 하지만 내 새끼도 비슷한 난감함을 겪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기사 외에 간담회에서 최 시인이 했던 말들을 .. 더보기 [2010 문화 키워드-출판]인문학 부활 힘입어'개념어' 시리즈 봇물 한해 초에 그해의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지난한 작업이 될 수도, 의외로 손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트렌드라는게 2009년 12월 말까지는 없다가 2010년 1월에 갑자기 등장하는게 아니고 이미 조짐을 보이고 있거나 드러난 현상이 더 강화되는 추세를 말한다. 따라서 지난해의 흐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음해의 트렌드가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리될지 누가 아누? 책임질 수 있어?'라고 추궁하면 글쎄...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각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들이 '이것이 올해의 트렌드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면 그게 작용해서 트렌드로 자리잡는 경향도 있다. 콤팩트한 분량의 문고판은 들고다니기 편해서 좋고, 주제를 경제적으로 일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각종 문고.. 더보기 용산참사 1주기 맞아 르포만화책 출간 김홍모씨 용산은 괴롭다. 괴로운 주제다. 그래서 우리는 용산이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해 분개하면서 다 안다고 하면서 그냥 지나치고 싶다. 그렇지만 우리는 용산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도시 재개발과 철거 문제'라는 용어로 표현되는 순간 용산의 그 사람들, 살기 위해 올라갔다가 죽어간 사람들은 우리의 기억에서 화석이 돼 버리는 것인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만화를 그리 즐기지 않지만 이 만화를 보면서 만화라는 매체의 힘을 새삼 느꼈다. 백마디의 말과 글보다 한컷의 그림이 훨씬 잔잔한 감동과 진실을 전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홍모씨는 까까머리에 뿔테안경, 느릿하지만 걸걸한 목소리가 웬지 만화가스럽다는 인상을 줬다. 만화가들이 들으면 기분나빠할 지 모르겠지만 '만화가스럽다'는 단어의 정의를 스스로 내려 버린 셈이 됐다. .. 더보기 [책동네 산책]독자와 출판계에 미치는 거대출판사의 시장논리 이 글을 쓰면서 몇몇 사람이 눈에 밟혀 괴로웠다. 내가 문제 삼은 보도자료를 작성한 홍보 담당자와 안면을 트고 지내는 웅진 임프린트 내의 대표 혹은 편집자 몇몇이었다. 결코 개인을 비난하고자 쓰는 글은 아니라고 자위하면서 쓰긴 했지만 워낙 직언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이 글을 읽을 그들만큼은 아니겠지만 적잖이 괴로웠다. 근데 이 글이 나가고 난 뒤 다른 출판사 사람들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났을 때 '동감한다'는 이야기를 좀 들었다. 동감한다는 그들의 심사를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었을수도 있지만 다소나마 위로가 됐다. 결코 악담을 위한 악담이 아니었다는 뜻을 내가 도마 위에 올렸던 그들도 알아주면 좋으련만. '웅진'(웅진씽크빅 단행본 사업본부)이 2009년 600억원의 매출을 올렸.. 더보기 [서평]통감관저, 잊혀진 경술국치의 현장 이미 써서 내 손을 떠난지 좀 된 글들을 블로그에 갈무리 하는 것도 버겁게 느껴진다. 그놈의 게으름 탓이다. 조금씩만 부지런을 떨어보자고 다짐해도 깜빡하는 사이에 시간이 흘러가 버린다. 어찌보면 삶 전체가 그러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당면했을 때 정리를 하고 지나가야 하는 문제들인데도 차일피일 미루다보면 다른 일, 다른 생각해야 할 거리가 밀고 들어오면서 잊혀버리는 것들 말이다. 의도적으로 미루는 것일수도 있고,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다른 것들에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그럴수도 있다. 역사의 문제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역사 문제에 있어 '확실한 정리'란 불가능한 것이겠지만 최소한 기본적은 사실관계에 대한 정리를 해둬야 오해나 왜곡이 생길 소지가 적어지는 법인데 우리는 그러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 .. 더보기 이전 1 ··· 63 64 65 66 67 68 69 ··· 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