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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또 부상…이번엔 이뤄질까 ‘에코투어리즘’이란 것을 공부하겠다며 신문사를 휴직하고 영국으로 떠난 동료가 한 명 있다. 그는 절판된 책의 초판 모으기가 취미이기도 한데 얼마 전 자신의 블로그에 ‘워터스톤스(Waterstone’s)는 어떻게 영국 출판산업을 말아먹었나?’라는 제목의 영국 언론 기사를 인용한 글을 올렸다. 워터스톤스는 영국 전역과 유럽 일부 지역에 300여개의 서점망을 갖고 있다. 1982년 워터스톤스가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대도시가 아닌 시골엔 서점이 적어 문방구나 슈퍼마켓 같은 곳에서 책을 팔았기 때문에 워터스톤스가 서점망을 전국으로 확대하자 지식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워터스톤스가 영국 출판계를 말아먹은 주범으로 비난받고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가격파괴에 있었다. 영국은 91년 정가제를.. 더보기
250년만에 詩로 부활…조선후기 요절한 천재시인 이언진 골목길 나의 집 - 이언진 지음, 박희병 옮김/돌베개 저항과 아만 - 박희병 지음/돌베개"이따거의 쌍도끼를/빌려 와 확 부숴 버렸으면/손에 칼을 잡고/강호의 쾌남들과 결교했으면". 이 시를 남긴 이언진(1740~66)은 학계에서 '요절한 천재시인'으로 통한다. 중인 출신이었던 그는 독특한 시풍으로 당시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2000여수가 넘는 시를 쓴 것으로 전해지지만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죽었다. 병약했던 이언진은 죽기 직전 자신의 원고를 불태워 버렸다. 다행히 300여편의 시문이 그의 아내에 의해 불타지 않고 남아 후손 등이 문집으로 엮었다. (8500원)은 박희병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이언진의 에 담긴 연작시 170수를 처음으로 온전히 번역하고 짤막하게 해설을 붙인 시집이다. (1만8000원)은 .. 더보기
2009년 대한민국에서 발생하지 않았던 일들 -군 기무사 요원이 쌍용차 파업 현장에서 비디오 카메라로 쌍용차 파업 지지 집회를 채증하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에게 붙잡힌 사건. 그가 채증한 카메라에는 다른 사람들을 찍은 화면도 있었음. 민주노동당을 비롯해 '일부' 언론에서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했지만 기무사는 "휴가장병이 집회에 참여하는가를 확인하기 위한 정상적인 활동"이라고 발뼘함. -구속된 국세청 안원구 국장이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3억원 상납요구를 받았으며, 포스코 세무조사 때 도곡동 땅이 이명박 대통령 소유임을 증명하는 전표를 봤다고 주장한 사건. 이상의 사건은 2009년 대한민국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이른바 '조중동'이라 불리는 신문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왜냐하면 이 신문들은 이 사건을 한줄도 쓰지 않거나 단편적으로 코딱지만하게 다루고.. 더보기
서점의 미래, 책의 미래 연말을 향해 가는 요즘 출판계에서 서점의 미래, 도서정가제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다. 교보문고로 대변되는 대형서점과 다르다는 의미로 쓰이는 '동네서점'이 어렵다는 얘기는 한 두 해 있었던 얘기가 아니거니와 인터넷 서점의 약진, 대형 출판사의 물량공세 역시 새로운 주제가 아니다. 이에 대한 출판계의 자정 및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 역시 새로울 것이 없다. 혹자는 "이런 주제들에 대해 새롭게 논의할 것 없다. 그간 나왔던 대안과 아이디어 가운데서 골라 행동하는 문제만 남았다"고 말할 정도다. 그럼에도 이 주제가 다시 출판계 화두로 올라오는 것은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여파가 커지면서 위기의식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됐기 때문일 것이다. 출판유통, 그 복잡한 문제에 대해 짧은 글을 한편 써볼려고 궁.. 더보기
“엄마한테 ‘왜?’, ‘돼!’라고 하면 왜 안돼?” 이 책을 읽으며 남들에게 착하다는 소리를 듣는, 내가 보기에도 제법 의젓하고 말 잘듣는 여섯살배기 내 아들이 생각이 많이 났다. 아직은 어린애이지만 이 녀석도 가끔씩 '반발' 비스무리한 것을 할때가 있다. 이 녀석은 밥상머리 버릇이 그리 좋지 않아 밥먹을 때마다 잔소리가 연발된다. "빨랑 먹어라" "똑바로 앉아서 먹어라" "밥 다 먹고 나서 책 봐라" 등등이다. 그런데 한번은 내가 밥을 먹으면서 신문을 펴놓고 보니까 "나더러는 밥먹으면서 책 보지 말라면서 아빠는 '왜' 밥먹으면서 신문봐요?"라고 물었다. 이건 의문문이라기 보다는 다분히 반발성 발언이었다. 나는 아이의 이런 반응을 재밌어 하면서도 내심 속으로 뜨끔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생각을 많이 정돈할 수 있었다. 김진경 선생의 작품은 처음인데 어른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