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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소련의 떠돌이 개, 슬픈 우주여행 떠나다 너무나도 감동적으로 읽었다. 어린이 책 출판사에서 나오긴 했으나 사실 어린이 책으로 한정할 수 없는 철학적 질문과 감동을 던지는 작품이다. 잊혀질 뻔한 역사적 사실을 이토록 세밀하게 취재해 그려낸 작가의 힘이 대단하다. 떠돌이 개 한마리와 박해받다가 자신의 야망을 펼치기 위해 불굴의 의지로 뚫고 나간 인간의 드라마를 말 그대로 드라마틱하게 그려냈다. 안녕 라이카 - 닉 아바지스 지음, 김은령 옮김/마루벌 1957년 11월4일 소련은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2호를 발사했다. 한달 전 발사된 1호에 비해 2호는 한발 더 나아간 시도를 담고 있어야 했다. 기술진은 동물을 태우기로 했다.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 대기권 바깥으로 나간 동물로 선택된 건 '라이카'(짖는 녀석)라는 이름의 개였다. 당시 기술수준으로는.. 더보기
[한·일병합 100년]니시카와 나가오 - 윤해동 교수 대담 지난 연말 편집국 차원의 신년기획을 준비하기 위해 2박3일의 짧은 일정으로 갑작스럽게 일본을 방문했다. 원래 아이디어는 후배가 낸 것이었는데 후배가 일정을 내기가 어려운데다 니시카와 나가오 선생이 지난해 3월 방한했을 때 인터뷰를 했던 인연으로 내가 가게 된 것이다. 이 대담은 경향신문 4일자에 실렸는데, 1일자에 실린 이만열-한홍구 선생의 대담과 함께 보면 2010년의 시점에서 지난 100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균형잡힌 이야기들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만열-한홍구 선생 대담 보기) 아울러 지난해 니시카와 선생을 짧게 인터뷰했던 기사를 갈무리 해둔다. (니시카와 나가오 인터뷰) 2010년은 우리로 하여금 한국 근·현대사를 돌아볼 것을 요구한다. 100년 전 한·일 강제병합을 필두.. 더보기
[서평]열일곱 살의 인생론(안광복/사계절) 저자인 안광복 선생은 독서계, 서평계에서 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분이다. 책에서도 나오는데 독서광이다. 철학을 쉽게 풀어쓴 책들이 여러권 저서로 있다. '인생론'류의 제목을 달고 나오는 책에 대해선 선입견이 있는 편이었는데 지은이가 먼저 수줍은 자신의 과거를 먼저 내보이고 이것을 성찰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책으로 읽을때는 쉬워보이지만 아직 이제 마흔이 되는 사람이 이처럼 솔직하게 얘기를 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얘들아, 나도 10대 시절엔 이렇게 지냈어! 열일곱 살의 인생론 - 안광복 지음/사계절출판사표지에 등장한, 벽에 바짝 붙어 있는 청개구리 사진이 이 책의 독자가 될 열일곱 살 청소년들의 처지를 암시하는 듯하다. 움츠린 청개구리는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을 수도,.. 더보기
[서평]케인즈는 왜 프로이트를 숭배했을까?(베르나르 마리스/창비) 번역서를 접할 때 종종 일어나는 일인데 책 제목이 말 그대로 '섹시' 그 자체여서 집어들지 않고는 못배기지만 막상 책장을 펼치면 전혀 딴판의 내용이 담겨 있곤 한다. 전혀 딴판은 아니더라도 원저의 제목은 평이한데 한국에 맥락에 맞추기 위해 책속 일부를 크게 부각시킨 제목이 나오기도 한다.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격이라고 할까? 이 책 역시 제목이 좀 뻥튀기 됐다는 혐의를 지울 수 없다. 지은이가 분명히 케인스와 프로이트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현실 자본주의와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을 무자비하게 까고 있긴 하다. 하지만 케인스와 프로이트라는 걸출한 인물 사이의 뒷얘기 같은 흥미 위주로 접근하기 보다는 반자본주의 철학 에세이를 방불케 한다. 따라서 제목만 보고 케인스와 프로이트 사이의 학문적 교류와 끈끈한 우정 등등을.. 더보기
23년만에 카뮈 전집 완간 김화영 선생 작년 연말에 김화영 선생을 인터뷰했는데 갈무리를 해두지 못했다. 김화영 선생은 깐깐하기로 소문난 분이라 긴장했었는데 카뮈를 주제로 얘기하는 자리에서 김 선생은 열정적이었다. 오전 10시에 뵙기로 약속을 잡고 인사동 경인미술관 안의 찾집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경인미술관 안에 있는 찻집이 홈페이지를 통해 오전 10시부터 영업을 한다길래 사진촬영을 위해서도 그곳이 좋겠다 싶었던거다. 그런데 정작 가보니 10시30분부터 시작한단다. 어쩔 수 없이 스타벅스에서 인터뷰를 해야만 했다. 2시간 가량 인터뷰를 했는데 카뮈에 대한 특강을 방불케 했다. 카뮈의 작품 지도가 김 선생 머릿속에 들어있는듯 했고 이것을 압축해서 듣는듯한 느낌이었다. 사실 카뮈에 대해선 '부조리'라는 키워드로 기억할 뿐 자세히 알지 못했는데 친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