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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놀이와 추억 '그 동네의 공터' "아랫동네에서 윗동네로 이어지는 길 중간에 생긴 이 작은 공터는 수십년 전부터 ‘이층마당’으로 불렸다. 이곳은 소방도로가 뚫리기 전만 해도 항상 사람들로 북적대던 동네의 공동 마당이었다. 차들이 드나들 때면 놀이를 멈추고 피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지금도 동네에서 이곳만큼 아이들이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곳은 없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팔방놀이며, 다방구, 깡통차기, 고무줄, 술래잡기를 하는데 아이들이 무엇보다 좋아하는 것은 이어달리기다." 인천 만석동의 '기찻길 옆 공부방' 삼촌 유동훈이 쓰고 찍은 (낮은산) 중에서. (2010.12.4) 어떤 동네 - 유동훈 글.사진/낮은산 **오늘처럼 으스스하게 추운 날에도 이 동네 꼬마 녀석들은 골목길 공터에 모여서 떠들며 놀아대겠지. 그 옛날처럼 누런 코를 흘.. 더보기
‘창작과 비평’ 44년… ‘통권 150호’ 발행 계간지 ‘창작과 비평’은 여전히 옛날 이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출판사 이름으로서 ‘창작과 비평사’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대신 ‘창비’라는 이름이 쓰인다. 그런데 의외로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 역시도 출판을 담당하기 전에는 ‘창비’가 그냥 ‘창작과 비평’ 또는 ‘창작과 비평사’를 줄여서 부르는 것으로 알았다. 출판사 이름을 ‘창작과 비평사’에서 ‘창비’로 줄여서 개명한 게 한참 전이란다. ‘창비’란 이름에 관해 들었던 재미난 에피소드 하나. 창비의 어린이 책 편집자로부터 들은 얘긴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무슨 일을 하냐고 묻길래 출판사에 다닌다고 했단다. 출판사 이름을 묻길래 ‘창비’라고 했더니 “아, 나 그 출판사 안다”고 답하더란다. 반가워하는 편집자에게 이어서 들려온 소리는 .. 더보기
[책동네 산책]전자출판시대의 편집자 아카넷이 번역출간한 이사야 벌린의 의 맨 앞에는 아래 글에서도 인용한 것처럼 매우 재미난 편집자의 서문이 달려 있다. 당시는 내가 출판담당을 하기 전이었고, 출판 편집자라는 사람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몰랐던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매우 인상깊게 남아 있었고, 출판담당을 하고 난 뒤 편집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얘길 몇번 꺼낸 적이 있었다. 아래 글을 쓰려고 책을 다시 꺼내서 편집자 서문을 훑어봤는데 다시 봐도 역시 흥미진진했다. [책동네 산책]전자출판시대의 편집자 이사야 벌린의 자유론 - 이사야 벌린 지음, 박동천 옮김/아카넷 이사야 벌린의 (박동천 옮김, 아카넷)을 책장 한구석에서 다시 꺼내볼 생각을 한 것은 알고 지내는 출판 편집자가 얼마 전 술자리에서 들려준 이야기 때문이었다. 그는 전날 어.. 더보기
[리뷰]거의 모든 것의 미래 vs. 사회적 원자 때로는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면 욕심이 너무 과했던 것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지난 주말 각 신문 출판면들은 모두 와 를 주목했다. 각각의 책은 큰 각 언론사 출판담당 기자들에게 '어필'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두 책은 모두 '과학서'이다. 읽기 전에 대강 예상은 했지만 읽어가면서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은 책에서 다루는 사례들이 많이 겹친다. 인용된 연구 사례나 학자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커스도 약간 다르고, 스탠스도 좀 다르다. 둘 가운데 하나만 고르기도 그렇고 해서 '책 대 책'이란 컨셉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2권을 동시에 읽고 비교해 보는 것 말이다. 문제는 분량이었다. 는 본문만 450여쪽, 는 250여쪽이었다. 이럴 때 쓰이는 말이 바로 '미친 척'이다. 미친.. 더보기
[풍경]여행자의 독서 "일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별로 없다. 그런데도 교토만큼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다나자키 준이치로의 수필에서 그곳은 그늘(陰)이 사는 땅이었다. 세상에는 그늘이 보고 싶어 떠나는 여행도 있는 법이니까. … 이태 전 서점에서 멋진 일러스트 표지가 눈길을 끄는, 출간된 지 얼마 안된 따끈따끈한 (다나자키 준이치로의 소설) 을 다시 발견했다. 당장 책을 사와 만만치 않은 두께의 책을 단숨에 읽었다. 책을 읽은 얼마 뒤에는 일본으로의 행장을 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나로 하여금 다시 일본으로 향하게 했다." (이희인 글·사진 | 북노마드) 중에서 (2010.11.20) (다나자키 준이치로라는 작가, 이라는 소설 이름은 처음 들어보는데 어떤 이는 미시마 유키오보다 다나자키를 더 높게 친다고 지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