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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동네 산책]리영희처럼 읽고 생각하기 책동네 산책을 작년 4월부터 썼는데,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돌아가신 분이 세번째로 주제로 올랐다. 다들 책을 무지하게 좋아했던 분들이어서 피해갈 수 없었다. 리영희 선생하고는 이런저런 개인적 인연이 좀 있다. 신입기자 시절 국제부에서 근무했는데 아프간전에 관한 기사를 보고 리 선생께서 칭찬하는 메시지를 보내온 적이 있다. 감열지 팩스를 이용하던 시절이었는데 손수 칭찬하는 메세지를 써서 문화부 팩스로 보내셨다. 문화부 선배가 기념으로 갖고 있으라며 주셔서 고이 보관했는데 얼마전 보니 오래되서 그런지 글씨가 지워져 버렸다. 감열지는 오래 놔두면 그렇게 되나보다. 선생을 직접 뵐 기회도 있었다. 2003년 가을 즈음 선생 댁으로 찾아갈 일이 있었다. 당시 경향신문이 연재중이던 '실록 민주화운동'의 .. 더보기
산악만화 'K 케이'를 계기로 돌아본 산악책들 첫눈 치고는 눈이 꽤 많이 내렸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 왔음을 알리는 것 같다. 가까운 인왕산에도 희끄무레 하게 눈이 약간 쌓인 것을 보니 멀리 심산은 이미 한참 전에 눈쌓인 겨울에 접어들었을 것이다. 오가는 버스 안에서 산악만화 를 읽었다. 눈덮인 그곳, 히말라야 얘기다. 일본 만화 특유의 치밀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케이’라는 주인공의 카리스마가 압권이었지만 역시 일본만화 특유의 과장이 좀 거슬렸다. 그런데 ‘케이’처럼 ‘고독한 알피니스트’ 운운하는 것이 산악문학에는 공통적으로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 목숨걸고 산에 오르는 행위 자체가 어떤 숭고미·장엄미 같은 것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K 케이 - 도사키 시로 지음, 오주원 옮김, 다니구치 지로 그림/세미콜론 만화 를 읽고나서 .. 더보기
[리뷰]레논 평전 오늘은 존 레논이 죽은지 30년째 되는 날이다. 오늘자 여러 신문에, 그리고 지난 며칠간 여러 지면에 이에 관한 이야기들이 실렸다. 공교롭게도 눈이 많이 내릴 것이란 오늘은 리영희 선생의 영결식이 열린 날이기도 하다. 시인이자 대중음악평론가인 성기완은 추천사에서 레논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던 그날을 떠올렸다. 중학생이었던 그는 냉랭한 운동장에서 조회를 서고 있었는데 뒤에 있는 친구로부터 “존 레논이 총에 맞아 죽었대”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성기완은 “1980년이었고 한국에서도 까딱하다간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는 시절이었다. 나의 차려 자세는 더욱 뻣뻣해졌다. 그 간극을 똑똑히 기억한다. 조회와 차려 자세와 훈시말씀과 존 레논 사이의 거리를”이라고 회상했다. 의 저자 신현준은 레논이 살아있었다면 올해.. 더보기
[인터뷰]전국역사교사모임 국어, 역사, 사회, 과학 등 각 교과목별로 교사모임이 있다. 이 모임이 설립된 시기는 대체로 전교조가 설립되던 즈음이다. 처음엔 전교조 산하로 출발해 지금은 별도의 모임으로 독립한 것으로 안다. 각 교과별 교사모임은 아동학습서 분야에선 ‘파워 라이터’ 그룹에 속한다. 직접 책을 내기도 하고 감수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교사로서 일선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따로 책을 낸다는 것은 아무리 자기 전공 과목이라 하더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인터뷰에 응한 김육훈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노가다’, 오세운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가정의 평화를 깨는 주범’이다. 그런데 이분들이 가정생활과 주말을 반납하면서까지 책을 쓰는 것은 열정 때문일 것이다. 인세는 어떻게 받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동안은 소위 말하는 ‘매절’ 개념으.. 더보기
[리뷰]프로이트의 환자들 끊임 없이 인용되고, 재해석되고, 변주되는 인물 프로이트. 다시 또 프로이트다. 프로이트가 얼마나 우리 일상에 가까이 들어와 있는지에 관한 일화 하나. 내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그래서 나는 내년에 '지옥의 문'이 열린다고 농담하곤 한다. 여하튼 초등학교에서 취학전 아동 학습법 비스무리한 팸플릿을 하나 나눠줬나보다. 주말에 집에서 뒹굴대다가 이 자료가 눈에 띄길래 펼쳐봤다. 프로이트의 그 유명한 구강기·항문기·남근기·잠복기·성욕기 등으롷 이어지는 성적 발단단계와 단계별 특성에 대한 설명이 앞쪽에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대학 시절 내가 다니던 학과의 학생회실 가까이에 심리학과 학생회실이 있었다. 동아리에서도 심리학과 ‘학우’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들에게 프로이트 얘길 하면 웃으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