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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 '문명, 인간이 만드는 길'('마음' 전문가들과의 대화) 연재를 시작했다.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씨가 세계적인 '마음' 전문가들을 찾아가 대담을 나눈다. 첫번째 손님이 스티븐 핑커였다. 인상적인 구절에 밑줄을 그어본다.


안 = 인류 역사에서 과학과 인문학의 길은 한 갈래로 상승해왔고, 앞으로도 서로 보완해 가리라고 봅니다. 선생님은 진화심리학자로서 우리 마음은 아주 오래전에 디자인됐다고 하셨는데, 그럼 고고학에 대해 더 많이 안다면 현재 우리의 마음, 또 세상을 훨씬 잘 읽어낼 수 있다는 뜻인가요?


핑커 = 과거에 대해 더 알게 된다면 현재에 대해 보다 현명해질 수 있겠죠. 어린아이들은 읽기에 서툰 반면, 성인들은 독해능력이 높습니다. 이는 읽기가 아주 최근의 인간 역사에 나타났다는 것을 알려주는 예이기도 해요. 인간의 뇌가 아직 읽기에 맞춰지지 않은 거죠. 말하기에는 적응되어 있습니다. 말 배우러 학교에 가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읽으려면 최소 몇 년은 학교에 가야 합니다. 또 다른 예로 입맛을 들 수 있습니다. 왜 몸에 좋지 않다는 그 많은 설탕과 소금, 지방을 섭취할까요? 입맛이 기아에 허덕이던 시절에 맞게 적응돼 있어서 그래요. 우리가 설탕이나 지방을 소비하도록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일은 기근에 대비하는 거죠. 비만을 염려하는 나라들에서는 결코 기근 따위는 오지 않을 텐데도 그런 습성이 남아 있는 것은 우리 뇌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맞춰져 있다는 예가 됩니다. 두려움도 마찬가지예요. 많은 사람들이 거미와 뱀을 무서워하죠. 운전하면서 문자 보내는 일쯤은 아무렇지도 않으면서요. 위험으로 치면 운전하면서 문자 보낼 때 간이 졸아드는 기분이 들어야 하는데, 대신 거미가 나타나면 등을 움츠립니다. 네, 그 옛날에는 스마트폰이 없었으니 그런 감각이 자리잡지 못한 거죠. 우리는 정부 없이 진화해 왔습니다. 법원도 없고 경찰도 없었어요. 그래서 복수하려는 폭력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거죠. 분쟁을 조정하는 방법들이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오히려 불건전할 수 있는 방법인데도 사람들은 아직까지 무시당했다고 여기면 싸우려듭니다. 이것도 또 다른 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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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 민주적인 마음을 확산시킨다면, 먼 훗날 평화주의로 우리의 마음도 진화할까요?


핑커 = 다윈의 진화론이 갖는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는 진화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이런 종류의 진화는 아주 오랜 기간이 걸려야 자리 잡을 수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이는 어떤 형질을 가진 사람들이 다른 형질을 가진 사람들보다 더 많이 생존 자손을 퍼뜨릴 때 가능한 일입니다. 사실 저는 독재나 군주제를 지지하는 사람들보다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유전자를 바꿀 정도로 오래 우리 역사에 존재해 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마음의 진화는 다윈주의가 문자 그대로 말하는 유전적 차원보다는 문화적 차원으로 대체되는 진화와 흡사한 내용으로 표현된 건데요. 그런 의미에서라면 인간의 삶은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행복을 증진시키는 많은 구조를 창조해 왔잖아요. 인간적 본성을 갖고 있음에도 법정 시스템을 만들었죠. 이는 사람을 감정으로 처단하는 대신에 법과 경찰, 제3의 기관에 의해 판정하는 게 더 객관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본성은 아직 변화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를 개선하는 사회적인 기구나 장치를 창조할 겁니다. 더 나은 삶을 만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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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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