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4_2019/미국은 대륙이더라

내셔널몰(National Mall), 워싱턴DC

워싱턴DC는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이기도 하지만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포토맥강 동편에 있는 직사각형의 거대한 잔디밭인 내셔널몰 한쪽 끝에 국회의사당이 있고 맞은편엔 워싱턴 기념비가 뾰족하게 서 있다. 그리고 내셔널몰 주변에는 여러 분야별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워싱턴 기념비에서 서쪽으로 가면 2차대전 추모비, 한국전쟁 추모비, 베트남전 추모비 등 미군이 수행한 주요 전쟁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내셔널 주변의 볼거리 가운데 또하나의 테마는 업적을 세운  링컨, 제퍼슨, 루스벨트 등 전직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같은 위인을 기리기 위한 조형물들이다.


워낙 볼거리들이 많기 때문에 한번에 워싱턴의 볼거리들을 모두 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우리 가족도 워싱턴을 두차례 방문했다. 지금 와서 보니 우리 가족이 등장하지 않는 풍경 위주의 사진이 그리 많지 않고 질도 썩 좋지는 않아 보인다.




위 사진은 의회 건물(Capitol)이고 아래는 워싱턴 기념비다. 오벨리스크인 워싱턴 기념비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워싱턴DC를 조망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는데 2011년 버지니아 지진 때 일부 부서지는 바람에 3년 가까이 보수공사를 벌였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구조물을 씌워 공사중이다. 올해에 재개장을 했는데 가보진 못했다.


거대한 직사각형 잔디밭인 내셔널몰은 역사적인 초대형 집회가 많이 열렸고, 지금도 대형 집회가 자주 열리는 곳이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가 군에서 제대한 다음 여자친구 제니와 처음 재회하는 장면도 바로 이 내셔널몰에서 열린 베트남전 반대 집회였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유명한 연설이 있었던 것도 1963년 이곳에서였다. 지금도 이 잔디밭엔 누구든 자유롭게 들어가 걷거나 앉을 수 있다. 그런데 잔디는 사람의 발길이 너무 많이 닿으면 죽게 된다. 워싱턴DC 당국은 이곳에서 수시로 열리는 각종 집회와 행사, 산책하는 사람들의 발걸음 때문에 죽어나가는 잔디를 복원하느라 너무 많은 돈이 들고 있다면서 통행을 제한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NYT 기사 In Washington, Walk on the Grass, but Step Gently)





다음은 스미소니언 항공우주 박물관과 자연사 박물관의 전시물들이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전시물들을 다 볼려면 하나에 1초씩 계산해도 며칠이 걸린다고 하는데 스미소니언 박물관도 전시물들의 양과 크기가 입이 떡 벌어지게 한다.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여행하려다보니 아무래도 자연사와 항공우주 박물관이 우선이 된다. 미술관은 다음번 여행 때 방문했다.

































다음은 기념관과 기념비들이다. 찾아보니 2차대전, 한국전쟁, 월남전 추모비는 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당시 비가 내리고 날이 궂어 찍을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아쉽기도 하다.


먼저 링컨 기념관이다.





미국엔 링컨과 관련된 유적들이 참 많다. 미국을 여행하다보니 링컨 관련 유적을 가장 많이 방문했던 것 같다. 링컨이 태어난 곳, 죽은 곳, 그리고 그 유명한 게티스버그도 가 볼 기회가 있었다.





링컨 기념관 쪽에서 강(호수?) 너머로 바라본 제퍼슨 기념관의 모습이다. 외양이 신전처럼 생겼다. 아래는 제퍼슨 동상인데 너무 어둡게 나왔다.





다음은 루스벨트 기념관이다. 루스벨트 기념관은 건물 형식이 아니고 야외에 조성돼 있다. 다들 알겠지만 루스벨트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으로서 대중들에겐 항상 앉아 있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본인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대공황 시절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그는 미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루스벨트 동상 옆에 있는 개는 실제로 루스벨트의 애견이었다고 한다.



 

마지막은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관의 석조상이다. 우리가 갔을 땐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신문지면에서 이 석상을 볼 기회가 있었다. 미국을 방문한 모디 인도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이 기념관을 방문해서 찍은 사진이었다. 역시 전문가의 솜씨라 사진의 질이 다르다.




앞으로 워싱턴DC에 대해 한차례 더 포스팅을 할텐데 워싱턴DC는 뭐랄까 중후하고 차분한 도시였다. 볼거리가 너무 많고 도시 전체가 일종의 기념관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