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회의사당과 인접한 미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는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이글을 쓰는 시점을 기준으로 의회도서관 홈페이지를 보면 소장 자료는 총 1억5800만건, 서가 길이가 1348킬로미터(838마일)이고 이중 서적만 따져도 3600만건이다.
매일 1만5000건의 자료가 의회도서관에 도착하는데 이중 하루 평균 1만2000건이 수집품으로 분류돼 보존된다. 소장 자료가 씌이고 제작된 언어가 470여가지라고 한다.
(내가 찍은 사진이 워낙 허접해 인터넷에서 퍼왔다. 메인 건물인 제퍼슨 빌딩이다.)
의회도서관은 1800년 처음 설립돼 의사당 안에 있었는데 1814년 영국군이 의사당을 불태우면서 3000여권의 소장품도 함께 불탔다. 이듬해에 토므서 제퍼슨 전 대통령의 장서 6487권을 2만3950달러를 주고 구입하면서 재설립됐다.
의회도서관은 '도서관'이기 이전에 '의회'도서관이므로 의원들의 접근이 용이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의사당 건물에서부터 도서관 건물까지 지하통로가 있어서 의원들이나 보좌진들이 수시로 드나들 수 있다. 그리고 메인 건물인 토머스 제퍼슨 빌딩과 부속 건물인 존 애덤스 빌딩, 제임스 메디슨 빌딩 사이에도 지하통로가 설치돼 있다. 우리 가족도 의사당 건물을 먼저 관람하고 나서 지하통로로
참고로 한국 국회의사당도 본관 건물과 의원회관, 국회도서관 사이에 지하통로가 설치돼 있다.
아들과 아내와 함께 갔었는데, 의회 가이드 투어를 마친 뒤라 아들의 집중력과 인내력이 별로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열람시설까지 들어가보진 못했다. 일반 관광객이 열람실 내부까지 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둘러본 건 위 그림에서 'Great Hall'이라고 표시된 부분이다.
그레이트 홀의 천장 스테인드 글라스와 2층의 석주다. 국회의사당도 그렇고 의회도서관도 그렇고, 각종 박물관들도 그런데 워싱턴에 있는 건물들을 보면 유럽지향성이 강하게 느겨진다. 미국을 세운 사람들이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이니 건축문화 역시 그 전통을 따르는 게 당연한 일이겠지만 길어봐야 250여년인 미국의 역사를 감안하고 보자면 의도적으로 고풍스러워 보이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건 그렇고 도서관이다보니 고금의 선현들이 남긴 경구들이 곳곳에 새겨져 있다. 원래는 출처가 병기되지 않았기에 사진을 정리하면서 해당 경구의 출처들을 찾아보았다. (역시 구글이다!) 경구는 짧은 문장에 세상 이치와 교훈을 압축하고 있는데 오랫만에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류의 경구를 줄줄이 보다보니 좀 고리타분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Dreams, books, are each a world; and books, we know,
Are a substantial world, both pure and good."
William Wordsworth
"꿈, 책, 둘은 각각 하나의 세계이다: 그리고 책은, 우리가 알듯이,
견고한 세계로서 순수하고도 우아하다."
윌리엄 워즈워드
원문은 좀 더 길다.
“Dreams, books, are each a world; and books, we know,
Are a substantial world, both pure and good:
Round these, with tendrils strong as flesh and blood,
Our pastime and our happiness will grow.”
꿈, 책, 둘은 각각 하나의 세계이다: 그리고 책은, 우리가 알듯이,
견고한 세계로서 순수하고도 우아하다:
이것 주위를 피와 살처럼 강한 덩굴손이 감싸고
우리의 오락과 행복이 자랄 것이다.
"Man is one world, and hath Another to attend him."
George Herbert
"사람의 하나의 세계이고, 그에겐 친구가 있다."
조지 허버트
"They are never alone that are accompanied with noble thoughts."
Sir Philip Sidney
"숭고한 생각을 가진 자는 절대 혼자가 아니다."
필립 시드니 경
"Science is organized knowledge. Wisdom is organized life."
Immanuel Kant
"과학은 체계화된 지식이다. 지혜는 체계화된 삶이다."
이마뉴엘 칸트
"In books lies the soul of the whole past time."
Thomas Carlyle
"책들에 전체 과거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
토머스 칼라일
"Reading maketh a full man; conference a ready man; and writing an exact man."
Francis Bacon
"독서는 완벽한 사람을 만들고, 토론은 준비된 사람을 만들고, 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프랜시스 베이컨
"How charming is divine Philosophy."
John Milton
"얼마나 매력적인가, 성스러운 철학이여!"
존 밀턴, [코머스(Comus)]
"Knowledge comes, but wisdom lingers."
Alfred Lord Tennyson
"지식은 오지만, 지혜는 서성거린다."
알프레드 로드 테니슨 '록슬리 홀(Locksley Hall)'중에서
원문은 좀 긴 시이다. 이 문구가 등장하는 연은 2개이다.
Knowledge comes, but wisdom lingers, and I linger on the shore,
And the individual withers, and the world is more and more.
Knowledge comes, but wisdom lingers, and he bears a laden breast,
Full of sad experience, moving toward the stillness of his rest.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캘빈 쿨리지(Calvin Coolidge)도 테니슨의 이 문장을 인용해 글을 썼다.
Knowledge comes, but wisdom lingers. It may not be difficult to store up in the mind a vast quantity of facts within a comparatively short time, but the ability to form judgments requires the severe discipline of hard work and the tempering heat of experience and maturity.
"The history of the world is the biography of great men."
Thomas Carlyle
세계의 역사는 위대한 사람들의 전기이다.
토머스 칼라일
원문은 좀 더 길다.
No great man lives in vain. The history of the world is but the biography of great men.
"Art is long, and Time is fleeting."
Henry Wadsworth Longfellow
예술은 길고,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 '인생의 찬송가(A Psalm of Life)'
이것 역시 좀 더 길다. 이 문장이 등장한 연은 다음과 같다.
Art is long, and Time is fleeting,
And our hearts, though stout and brave,
Still, like muffled drums, are beating
Funeral marches to the grave.
"It is the mind that makes the man, And our vigor is in our immortal soul."
Publius Ovidius Naso Ovid
"정신이 사람은 만들고, 우리의 정력은 불멸의 우리 영혼에 깃들어 있다."
부블리우스 오비디우스 나소 오비드
"Nature is the art of God."
Dante Alighieri
"자연은 신의 작품이다."
단테 알리기에리
"The true University of these days is a Collection of Books."
Thomas Carlyle
"오늘날의 진정한 대학은 장서(藏書)다."
토머스 칼라일 '영웅숭배론(On Heroes, Hero Worship and the Heroic in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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