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길씨의 '다현사'는 3권이 있는데 아마도 나는 대학시절 한권하고 절반 정도 읽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다현사는 부분부분 복사돼 세미나에서 자주 읽히기도 했다. 저자가 전에 한 인터뷰에 따르면 30만부 가량 나갔을거란다. 경력을 찾아보니 손석춘씨가 원장으로 있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에서 부원장을 했었던 모양이다. 다현사에 비해 한국현대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차분해지고 미래를 적극적으로 펼쳐갈 것을 주문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데 새사연 부원장을 했다는 경력을 찾아내면서 조금은 이해가 됐다. 여전히 대학 신입생 정도의 독자를 염두에 둔 듯하다.
1988~92년 나왔지만 지금도 대학 신입생 추천도서 목록에서 쉽게 발견되는 책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1~3>(돌베개). ‘다현사’라는 줄임말로 불렸던 그 책의 저자가 새롭게 쓴 현대사 책이다. ‘다현사’의 주요 독자층이 청년·학생·노동자였듯 씌어진 책 역시 미래를 책임질 ‘신세대’를 염두에 두고 쓰였다.
신세대 눈높이 맞춰 한국 현대사 재해석
미래를 여는 한국인史 : 정치사회 - 박세길 지음/시대의창 |
미래를 여는 한국인史 : 경제 - 박세길 지음/시대의창 |
1988~92년 나왔지만 지금도 대학 신입생 추천도서 목록에서 쉽게 발견되는 책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1~3>(돌베개). ‘다현사’라는 줄임말로 불렸던 그 책의 저자가 새롭게 쓴 현대사 책이다. ‘다현사’의 주요 독자층이 청년·학생·노동자였듯 씌어진 책 역시 미래를 책임질 ‘신세대’를 염두에 두고 쓰였다.
‘분단, 병영국가, 공존을 위한 투쟁’을 부제로 달고 있는 정치·사회편은 해방 정국에서부터 군부독재, 민주정부까지 한국사회의 권력을 두고 쟁투를 벌인 우익과 좌익을 엄정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두 세력 모두 공존과 다양성을 거부했기에 당대의 역사적 과제들을 해결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1990년대를 지나면서 등장한 ‘신세대’를 ‘공존의 패러다임’을 담지한 세대로 명명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암시했다.
이런 관점은 ‘개발독재, 신자유주의, 그리고 새로운 세계’라는 부제를 단 경제편에서도 유지된다. 박정희 개발독재의 근원적 한계와 노동자·농민의 희생을 조명하면서도 성장 그 자체는 인정한다. 기술축적과 과감한 도전을 통한 경제적 도약을 성과로 인정했지만 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을 뛰어넘을 역할은 신세대에 넘겨주었다.
‘다현사’는 수정주의적 역사 해석과 민중의 시각에서 현대사를 꿰어내며 탄식과 울분을 자아냈지만 20년 가까운 시간의 흐름은 저자의 목소리를 상당히 차분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민중사라는 기본 시각은 변함이 없지만 서술 방식은 부드러워졌다. ‘다현사’를 함께 읽으며 비뚤어진 역사에 울분을 토로하면서 결의를 다졌던 독자가 이 책을 본다면 여러 상념이 교차할 것 같다. 20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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