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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책동네 산책]읽는 행위는 계속될 것(마지막 연재)  이제 2010년 마감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문화부 출판담당을 하면서 알게된 분들에게 얼추 인사를 드렸는데 빠뜨린 분들께 이메일이나 전화로 작별인사를 계속하고 있다. ‘조만간’ 소주 한잔 하자는 이야기로 인사를 마무리하곤 하지만 나는 이제 그 조만간이 얼마나 흐른 뒤가 될지, 또는 정말로 소주 한잔을 하게 될지는 모를 일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나이가 되었다. 그간 여러 차례 부서이동을 했지만 이번처럼 여운과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우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한번 인사가 나면 뒤도 안돌아보고 떠나와야 하는데 꼬리가 길어선지 자잘자잘하게 계속 출판면에 흔적을 남겼다. 지난 토요일자엔 나의 인사이동으로 연재가 끝나게 되는 ‘책동네 산책’ 마지막회를 썼다. 이 코너는 원래 전임 출판담당 선배가 시작한 코너.. 더보기
[책 속의 풍경]'희망의 향' 커피 “이곳 (네팔의) 말레 마을에 와서 다큐를 제작하며 우리는 늘 예기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리곤 했다. 사람 사는 세상에 다 이야기가 있게 마련이지만 말레 마을이 좀 더 특별했던 이유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커피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다는 것이다. 이쏘리가 기도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가 어린 커피나무를 쓰다듬으며 조용히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을 카메라 뷰파인더로 바라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커피 농부를 본 듯했다. … 새로운 묘목, 새로운 희망이 가져온 변화. 커피는 이렇게 희망의 향기를 말레 마을에 퍼트리고 있었다.” -이주 노동, 아동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정무역 커피’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엮은 (히말라야 커피로드 제작진|김영사) 중에서. **이 책의 .. 더보기
[리뷰]신인왕제색도 & 인왕산일기 이제는 그럴 기회도 사라져 버렸지만 나도 회사에서 내근을 할 땐 인왕산 자락을 종종 산책하곤 했다. 자주 갈 때는 일주일에 두세번씩 가기도 했다. 직장 근처에 이렇게 좋은 산책길이 있고, 짬을 내서 이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그리고 회사 구내식당이 있는 9층 옥상에서 보면 멀리 인왕산이 건네 보인다. 참 좋은 산이다. 그런데 누구는 ‘참 좋은 산’이라고 감탄만 하고 지나가는데 누구는 그냥 산책만 하거나 등산만 하지 않고 열심히 생각을 길어올려 일기를 썼다. 이 책을 쓴 궁리의 이갑수 대표의 내공에 비하는 나는 한참 아래다. 인왕산 자락 산책의 목적을 그날의 스트레스 해소와 다리운동에만 뒀던 게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하기사, 쓴다고 해도 그 양반의 내공에 훨씬 못미쳤겠지만. 이갑수 .. 더보기
[인터뷰]'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의 황선미 작가 문화부에 있으면서 마지막으로 쓴 인터뷰 기사. 실은 문화부 근무 마지막날 간담회가 열렸다. 보통 갖으면 그냥 건너뛰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더구나 그날은 무지무지 추운 날이었다. 그런데 황선미씨가 주인공이라 그럴 수 없었다. 어린이 책 편집자들이 책을 홍보하기 위해 전화나 이메일을 보낼 때 “이번 책은 누구의 작품이거든요”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읽고 소개를 해줘야 하는 ‘중요’ 작가라는 뜻이다. 황씨가 그런 작가중 한명이었다. 그간 황씨의 동화를 한편 정도 본 것 같다. 몇달 전 리뷰 기사를 썼던 이다. 은 초등 자학년 동화로서 학교가 주요 배경이다. 이 작품은 빈부차에 따른, 가정환경의 차이에 따른 갈등이 주요 테마다. 출간과 관련해 간담회가 사전에 공지되고 며칠전 책이 배.. 더보기
[책동네 산책]리영희처럼 읽고 생각하기 책동네 산책을 작년 4월부터 썼는데,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돌아가신 분이 세번째로 주제로 올랐다. 다들 책을 무지하게 좋아했던 분들이어서 피해갈 수 없었다. 리영희 선생하고는 이런저런 개인적 인연이 좀 있다. 신입기자 시절 국제부에서 근무했는데 아프간전에 관한 기사를 보고 리 선생께서 칭찬하는 메시지를 보내온 적이 있다. 감열지 팩스를 이용하던 시절이었는데 손수 칭찬하는 메세지를 써서 문화부 팩스로 보내셨다. 문화부 선배가 기념으로 갖고 있으라며 주셔서 고이 보관했는데 얼마전 보니 오래되서 그런지 글씨가 지워져 버렸다. 감열지는 오래 놔두면 그렇게 되나보다. 선생을 직접 뵐 기회도 있었다. 2003년 가을 즈음 선생 댁으로 찾아갈 일이 있었다. 당시 경향신문이 연재중이던 '실록 민주화운동'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