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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책동네산책

공공도서관 예산 깎고 방치하고 "이럴 거면 짓지나 말지" 보통 지자체가 공공도서관을 지을 때 중앙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이라고 해서 중앙정부가 일정액을 부담하고 지자체가 나머지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지자체의 규모에 따라 국가가 부담하는 비율이 달라지는데 재정자립도가 높은 광역지자체는 국가 부담이 줄어들고, 기초기자체로 갈수록 국가 부담이 늘어난다. 도서관뿐 아니라 다른 복지비용 등도 이런 식으로 지급된다. 지자체장으로선 자신의 업적이 될 수 있고 국가예산을 따낼 수 있으니 이런 저런 사업들을 벌인다. 문제는 도서관을 지을 때는 이렇게 지원이 되지만 도서관 운영비는 지자체가 자체 부담을 해야 한다는거다. 도서관은 솔찬히 돈이 드는 공간이다. 보통 사람들은 그저 책을 사다 진열하고 빌려주고 하는 것이 도서관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 더보기
'도서정가제' 또 부상…이번엔 이뤄질까 ‘에코투어리즘’이란 것을 공부하겠다며 신문사를 휴직하고 영국으로 떠난 동료가 한 명 있다. 그는 절판된 책의 초판 모으기가 취미이기도 한데 얼마 전 자신의 블로그에 ‘워터스톤스(Waterstone’s)는 어떻게 영국 출판산업을 말아먹었나?’라는 제목의 영국 언론 기사를 인용한 글을 올렸다. 워터스톤스는 영국 전역과 유럽 일부 지역에 300여개의 서점망을 갖고 있다. 1982년 워터스톤스가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대도시가 아닌 시골엔 서점이 적어 문방구나 슈퍼마켓 같은 곳에서 책을 팔았기 때문에 워터스톤스가 서점망을 전국으로 확대하자 지식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워터스톤스가 영국 출판계를 말아먹은 주범으로 비난받고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가격파괴에 있었다. 영국은 91년 정가제를.. 더보기
이사 단상 어제도 짐 정리를 했다. 이사는 다다음주인데 책 정리는 이번 주말에 하기로 했다. 이사를 하도 여러번 해서 책을 착착 쌓아서 노끈으로 단단히 묶는 작업은 꽤 실력을 자랑한다. 근데 이번에 이사하는 집도 전세집이니 빠르면 2년 뒤, 혹은 그 몇년 뒤 다시 이 작업을 해야할 것이다. 그때는 내 아들놈도 나 같은 고민을 하겠지. 책장 빼곡한 헌 책은 고스란히 내가 온 길인데 아쉽지만 이별의 순간 책장이 미어터지는데도 10년 가까이 손길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책을 쉽사리 처분하지 못하는 것이 병이라면 나 역시 이 병의 환자군에 속한다. 이사를 앞두고 주말마다 책 정리를 시도하는데 매번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어디가서 자랑할 정도의 장서가는 아니지만 욕심만큼 책을 쌓아둘 정도로 넉넉한 공간에 살 수 있는 처지는 .. 더보기
떠나는 자에 대한 배려, 독일의 한 출판사에서 ‘신뢰’를 배우다 어떤 사회나 국가가 선진적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척도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흔히 선진화를 말할 때 자동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경제성장이다. 선진화된 사회에서의 삶을 '품위 있고 균형 잡힌 삶'이라고 정의할 때 경제적 풍요로움이 이런 삶을 가능케 해 줄 전제조건의 하나일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이 명제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어떻게 경제적 풍요로움을 이룩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경제적 풍요로움이 선진화의 유일한 조건인가'라는 질문은 남는다. 이 질문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선진화의 방법론에 대한 문제제기를 담고 있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2007년 말 한 칼럼에서 "선진화의 기본은 사회적 신뢰다. 경제성장도 중요하지만 사회통합을 이루면서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제 어떻게 신뢰를 회.. 더보기
몰입 방해하는 번역서 속 오·탈자 그 책은 실패다 예전 편집국 국제부에서 근무하던 시절 외신에서 해외토픽성 기사가 올라와 부원들끼리 배를 잡고 웃은 적이 있다. 스위스의 어느 작은 신문사가 내렸다는 조치 때문이었다. 신문에서 오탈자가 너무 빈번하게 발견되고, 아무리 조심하라고 해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앞으로 오탈자를 쓴 기자에게 5달러의 벌금을 매기겠다고 공지했다는 기사였다. 이걸 보고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너희들도 오타를 내면 5천원씩 내라"고 농담을 하곤 했다. 글을 쓰는게 직업인 나 역시 오탈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때론 문법적으로 맞지 않은 비문을 쓰기도 한다. 데스크가 내 기사를 보고, 교열팀에서 맞춤법을 스크린 하지만 가끔씩 오탈자가 나온다. 오탈자는 글을 쓰는 사람들의 숙명과 같은 것이다. 단순한 오탈자도 문제지만 심각한 것은 오역이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