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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책동네산책

[책동네 산책]아이에게 들려주는 '환경에 순응하는 지혜' 지난해 말 이사온 집 주차장 한쪽에 길쭉한 화단이 있다. 누런 흙이 드러난 채 방치돼 있기에 집주인에게 부탁해 한 사람이 누울 수 있을 만큼의 넓이의 땅을 얻었다. 그리고 2주 전 주말에 퇴비 한 포대를 사다가 뿌리고 상추며 겨자채며, 깻잎 등의 씨앗을 심었다. 아이가 자기도 하겠다며 방정을 떨다가 온통 흙투성이가 됐지만 나무라지는 않았다. 조금 이르다는 감이 없지는 않았다. 수년째 텃밭농사를 짓고 계신 장인어른으로부터 지금 심어도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게 웬일인가. 파종을 한 날로부터 비, 찬바람, 눈, 다시 찬바람, 황사, 눈, 비가 이어지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3월인데 이 정도 날씨에 씨앗이 얼어 죽지는 않을 거라고 안심하면서도 출퇴근길 때마다 화단을 바라보며 속을 졸이는 내 마음을 어떻게 .. 더보기
[<리영희 프리즘> 발간기념 연속강연](上) 김동춘 교수 '리영희와 전쟁' “한국전쟁과 지금 한국사회, 메커니즘 같다” 리영희 프리즘 - 고병권.천정환.김동춘.이찬수.오길영.이대근.안수찬.은수미. 윤형.김현진 지음/사계절출판사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0년이 지났다. 전쟁이 일어나던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만 60세가 됐지만 전장에서 전투에 가담하고 전쟁의 혼란 속에서 삶을 영위해야 했던 당시의 청장년 세대는 무리지어 역사의 뒤안길로 걸어가고 있다. 한국전쟁을 간접체험한 것이 전부이거나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을 뜻한다. 이처럼 한국전쟁을 화석화된 역사의 한 장면으로 덮어도 되는 것인가?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우리가 이 전쟁을 불러내는 방식은 올바른 것인가?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문제에 천착해온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두 가지 질문에 .. 더보기
[책동네 산책]20대, 짱돌 대신 펜을 든 용기 21세기 한국에서 만들어진 신조어 가운데 단연 압권인 ‘88만원 세대’를 만든 우석훈 박사와의 일화가 떠오른 건 자발적 퇴교를 선언한 고려대 학생이 쓴 대자보를 읽으면서였다. 의 공저자인 우 박사를 술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중·고등학교에서 강연하면서 경험한 일들을 말해줬다. 정식수업도 졸린 판에 외부강사의 강연시간은 학생들에게 눈치껏 낮잠을 즐기는 시간이나 다름없다. 실제 우 박사는 강연 시작 10분도 안돼 학생 대부분이 눈을 감고 ‘공자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장면을 보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강연이 반복되면서 학생들의 관심사가 ‘돈’에 있다는 것을 파악한 우 박사는 학생들의 눈을 초롱초롱하게 만드는 비법을 고안했다. 첫인사를 마치자마자 “얘들아, 나 작년에 1억 벌었걸랑”이라고 운.. 더보기
[출판이슈]어린이·청소년 책 서평 전문 '학교도서관저널' 창간 어린이 책 시장이 커지면서 이런 저런 잡지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어린이 책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알고 있는 것인데, 이른바 '목록'에 대해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한기호 소장은 1년째 이 저널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깊은 속내까지는 모르겠지만 옆에서 지켜봤던 나로선 이 저널이 제대로 안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린이·청소년 책 서평 전문 ‘학교도서관저널’ 창간 -글쓰기·독서문화 활력…추천도서 목록도 제공 학교도서관저널 2010.3 - 학교도서관저널 편집부 엮음/(주)학교도서관저널 학교도서관 운동 및 어린이·청소년 책 서평 전문지를 표방한 월간 ‘학교도서관저널’ 창간호가 4일 발행됐다. 학교도서관을 키워드로 만드는 최초의 상업잡지인 ‘학교도서관저널’이 어린이·청소년 독서문화에 새로운.. 더보기
[출판이슈]'도서정가제' 소비자 납득이 급선무 전에 도서정가제에 관한 글을 한번 쓴 적이 있는데 복잡한 사안이긴 하지만 꼭 출판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제도와 개인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딜레마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사안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내 앞의 개인적 이익을 유보할 것인가. 공공이란게 실은 나 자신도 포함된다. 내 앞의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이익은 장기적으로 다수에게 돌아간다. 내 앞의 이익을 포기하는 순간 장기적으로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간다는 구조를 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내 앞의 이익을 포기하는 행위로 이어지려면 언젠간 이익이 나에게 돌아오리라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흔히 북유럽 복지체제를 이상적인 모습으로 그리는데 북유럽 복지체제가 굴러갈 수 있는 근간도 바로 이것이다. 내가 세금을 많이 내는 대신 장기적으로 유무형의 이익이 나에게 돌아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