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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고조선 소년 우지기, 철기 공방을 지켜라 “칼 만들기 시합…최고 기술자 아빠를 믿어요” 고조선 소년 우지기, 철기 공방을 지켜라 - 김남중 외 지음/사계절출판사 지금으로부터 2160여년 전인 기원전 150년. 청동기시대가 지나고 철기시대가 무르익는 당시는 고조선이 본격적인 국가의 모습을 갖춘 시기이다. 고조선 사람들은 방어용으로 만든 울타리 안 마을에서 주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이 책은 우지기라는 가상의 소년이 쓴 가상의 일기형식으로 철기시대 우리 조상들의 생활상을 그리고 있다. 우지기가 동생이 태어나는 7월부터 계절이 변해 겨울에 들어가는 11월까지 띄엄띄엄 써내려간 26꼭지의 일기에 담긴 일화는 딱딱한 고대사를 배우고 있다는 느낌 대신 한편의 잔잔한 이야기책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역사일기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다. 등을 쓴.. 더보기
[리뷰]정치를 말하다 그대, 왜 침묵하는가? “데모크라시의 길은 직접민주주의 뿐” 정치를 말하다 - 가라타니 고진 지음, 고아라시 구하치로 들음, 조영일 옮김/비(도서출판b)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비평가이자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69)이 국내에 본격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였다. 근대문학이 정치·사회·윤리적 역할을 떠맡았지만 이제 근대문학의 그런 역할은 끝났다는 주장을 담은 그의 저서 은 2000년대 한국 문학계에 큰 논쟁거리를 제공했다. 여기저기 그를 인용한 글들이 자주 보이기에 그가 쓴 책을 처음 집어들었던 게 10년 전쯤이었다. (이산)이었는데 한마디로 잘못된 선택이었다. 일본에서 신좌익운동이 붕괴한 70년대에 쓰여진 이 책은 식상할 대로 식상해진 마르크스 해석을 대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극찬을.. 더보기
[서평]미국 외교의 역사 권용립 교수의 글은 전작 를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던터라 주저 없이 골랐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오래 전에 나왔던 책을 대폭 개작한 것이었는데 권용립 교수 책의 특징은 어깨에 힘을 빼고 잔잔하게 말하는 듯 하지만 엄청난 참고문헌으로 짠 촘촘한 그물로 미국 정치 문명의 실체를 건져올린듯한 느낌을 준다. 더구나 영어 번역투이거나 지극히 논문체인 국내 정치학자들의 책들-대부분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그들은 어쩌면 한글보다 영어로 글을 쓰고 읽는게 더 편할지 모른다-보다 눈에 잘 들어온다. 이 책에 대한 평을 쓸려고 저자의 전작을 다시 들춰봤더니 소재가 미국 국내정치냐, 외교 정책이냐의 차이만 있을뿐 중심 분석틀은 동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 덕분에 전에 봤던 이삼성 교수의 책도 다시 들춰봤고,.. 더보기
[책동네 산책]20대, 짱돌 대신 펜을 든 용기 21세기 한국에서 만들어진 신조어 가운데 단연 압권인 ‘88만원 세대’를 만든 우석훈 박사와의 일화가 떠오른 건 자발적 퇴교를 선언한 고려대 학생이 쓴 대자보를 읽으면서였다. 의 공저자인 우 박사를 술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중·고등학교에서 강연하면서 경험한 일들을 말해줬다. 정식수업도 졸린 판에 외부강사의 강연시간은 학생들에게 눈치껏 낮잠을 즐기는 시간이나 다름없다. 실제 우 박사는 강연 시작 10분도 안돼 학생 대부분이 눈을 감고 ‘공자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장면을 보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강연이 반복되면서 학생들의 관심사가 ‘돈’에 있다는 것을 파악한 우 박사는 학생들의 눈을 초롱초롱하게 만드는 비법을 고안했다. 첫인사를 마치자마자 “얘들아, 나 작년에 1억 벌었걸랑”이라고 운.. 더보기
[서평]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 이 책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서평을 데스킹 하던 선배는 내용 중에서 궁금한 사항을 물으면서 '서평만 보자면 무슨 미스터리물 같네'라고 했다. 사실 미스터리물은 아닌데 내가 쓴 글을 보니 그렇게 읽히기도 할 것 같다. 이 책의 서평을 보더니 회사 내 한 동료가 이 책 있느냐고 물어왔다. 줄거리를 좍 말해주려다가 이른바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는 않아 입을 다물었다. 책을 짧은 분량이라 금새 읽을 수 있고 성인용 미스터리물에 비해 플롯도 단순한 편이다. 개연성이 좀 떨어져 보이는 면이 없진 않지만 나름 긴장감을 가지고 읽어낼 수 있다. 마지막 극적 반전은 실은 중간 이후부터는 대강 예상할 수 있다. '무단결석' 여고생…알수록 소름돋는 속사정 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 -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푸른책들 적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