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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동화책 보는 아빠

[리뷰]고조선 소년 우지기, 철기 공방을 지켜라


“칼 만들기 시합…최고 기술자 아빠를 믿어요”
고조선 소년 우지기, 철기 공방을 지켜라 - 10점
김남중 외 지음/사계절출판사

지금으로부터 2160여년 전인 기원전 150년. 청동기시대가 지나고 철기시대가 무르익는 당시는 고조선이 본격적인 국가의 모습을 갖춘 시기이다. 고조선 사람들은 방어용으로 만든 울타리 안 마을에서 주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이 책은 우지기라는 가상의 소년이 쓴 가상의 일기형식으로 철기시대 우리 조상들의 생활상을 그리고 있다. 우지기가 동생이 태어나는 7월부터 계절이 변해 겨울에 들어가는 11월까지 띄엄띄엄 써내려간 26꼭지의 일기에 담긴 일화는 딱딱한 고대사를 배우고 있다는 느낌 대신 한편의 잔잔한 이야기책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역사일기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다. <덤벼라, 곰!> <불량한 자전거 여행> 등을 쓴 김남중 작가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잔잔한 일기글을 썼고, 고조선 전문가인 송호정 한국교원대 교수가 설명글을 달았다.
우지기는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가재와 붕어를 잡고 버섯과 알밤을 주으러 다니는 개구쟁이 소년이다. 마을에 등장한 군사와 관리도 우지기와 친구들에겐 좋은 구경거리다. 우지기의 아빠는 철기 공방의 우두머리인데 드디어 우지기에게 공방일을 배우라고 한다. 공방 기술자는 계급사회인 고조선에서 대접이 좋다. 그래서 몸을 쓰는 공방일은 힘들기는 하지만 우지기는 씩씩하게 일을 배워나간다. 하지만 다른 마을에서 온 용대 아저씨는 사사건건 아빠와 맞서고 우지기가 공방에서 일을 배우는 것도 못마땅해 한다.
어느덧 가을이 돼 마을 사람들은 추수를 하고 추수감사 의례를 지낸다. 그런데 현명했던 족장님이 고라니 사냥을 나갔다가 곰에게 물려 돌아가신다. 새 족장이 된 족장님의 동생은 설상가상으로 이웃 마을과의 전쟁을 계획한다. 전쟁이 이기면 좋지만 지면 마을이 불타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노비가 되어야 한다. 아빠는 걱정하며 “칼보다는 삽, 창보다는 괭이가 더 큰일을 한 텐데”라고 혼잣말을 하는데 이 말이 새 족장님의 귀에 들어갔나 보다. 화가 난 족장님은 아빠와 용대 아저씨에게 칼 만들기 시합을 시키면서 더 좋은 칼을 만드는 사람을 공방의 책임자로 할 것이라고 말한다. 우지기는 기술이 최고인 아빠를 믿지만 그래도 왠지 불안한데…. <201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