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며 남들에게 착하다는 소리를 듣는, 내가 보기에도 제법 의젓하고 말 잘듣는 여섯살배기 내 아들이 생각이 많이 났다. 아직은 어린애이지만 이 녀석도 가끔씩 '반발' 비스무리한 것을 할때가 있다. 이 녀석은 밥상머리 버릇이 그리 좋지 않아 밥먹을 때마다 잔소리가 연발된다. "빨랑 먹어라" "똑바로 앉아서 먹어라" "밥 다 먹고 나서 책 봐라" 등등이다. 그런데 한번은 내가 밥을 먹으면서 신문을 펴놓고 보니까 "나더러는 밥먹으면서 책 보지 말라면서 아빠는 '왜' 밥먹으면서 신문봐요?"라고 물었다. 이건 의문문이라기 보다는 다분히 반발성 발언이었다. 나는 아이의 이런 반응을 재밌어 하면서도 내심 속으로 뜨끔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생각을 많이 정돈할 수 있었다.
김진경 선생의 작품은 처음인데 어른이나 아이 모두에게 그리 무겁지 않으면서도 곰곰이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분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역임했다. 책 날개의 지은이 약력에는 이런 것은 빠져 있지만.... 설교조가 아닌 것,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가기 싫어 투덜대며 피아노 학원으로 향하던 민수는 고수부지 풀밭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가 어둑해질 무렵 눈을 뜬다. 콧등에 뿔이 달렸고 황금빛 털을 가진 개 두 마리가 민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처음엔 무서웠지만 차츰 용기를 회복한 민수가 "너희들 도대체 뭐야"라고 묻자 개들은 이상하게 대답을 한다. 마치 "왜? 돼!"라고 말하는 것 같다. 민수는 꼬리를 살랑대는 개들에게 각각 '왜?'와 '돼!'라는 이름을 붙인다. 엄마가 집에서 개를 키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민수는 '왜?'와 '돼!'를 떼어놓으려 하지만 이 녀석들은 졸졸 따라온다. 그런데 민수는 아파트 앞에서 만난 아주머니가 이 개들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럼 엄마도 보지 못할테니 집에 데려가도 되겠네.'
김진경 선생의 작품은 처음인데 어른이나 아이 모두에게 그리 무겁지 않으면서도 곰곰이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분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역임했다. 책 날개의 지은이 약력에는 이런 것은 빠져 있지만.... 설교조가 아닌 것,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괴물 길들이기 - 김진경 지음, 송희진 그림/비룡소 |
가기 싫어 투덜대며 피아노 학원으로 향하던 민수는 고수부지 풀밭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가 어둑해질 무렵 눈을 뜬다. 콧등에 뿔이 달렸고 황금빛 털을 가진 개 두 마리가 민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처음엔 무서웠지만 차츰 용기를 회복한 민수가 "너희들 도대체 뭐야"라고 묻자 개들은 이상하게 대답을 한다. 마치 "왜? 돼!"라고 말하는 것 같다. 민수는 꼬리를 살랑대는 개들에게 각각 '왜?'와 '돼!'라는 이름을 붙인다. 엄마가 집에서 개를 키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민수는 '왜?'와 '돼!'를 떼어놓으려 하지만 이 녀석들은 졸졸 따라온다. 그런데 민수는 아파트 앞에서 만난 아주머니가 이 개들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럼 엄마도 보지 못할테니 집에 데려가도 되겠네.'
피아노 학원을 빠진 것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난 엄마는 민수를 보자마자 "민수 너, 이리 좀 와봐!"라고 소리친다. 그런데 '왜?'가 귀한 달항아리가 놓인 곳으로 올라가고 있다. 다급해진 민수가 큰소리로 '왜?'를 부른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엄마는 민수가 말대답을 한 것으로 알고 더 화를 낸다. "민수 너, 학원 빼먹고 그러면 돼, 안 돼?" 이번에는 '돼?'가 문제다. 귀한 유리접시 쪽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민수는 저도 모르게 '돼!'를 큰소리로 부른다.
'왜?'와 '돼!' 때문에 눈물, 콧물이 나올 정도로 엄마한테 볼기를 두들겨 맞는 민수. 할머니는 엄마한테 자초지종을 듣더니 "아무래도 '왜?' '돼!'라는 괴물이 나타난 것 같구나"라고 말한다. ''왜?'와 '돼!'가 괴물이라고?'
아이들이 가장 많이 들으면서,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안 돼!'라는 말일 것이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자아와 고집이 강해지면서 '왜?'라며 반항한다. 2006년 프랑스의 아동청소년 문학상인 '앵코륍티블상'을 받은 작가는 어른과 아이가 '안 돼!'와 '왜?' '돼!'를 사이에 두고 펼치는 줄다리기를 판타지 방식으로 그려냈다. 아이에겐 커가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잘 길들일 것을, 어른에겐 아이가 겪는 갈등과 압박을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 줄 것을 권유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초등 1학년부터. <200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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