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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책동네 산책]‘하버드 책’과 ‘하버드 맛 책’ 적어도 내가 아는 출판계 사람들은 프라이드가 강하고, 솔직한 사람들이다. 상업출판으로 밥을 벌어 먹고 살면서도 가슴 속 깊은 곳엔 책에 관한 '그' 또는 '그녀'만의 강한 이데아를 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상업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서 대체로 굴복하고 말지만 그들의 속깊은 고민까지 무시할 순 없다. 그런 이들이 가장 아파할 곳을 직업 물어보거나 이처럼 글로써 비판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한편으론 '싸잡아 비판'이라는 우려가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개개의 출판사가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로 한 선택들은 의도치 않더라도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어진다. 그게 내 눈에 들어왔다. 하버드를 주제로 한 글을 쓰려다보니 여러해 전에 읽었던 책 한권이 떠올랐다. 정작 글을 쓸때는 찾아볼 엄두를 내지 .. 더보기
웃기엔 좀 민망한... 내 옆자리에 앉아 있는 선배가 얼굴은 거의 나오지 않았으니 초상권 침해라고 투덜댈 생각 말라며 건네준 사진이다. 책이나 블로그를 자신의 '세수대야'로 장식하는 것을 딱 질색으로 여기는지라 블로그에 내 사진을 올리지 않았는데 선배 말마따나 이 사진은 뭐 뒤통수 모습이니 살짝 공개. 선배는 지난주에 이집트, 이스라엘 기독교 성지순례 출장을 다녀왔는데 출장 갈 때 가져갔던 똑딱이를 사무실에 갖고 나왔다가 내 모습을 찍었나보다. 선배가 지은 '작품' 제목은 '골똘히'다. 추정컨데 테리 이글턴 혹은 김성룡 교보문고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자명한 사실이지만 거울을 보지 않는한 내눈엔 내 얼굴과 머리모양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같은 나이 또래의 사람들보다 새치가 엄청나게 많은 편이다.. 더보기
[책속의 풍경]햇살 속에서 반짝거리는 적운 무리  만화 에는 라이너스와 찰리가 바닥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다. 찰리가 라이너스에게 무엇이 보이냐고 묻자, 라이너스는 방금 영국령 온두라스 제도의 해안선과 화가 토머스 에이킨스 옆모습, 그리고 스테파노 성자의 순교 장면을 그린 그림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아, 그리고 한쪽에는 사도 바울이 서 있어. 찰리 넌 뭐가 보여?” “거위 떼랑 말들이 지나간다고 말하려 했는데, 방금 생각이 바뀌었어.” 찰리 브라운이 이 정도 말밖에 하지 못한 것은 햇살 속에서 반짝거리는 작은 적운 무리를 보았기 때문이다. (여름날 영국 우스터셔의 이브셤 계곡 위를 지나는 넙적 적운) (리처드 험블린 | 수북) 중에서 한 권으로 읽는 구름책 - 리처드 험블린 지음, 정현선 옮김/수북 더보기
[리뷰]스마트 스웜 심리학, 뇌과학, 네트워크 이론, 진화론 등은 거의 매주 끊이지 않고 한두권씩이라도 책이 나오는 분야일 것이다. 한달전쯤이던가 등 게임이론과 복잡계 이론 등을 다룬 책들이 봇물처럼 한차례 쏟아진 적이 있었는데 그 후로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번주에 읽었던 책은 김영사의 책이었는데 그러고보면 김영사에서 나온 진화론 또는 네트워크 이론 관련 책들을 꽤나 많이 접했던 것 같다. 지금 김영사라는 출판사의 이미지는 과학쪽 보다는 종합출판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김영사에서 나오는 책들은 분야가 다양하다. 하지만 김영사가 보유한 과학서의 백리스트가 만만치 않다. 과학전문 출판사를 표방하고 있는 출판사들이 몇몇 있는데 여하튼 김영사는 일찍부터 '대중과학서'를 착실하게 소개해 왔다. 과거 어느 책의 리뷰기사를 .. 더보기
[인터뷰]테리 이글턴 대학 1학년 때 학생회 사무실이나 동아리방 같은 곳에 가면 쉽게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었다. 바로 얼마전 방한했던 테리 이클턴이 쓴 이었다. 세미나 커리큘럼 앞부분에 이 책의 일부가 들어있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내 머릿속에 남은 이 책에 대한 추억은 내용에 대한 것이 아니다. 이 책을 둘러싼 언저리 정보만 남았다. 첫번째는 나의 지독한 오해인데 얼마전 나 등 이글턴의 책들이 번역돼 나오기 전까지 나는 그가 그렇게 젊은 나이인지 몰랐다. 지금 67세이니 절대 젊은 나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대학 1학년 때 이미 그 나이였을 것으로 상상했다는 것이다. 워낙 유명한 비평가라는 평이 있어서 그런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가 이미 호호 할아버지이거나, 솔직히는 이미 저세상 사람인줄 알았다. 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