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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동네 산책]르포물 '가뭄'에 가물가물해지는 우리의 기억 출판 영역을 담당하게 된지 1년이 지났다. 출판을 담당하던 초기에 가졌던 의문을 이제서야 나름대로 규명해 보았다. 사적인 자리에서 몇번 이야기 하기도 했던 것이다. 솔직히 나 스스로도 국내의 탐사물을 손에 들기가 꺼려진다. 심리적으로 괴롭다는 느낌이 들었거나, 들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조지 조웰의 는 대단한 작품이었다. 원래 소설을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요사이 세계문학전집에 실린 작품들을 간간히 읽는다. 워낙 검증된 작품들이라 그런지 대체로 재미있고 묵직하다. 지난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을 때 문득 이 작품의 제목에 영향을 미친 것이 분명한 조지 오웰의 소설 를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하루키의 소설을 읽다말고 오웰의 소설을 먼저 봐야겠다는 생각.. 더보기
7년 만의 신작소설 ‘용서를 위하여’ 출간 한수산씨 날씨가 많이 풀렸다. 봄이 됐음에도 어지러운 날씨가 계속될때 사람들은 투덜대며 말했다. 이러다가 분명 여름으로 넘어갈 거라고. 여름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지만 오늘 날씨는 약간 덥다고 느낄 수 있는 날씨였다. 소설을 그리 즐기지 않는 편이라 한수산씨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다. 간담회를 위해 초스피드로 그의 신작을 읽어보았다. 김수환 추기경의 삶이야 우리가 대강 알고 있다. 그런데 작가가 겪었던 충격적인 사건, 그리고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재구성하기 위해 사용된 다양한 소설기법 등이 눈에 띄었다. 30년 묵은 깊은 상처를 작가로 하여금 직시하게 만든 것, 그것이 바로 김수환 추기경이 말한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말의 힘이 아닐까 싶었다. 김수환 추기경 발자취 통해 ‘30년 상처’ 치유 시도 용서를 위하여 .. 더보기
[리뷰]어느 날 미란다에게 생긴 일 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얼마전부터 청소년 소설이라는 장르가 붐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이라 소재의 한계는 있겠지만 잘 쓰여진 청소년 소설은 성인 소설 못지 않게 재미있다. 그 밖에도 책 내용과 관계없이 형식에서 주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일단 분량이 짧다. 그래서 책 한권을 붙잡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낼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사람, 혹은 지하철과 버스 독서용으로 제격이다. 그리고 인생사의 여러 측면을 다루고 있지만 성인소설처럼 독자로 하여금 강도 높은 고민과 이해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건 읽는 내가 청소년이 아니라 성인이어서 그럴 것이다. 이번 책도 그런 것이다. 소재 자체는 청소년끼리의 친구 사귐과 삐침, 가식에 찬 어른들의 모습을 삐딱하게 바라보기 등등인 것 같지만 뒤로 갈수.. 더보기
[리뷰]곤충의 밥상 지난주 읽은 책은 곤충 생태를 담은 국내 저자의 책. 동식물의 생태에 관한 책은 어린이 분야로 자주 나오는데 성인용 단행본으로서 이 정도면 상당한 수작이다. 사진도 좋다. 최재천 교수의 에세이집 을 읽은 적이 있는데, 최 교수의 글이야 워낙 정평이 나 있긴 하지만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곤충의 생태 자체에 관한 것은 아니고 곤충학자의 길을 밟게 된 과정을 자신의 어린시절의 이야기에서부터 열대우림에 곤충의 생태를 관찰하는 가서 겪는 일, 그리고 즐거움까지 풀어냈다. 열대예찬 - 최재천 지음/현대문학 은 그에 비하면 정통 생태서이다. 그런데 지은이의 이력이 심상치 않다. 동식물 분야엔 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전문가 뺨치는 아마추어 애호가가 상당히 많다고 한다. 현장에서의 세세한 지식은.. 더보기
아프간 소녀 지난주 스티브 매커리라는 사진작가의 전시회가 열린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그쪽에 별로 아는게 없어서 그런가 보다 했었는데, 그 작가가 찍은 사진들을 보다보니 눈에 매우 익은 사진이 한장 보였다. 소련의 침공, 뒤 이은 내전, 그리고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까지 현대에 들어서도 질곡이 계속되는 아프간의 현실에 대해 매우 강렬한 느낌을 남기는, 그래서 아프가니스탄과 관련해서 자주 인용되는 이미지다. 특히 아프간에서 여성이 처한 열악한 상황은 서방매체에 의해 워낙 잘 알려져 있다. 198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매거진 표지에 실렸다는 유독 이 사진이 기억에 남는 것은 워낙 이 사진이 강렬한 느낌을 주기도 하거니와 내가 과거 국제부에 근무하던 시절 썼던 기사 때문이다. 이 소녀의 신원이 밝혀졌다는 외신보도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