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나온 앤서니 기든스의 <기후변화의 정치학>(에코리브르)에 북극해 쟁탈전에 관한 이야기가 잠깐 언급된 바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북극을 덮고 있던 얼음이 우리가 익히 아는대로 온난화 때문에 녹아내리고 있는데 이로 인해 드러난 북극 지역 땅과 바다가 많은 자원을 품고 있어 국제관계에 긴장과 충돌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것의 현황을 다룬 책이다. 같은 사건과 사물을 봐도 이렇게 다르다. 한쪽은 녹아내리는 빙하를 보존하자고 목청을 높이는데 한쪽에선 빨랑 없어져라 기원하는 꼴이다.
2007년 8월 러시아 잠수정이 북극 해저에 러시아 깃발을 꽂았다. 러시아가 벌인 이벤트는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북극이 지구온난화라는 환경적 이슈에서 '영토전쟁'이라는 외교·안보적 이슈로 옮아가는 신호탄이었기 때문이다. 북극이 보이고 있는 기후변화의 원인과 장기적 전망에 대해선 다양한 가설이 존재한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앞으로 여름철에 북극에서 더 이상 얼음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점은 100년 뒤에서 80년 뒤로 앞당겨지더니 최근엔 2013년이 되면 북극은 얼음 없는 여름에 도달할 것이란 충격적인 예측까지 나왔다.
북극 '갖느냐 마느냐' 외교전쟁의 서막
북극해 쟁탈전 - 크리스토프 자이들러 지음, 박미화 옮김/더숲 |
2007년 8월 러시아 잠수정이 북극 해저에 러시아 깃발을 꽂았다. 러시아가 벌인 이벤트는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북극이 지구온난화라는 환경적 이슈에서 '영토전쟁'이라는 외교·안보적 이슈로 옮아가는 신호탄이었기 때문이다. 북극이 보이고 있는 기후변화의 원인과 장기적 전망에 대해선 다양한 가설이 존재한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앞으로 여름철에 북극에서 더 이상 얼음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점은 100년 뒤에서 80년 뒤로 앞당겨지더니 최근엔 2013년이 되면 북극은 얼음 없는 여름에 도달할 것이란 충격적인 예측까지 나왔다.
이 같은 전망은 북극곰으로 대표되는 북극의 생태계와 바닷물 상승으로 인한 침수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위기감을 심어줬지만, 자원고갈에 부심하던 강대국들에는 기회로 다가왔다. 현재 북극에는 전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4분의 1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미 북극에 인접한 지역에선 철광석·니켈·우라늄·구리 등 다양한 광물들이 채굴되고 있다. 더구나 북극의 얼음이 얼면 기존의 해상교통로에 비해 수천㎞를 단축시킬 수 있는 새로운 해상 교통로가 열린다. 북극해 연안에 있는 러시아·미국·캐나다·덴마크·노르웨이를 비롯해 이누이트족·유럽연합·독일·중국에 이르기까지 공격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선 배경이다. 그래서 "극 지역에서 영토권을 둘러싼 새로운 영토전쟁이 시작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처럼 환경적 관점이 아니라 외교안보적 관점에서 북극에 접근하고 있는 이 책은 북극쟁탈전에 나선 각국의 입장과 전략, 현황을 고찰하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현재 북극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비슷한 역사적 전례가 없어 북극을 둘러싼 분쟁을 해결할 기제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눈앞에 펼쳐질 '현물'에 눈이 먼 각국이 협력보다는 개인플레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예상되는 결과는 군사적 긴장이다. 지은이는 "군사력 증강은 외교관계에 먹구름을 드리운다"면서 "북극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외교술이 필요하다"고 끝을 맺었다. <20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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