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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동화책 보는 아빠

[리뷰]소년과 바다

일삼아 보는 것이긴 하지만 요새 청소년을 독자층으로 쓰여진 소설을 읽으며 쏠쏠한 재미를 느낀다. 성인인 내가 읽는 청소년 책 읽기의 재미와 장점은 대략 세가지다. 첫째, 짧다. 매우 긴 장편도 있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은 대체로 두어시간이면 읽을 수 있다. 둘째, 소설이 갖춰야 할 요소는 모두 갖췄다.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소설이라고 해서 우습게 볼 일은 아니다. 등장인물의 갈등과 연속되는 사건, 이로 인한 긴장과 결말에서 오는 카타르시스 등 우리가 소설에서 얻는 재미와 즐거움의 요소는 모두 갖췄다. 셋째, 지나친 감정의 소모를 피할 수 있다. 일반 소설은 길이와 소재에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상황을 극단까지 몰고가는 경우가 많다. 묘사와 서술이 필요 이상으로 긴 경우도 있고. 그런데 어린이, 청소년 소설은 대상 독자층이 아무래도 어리기 때문에 극단적인 설정은 피하게 된다. 이것은 성인 독자로 하여금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겠으나, 나의 경우엔 솔직히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다가온다.

<소년과 바다>라는 이 작품 역시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집어들었다가 꽤 쏠쏠한 재미와 감동을 얻었다. 나는 색이 '영어와 영 머~언과' 출신인데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소설이 아니라 오래전 명화극장으로 감상했다.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앤서니 퀸의, 뭐랄까, 묘사하기 힘든데, 여하튼 인상깊은 표정이 압권인 그 영화 말이다.


성장소설에다, 모험소설, 그리고 흔치 않은 해양소설이라는 여러가지 요소가 겹쳐 있다. 작가 스스로가 이 소설을 <노인과 바다>에 대한 오마주라고 밝힌 모양이다. <노인과 바다>는 시들어가는 늙은 어부가 아직 죽지 않았음을 과시하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을 맞이하는 쓸쓸함 같은 것을 보여주지만, <소년과 바다>는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하는, 그러나 미숙한 태양 같은 소년이 고난과 시련을 헤치며 성취를 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두 작품이 마치 거울에 맺힌 상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작살꾼 어부의 아들이 벌이는 참다랑어와의 사투

소년과 바다 - 10점
로드먼 필브릭 지음, 이정옥 옮김/우리같이

작가가 한때 부두 노동자로 일하면서 배를 만들었던 체험에다 헤밍웨이를 기리는 마음을 더해 만든 청소년 소설이다. <소년과 바다>란 제목 자체가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의식하고 쓰였음을 암시한다.

열두살 소년 스키프는 아빠 ‘빅’ 스키프와 함께 산다. 뛰어난 뱃사람이었던 아빠는 엄마가 죽은 뒤 실의에 빠진 나머지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며 맥주를 마시는 것 외엔 아무 일도 안한다. 심지어 아빠가 몰던 배 메리 로즈호가 낡아서 가라앉았다고 해도 무반응이다. 스키프는 혼자서 배를 건져올리려고 용을 쓴다. 배 만드는 기술자 우드웰 할아버지가 도와 배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지만 바닷물에 잠겼던 엔진을 고치려면 5000달러나 든다는 얘기를 듣는다.

아빠가 이 소릴 듣고도 아무 반응이 없자 스키프는 아빠가 아홉살 생일 선물로 만들어준 3m짜리 작은 배로 가재를 잡아 수리비를 벌기로 한다. 아빠가 쓰던 덫을 이용한 가재잡이는 순조로운 듯싶지만 악당 타일러 녀석의 훼방 때문에 200개나 되는 덫을 모두 잃어버린다.

스키프가 어쩔 줄 몰라하고 있을 때 배 한 척이 항구에 들어온다. 선장이 우연히 잡은 커다란 참다랑어가 6000달러 넘는 가격에 팔린다. 눈이 번쩍 뜨인 스키프는 작은 배를 타고 참다랑어가 잡힌다는, 수십㎞ 떨어진 먼 바다로 향한다. 스키프의 간절한 마음을 알았는지 3m가 넘는 거대한 참다랑어가 모습을 드러낸다. 솜씨 좋은 작살꾼이었던 아빠의 피를 물려받는 스키프가 힘차게 던진 작살은 그 녀석에게 가서 꽂힌다.

그러나 잠깐 방심한 사이 밧줄이 스키프의 손에 감기고 스키프는 바다에 빠져 참다랑어에게 끌려가는데…. (2010.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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