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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동화책 보는 아빠

[리뷰]풀이 좋아

나는 왜 이토록 생태 세밀화에 끌리는걸까? 시골 출신이어서 몸속에 자연의 DNA가 도시내기보다 강하게 각인돼 있는데 도시에 살다보니 자연을 자주 접하지 못해서 그런걸까? 이 책은 본격 생태세밀화와 수채화의 중간쯤이다. 세밀화에 포인트를 두기 보다는, 풀들의 한살이를 그림과 함께 설명해주는데 포인트를 뒀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 그러고보니 오늘 점심을 먹으러 갔던 식당에 커다란 화분이 하나 있었는데 강아지풀이 한가득이었다. 주인에게 일부러 강아지풀을 키운건지, 방치했는데 그렇게 된건지 묻는다는게 까먹고 그냥 나왔다. 둘레가 사람 한품 정도 되는 커다란 화분에 강아지풀이 가득 담겨 있으니 그것도 나름 볼만한 풍경이었다. 울트라 캡숑 블로거라면 그걸 찍어다 블로그에 올리고 했을텐데, '디지털 이주민'이다보니 그럴 마음은 별로 안들었다.

철따라 고운 옷 입는 들풀 만나러 가자

풀이 좋아 - 10점
안경자 글.그림/보리

어린이에게 생태 그림책을 자주 보여주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과거보다 자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아이들이지만 유독 동식물에게 큰 관심을 보이는 시기가 있다. 책으로나마 간접경험을 자주 하면 집 근처 화단이나 길섶, 또는 여름캠프에서 동식물을 직접경험을 했을 때 아이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전혀 접해보지 않았던 아이에 비해 다를 수밖에 없다.

생태 세밀화는 생물의 생태를 기록·묘사하기 위해 오랫동안 애용된 방식이다. 수채화 그림이 대상의 특징을 정확하게 전달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식물 관찰일기를 세밀화로 표현한 <풀이 좋아>는 어린이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서 2년간 연재됐던 것이다. 그림은 세밀화와 수채화의 중간쯤이다. 대신 풀의 한살이, 이름에 얽힌 이야기 등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

꽃을 피워 봄을 맞이한다는 봄맞이꽃, 빨갛게 먹음직스럽지만 고약한 이름이 붙은 뱀딸기, 짐승 털에 붙어 씨앗을 퍼뜨리는 도꼬마리, 잎을 땅에 바짝 붙이고 겨울을 나는 로제트 등 80여가지 들풀을 사계절로 분류해 설명했다. 어린이 화자가 그림일기 형식으로 해당 식물을 먼저 소개한 다음 시원한 수채화 세밀화가 등장한다. 수채물감으로 해당 식물을 그리는 법까지 알려준다. (20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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