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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반죽글

로그분석이란게 이런거구나.

내 블로그는 보통 하루에 20~30명 정도가 방문한다. 경향신문 홈페이지에 내 글이 노출되거나 하는 날은 100명이 넘어가기도 하는데 그런 날은 별로 없다.
 
티스토리 쓰는 사람은 잘 알텐데 플러그인 기능 가운데 '유입 키워드'란이 있다. 통상 구글 검색을 통해서 이 블로그에 들어왔을 경우 그 검색어가 무엇이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블로그를 개설한지 1년이 넘었지만 이 유입 키워드에서 어떤 유의미한 현상을 본 적이 한번도 없다. 찾아온 사람들이 사용한 검색어가 워낙 제각각이어서 겹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특이한 현상이 발견됐다. 김성룡 교보문고 대표를 검색해서 내 블로그에 찾아온 사람들이 급증한 것이다. 얼마전 김성룡 대표 인터뷰를 해서 그 기사를 갈무리 해뒀는데 그걸 보러들 찾아오는 사람들이었다. 이처럼 유입 키워드가 몰린 적은 한차례도 없었기에 단번에 눈에 띄었다. 지난 1주일간의 내 블로그 유입 키워드 순위는 다음과 같다.


그리 많은 샘플은 아니지만 김성룡 대표에 대한 검색이 이렇게 급증했다는 것은 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늘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런데 김성룡 대표가 연예인도 아니고, 무슨 대형 뉴스를 탄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관심을 늘었을까? 내가 모르는 무슨 근황상 변화가 있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한가지 가설이 떠올랐다. 가을이니 신입사원 채용시절이고 교보문고가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냈을수 있다는 것 말이다.

평소 알고 지내는 교보문고 관계자에게 트위터 쪽지로 사연을 대강 말해주고 물었다. 김성룡 대표 근황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아니면 신입사원 면접 같은 것을 김 대표가 직접 보시건지. 깜짝 놀란 관계자는 인터넷 교보문고 도서MD를 뽑는데 지난주와 이번주 면접이 진행되고 있으며 김 대표는 최종면접에 들어간다고 알려줬다.

교보문고 관계자 왈. "엄청 신기한데요. 로그분석으로 회사 면접기간을 아시다니!! 놀랍습니다." 나도 깜짝 랐다. 점쟁이가 된 기분이었다. 어디선가 들어봤던 로그분석이란게 이런 걸 말하는 거구나. 그러니까 인터넷 검색 포털 같은 곳에 사람들이 검색어를 입력하면 데이터로 쌓이고 어떤 추세나 사건 등을 짚어낸다는 것 말이다. 한편으론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턱없이 작은 샘플로도 어떤 사실을 예측해 냈는데 방대한 데이터 위에 앉아 있는 인터넷 기업들은 내 행동을 예측하고 있을수도 있다는 사실 말이다.

이 대목에서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책이 지난 7월 번역된 <버스트>다. 지은이 바라바시는 <링크>에 이어 로그분석을 통해 인간(들)의 행동을 얼마나 정교하게 예측해낼 수 있는지 서술했다. 여하튼 아직도 신기하다. 다 내 블로그 안에 있는 것들이지만 지난 7월에 쓴 <버스트> 리뷰김성룡 대표 인터뷰를 링크해 둔다.

버스트 - 10점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김명남 옮김/동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