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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책 속의 풍경

웃기엔 좀 민망한...

내 옆자리에 앉아 있는 선배가 얼굴은 거의 나오지 않았으니 초상권 침해라고 투덜댈 생각 말라며 건네준 사진이다. 책이나 블로그를 자신의 '세수대야'로 장식하는 것을 딱 질색으로 여기는지라 블로그에 내 사진을 올리지 않았는데 선배 말마따나 이 사진은 뭐 뒤통수 모습이니 살짝 공개. 선배는 지난주에 이집트, 이스라엘 기독교 성지순례 출장을 다녀왔는데 출장 갈 때 가져갔던 똑딱이를 사무실에 갖고 나왔다가 내 모습을 찍었나보다. 선배가 지은 '작품' 제목은 '골똘히'다. 추정컨데 테리 이글턴 혹은 김성룡 교보문고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자명한 사실이지만 거울을 보지 않는한 내눈엔 내 얼굴과 머리모양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같은 나이 또래의 사람들보다 새치가 엄청나게 많은 편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이건 뭐 새치라고 말할 수준을 벗어났다. 그렇다. 흰머리다. ㅠㅠ 흰머리가 많다는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내눈에 항상 들어오는게 아니므로 의식하지 못하다가 이렇게 사진을 보면 나도 깜짝깜짝 놀란다. 그리고 고민한다. '이거 염색해야 하나?' 그리곤 까먹거나 아니면 마음을 고친다. '한번 염색하기 시작하면 계속해야 하는데, 아이 귀찮아.' 내가 하는 행동의 태반은 '귀차니즘'에서 출발한다.

내가 앉은 자리는 책상이 꽤 넓은 편인데 넘쳐나는 책들로 실제 사용하는 공간은 너무 좁다. 그리고 두말할 나위 없이 지저분하다. 그래도 냄새는 안난다. ^^ 일주일치 마감을 하고 나서 책을 치우지 않으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얼른 치우지만 다시 책이 쌓인다. 전자책 시대가 정착되면 이런 풍경이 바뀔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