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를 차용한 동화는 다소 비약이 있거나 환상이 섞여도 된다는 면에서 읽는 이를 편하게 한다. 이 책 역시 지극히 교훈적인 내용인데, 핸재를 배경으로 했다면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줬을텐데 옛이야기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이런 거부감을 덜었다.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동화인데 요즘 시대에 쌀과 나눔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어린이들뿐만은 아닐 것이다.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책도령은 왜 지옥에 갔을까?>의 작가 김율희의 또 다른 현대판 옛이야기다. 도깨비 부자(父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희생과 공존, 나눔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그렸다.
아빠 도깨비 우달과 함께 강가의 두리 마을에 사는 꼬마 도깨비 또리. 큰 비가 내리는 어느날 또리는 우달이 손을 쓸 겨를도 없이 범람하는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간다. 강물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한 또리는 역시 강물에 휩쓸려간 아들을 찾으러 온 사내에게 구조된다. 자기 아들을 잃은 사내는 대신 또리를 집으로 데려가 정성껏 간호한다. 정신없이 또리를 찾던 우달은 또리가 인간에 의해 구원된 것을 알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또리를 데려온 우달은 마을이 쑥대밭이 돼 굶주리는 사내와 가족들이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 도깨비 나라의 창고지기인 우달은 인간 가족을 깊이 생각하다 그만 창고에 쌓여 있는 쌀 한 포대를 몰래 짊어지고 나온다. 인간을 돕기 위해 쌀을 훔친 것이다. 그런데 영문도 모르는 쌀이 생긴 인간 가족은 그 쌀을 독차지하지 않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에게 나눠준다. 다시 한번 감동을 받은 우달은 또다시 쌀을 훔쳐 몰래 가져다준다. 아빠를 말리던 또리는 결국 아빠의 뜻을 알고 인간을 돕는 데 나선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쌀을 훔친 것을 들켜 우달은 도깨비 왕 앞에 끌려간다. 자초지종을 들은 도깨비 왕은 우달을 이해하면서도 쌀을 훔친 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심판대에 오른 우달은 마지막 소원을 왕에게 말하고 특별한 선물을 인간들에게 남긴다. 20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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