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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밑줄치며읽기

솜씨 좋은 역사 요리사 곰브리치가 맛깔나게 빚어낸 세계사 책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저명한 미술사학자다. 왠지 모르게 이름이 주는 어감이 구수한 유대인 곰브리치는 책 ‘서양미술사’로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1950년에 출간된 이 책은 원제가 ‘The Story of Art’이다. 우리 말로는 서양미술사로 번역된 것은 책의 내용 대부분이 서양미술의 역사를 다루기 때문인 것 같은데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근데 이 책 꽤 두껍다. 요즘 나오는 곰브리치 ‘서양미술사’는 출판사는 전과 같은데 표지가 바뀌었다. 나는 대학을 다닐 때 책 욕심에 이 책을 사다가 책장에 꽂아놓았는데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어느해 한 한기에 걸쳐서 찬찬히 읽었다. 여담이지만 내 책장에서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보다 더 두꺼운 부피를 자랑하며 지금도 꽂혀 있는 책이 요한네스 .. 더보기
예나 지금이나 군주는 언론을 싫어해? - 연산군의 사례 늦은 장마가 시작됐다. 지난주말부터 보슬비가 내리다가, 좀 쏟아붓다가, 해가 얼굴을 내미는 날씨가 반복되고 있다. 날은 더운데 습도까지 높으니 쉬 지친다. 며칠전 땀으로 끈적이는 몸에 찬물을 한바탕 쏟아부은 뒤 우연히 책장에서 꺼내든 책이 이라는 책이었다. 2년 전쯤 나온 책인데 펼쳐보니 깨끗했다. 평소 독서를 할 때 좀 지저분하게 읽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에는 밑줄도 그어지지 않고 귀퉁이를 접어두지도 않았기에 읽지 않고 책장에 꽂아둔 것이거니 했다. 휘리릭 책장을 넘겨보니 내용도 생소해 보였다. 그런데 찾아보니 신간으로 나왔을 때 꽤 길게 서평기사를 썼던 책이었다. ([리뷰]연산군-그 인간과 시대의 내면) 어떻게 된거지? 서평기사를 쓰기 위해선 워낙 초치기로 읽어야 하므로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더보기
나도 농부가 되면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 로마시대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키케로는 많은 격언을 남겼는데 '사람들은 부자가 되면 철학을 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유해지고 난 다음에 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없다'라고 말도 그가 남긴 격언 가운데 하나다. 키케로가 말한 '철학'은 물론 현대의 '좁은' 의미로서의 철학보다는 훨씬 광범위한, '학문'의 개념이었을 것이다. 성경에도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라는 취지의 구절이 있듯 키케로 시대에도 역시 '부'와 '지성'은 그리 친화적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정부 통계에 잡히는 직업의 종류가 2만가지라든가? 3만가지라든가? 그 많은 직업 가운데 농업은 사양산업이라는 진단이 나온지 오래이지만 실은 인류의 직업 가운데 수렵, 채집 다음으로 역사가 길다고 할 수.. 더보기
'마음의 재구성-촘스키 & 스키너'(조숙환, 김영사, 2009)-2 촘스키 & 스키너 : 마음의 재구성 - 조숙환 지음/김영사 촘스키의 보편 문법 이론을 거칠게 도식화 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언어 기계를 내적으로 갖고 태어난다. 그런데 이 언어 기계에 어릴 적에 어떤 언어가 투입(input) 되느냐에 따라 모국어가 결정된다. 한국인으로 태어난 어린 아이가 어릴 적부터 영어권에서 자라면서 영어에 노출되면 영어가 모국어가 되고, 반대로 앵글로 색슨 어린이가 어릴 적부터 한국어 환경에 노출되면-다시 말해 한국어가 어릴 적에 투입되면-한국어가 모국어로 세팅이 된다는 것이다. 뒤에 설명이 나오는데 이것은 매개 변항 이론으로 더욱 간명하게 설명될 수 있다. 촘스키는 원어민들이라면 아동이나 성인 모두 과거에 한 번도 들어보지못했던 새로운 문장의 적합성을 의미적으.. 더보기
'마음의 재구성-촘스키 & 스키너'(조숙환, 김영사, 2009)-1 촘스키 & 스키너 : 마음의 재구성 - 조숙환 지음/김영사 출판사 김영사가 출간하고 있는 시리즈 가운데 '지식인 마을'이라는 것이 있다. 인문, 사회,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동서양 지식인 100명을 2명씩 엮어서 고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30권이 넘게 나왔다. 인물과 인물을 대비시켜서 고찰하는 방식하면 강신주 박사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작년에 그린비 출판사에서 출간한 목침 두께의 책 이 바로 이 방식을 택하고 있거니와 (프로네시스)도 이런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고보니 '지식인 마을'의 저자군 가운데에서도 강신주 박사의 이름이 발견된다. 동양철학자들에 대해 3권이나 썼다. '지식인 마을' 시리즈는 장회익 교수가 책임기획을 맡고 있는데 해당 분야 전문가나 전공자가 보기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