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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밑줄치며읽기

'왜 도덕인가?'(마이클 샌델)-마지막  철학이 다루는 영역은 세상만큼이나 넓다. 사실상 어떤 학문에라도 '철학'을 갖다 붙일 수 있다. 그렇다면 샌델은 자신의 전공분야인 '정치철학'의 역할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다시 말해 이라는 고상해보이는 학문과는 어울리지 않게 진흙탕 싸움을 곧잘 연상시키는 정치는 어떻게 결합될 수 있는가. 정치철학은 종종 세상과 동떨어진 듯 보인다. 원칙과 실제 정치는 완전히 별개이며, 우리의 이상을 '추구하며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해도 대개는 그 노력이 허물어지고 만다. 어떤 점에서 정치철학은 불가능한 것이지만 또 어떤 점에서는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바로 철학이 애당초 이 세상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우리의 관행들과 제도들은 이론의 구현이다. 따라서 정치에 관여하는 것 자체가 이미 .. 더보기
'왜 도덕인가?'(마이클 샌델)-2 (에셔의 작품인데 본문과는 별상관이 없다.) 이제 본격적으로 마이클 샌델의 전공으로 옮아갈 차례다. 는 하버드 대학교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교양강의를 엮은 것이라고 하는데,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정의'에 대한 공리주의적 접근법과 칸트-롤스의 자유주의적 접근법을 대비하는 방식으로 책을 끌고 가고 있다. 역시 공리주의와 칸트식 자유주의가 공공의 영역에서 '도덕'의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를 대비하고 있다. 먼저 공리주의를 보자. 어떤 면에서 공리주의는 자유주의의 이상에 적절하게 부합하는 것처럼 보인다.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지닌 가치들을 평가 없이 환산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선호도를 아무런 평가 없이 합산하는 것은 관대한 태도이며, 나아가 민주적인 태도이다. 민주주의의 선거에서는.. 더보기
'왜 도덕인가?'(마이클 샌델/한국경제신문)-1 왜 도덕인가? - 마이클 샌델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한국경제신문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 대학교 강의 동영상이 연초부터 EBS에서 방영되기 시작하면서 가 서점가 베스트셀러 목록 1위에 재진입했다. 한번 힘이 빠지면 다시 치고 올라가기가 쉽지 않은 법인데 장하준의 를 2위로 주저 앉히고 다시 올라간 것을 보면 역시 텔레비전의 위력이 크다. 의 '난이도'(?)에 대해선 논란이 많은데 예상대로 논술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의 필독서로 지정돼다시피 했다.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지인 한분은 자기는 이 책을 읽다가 한쪽 한쪽 넘기기 너무 고통스러웠는데 아들이 학교에서 읽어오라고 했단다. 가 낙약의 종이값을 올리는 책으로 등극하자 아니나 다를까 샌델의 다른 책들이 연이어 소개됐다. 나왔을 당시 읽지는 못하고 챙겨.. 더보기
'자유는 누구의 것인가'(조지 레이코프/웅진지식하우스)-4  어떤 이데올로기나 세계관이 일목요연하게 세상만사를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은 앞뒤가 맞지 않거나 서로 모순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데올로기 사이에 투쟁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세상만사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이데올로기나 세계관이라기보다는 어떤 종교의 영역에 속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미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종교와 정치가 분리된 나라이지만 실상은 한국에 비해 매우 종교적이다. 유럽에서 건너온 청교도들에 이해 건국된 나라라는 역사를 가진 때문인지 국가적 상징물에 신(God)이 언급되겨나 새겨진 경우가 많다. 그리고 현대 정치에서 미국의 우파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꽤 큰 골칫거리이다. 그들의 자기중심적, 극단적 사고방식 때문.. 더보기
'자유는 누구의 것인가'(조지 레이코프/웅진지식하우스)-3 여와 야가 주거니 받거니 복지논쟁을 하고 있는 지금만큼 논보수주의의 사고방식과 진보주의의 사고방식, 보수주의의 언어와 진보주의의 언어, 보수주의의 수사법과 진보주의의 수사법을 현실에서 목도하며 비교하기에 더 좋은 기회는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이다. 보편적 복지 논쟁, 복지 재원 논쟁을 하면서 양측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만 봐도 흥미롭다. 진보주의자들(보편적 복지논쟁을 야기한 민주당을 진보주의자라고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해선 이견이 많겠지만 일단 진보주의자를 보수주의자의 반대편에 서 있는 세력이라고 넓게 정의하고자 한다)의 '무상복지' 주장에 대해 보수주의자들이 가장 먼저 붙인 딱지는 '포퓰리즘'이었다. 보수주의자들은 '표를 매수하기 위해 불가능하거나, 지속가능하지 않는 인기영합적 정책을 내놓은 것'을 포퓰리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