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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책동네산책

[책동네 산책]프라이부르크 '숫돌서점' 이야기 독일 출장을 다녀온지 1주일이 넘었는데 아직도 출판계 인사들을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할때면 '프랑크푸르트 잘 다녀왔느냐'는 인사를 받곤 한다. 출판담당 기자에게 해외 출장은 '아주' 드물게 찾아오는 기회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작년에 이어 두번째 가봤다. 솔직히 지난해엔 정신이 없어 뭐가 뭔지 모른채 지나갔다. 그래도 어찌하다보니 라인강변의 뤼더스하임과 그 유명한 하이델베르크, 구텐베르크 박물관이 있는 마인츠를 다녀오기도 했다. 올해는 하루가 온전히 비기에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고 싶었고, 거금의 고속철(ICE) 티켓값을 주고 프라이부르크엘 다녀왔다. 프라이부르크에서 우연히 발견한 서점에서 남은 상념으로 지난주 '책동네 산책'을 꾸밈으로써 2010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갈무리했다. 대한출판문화협.. 더보기
[책동네 산책]전자책시대에도 여전한 '뻥튀기 출판' 비번인데도 내일 떠나는 출장을 준비하기 위해 사무실에 잠깐 나왔다. 바람은 좀 찬데 볕이 너무 좋다. 가을이다. 내일 떠나서 도착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도 다행히 날씨가 좋은 편이라고 한다. 출장은 준비할 땐 귀찮지만 막상 도착해서 활동을 시작하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그렇지만 출판계 '일반'을 비판하는 것과 '특정' 출판사를 비판하는 것은 글을 쓰는 입장에서 긴장의 정도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이러저러한 에피소드가 많았던 글이었다. 글이 게재되고 난 다음에도 몇분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는데 놀라운 것은 '특정' 출판사든, 출판계 '일반'이든 출판사들에 대해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씁쓸함은 더욱 오래 남는다. ‘학자금 대출은, 원래 1965년 존슨 대통령에 의한 고등교육.. 더보기
[책동네 산책]‘하버드 책’과 ‘하버드 맛 책’ 적어도 내가 아는 출판계 사람들은 프라이드가 강하고, 솔직한 사람들이다. 상업출판으로 밥을 벌어 먹고 살면서도 가슴 속 깊은 곳엔 책에 관한 '그' 또는 '그녀'만의 강한 이데아를 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상업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서 대체로 굴복하고 말지만 그들의 속깊은 고민까지 무시할 순 없다. 그런 이들이 가장 아파할 곳을 직업 물어보거나 이처럼 글로써 비판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한편으론 '싸잡아 비판'이라는 우려가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개개의 출판사가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로 한 선택들은 의도치 않더라도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어진다. 그게 내 눈에 들어왔다. 하버드를 주제로 한 글을 쓰려다보니 여러해 전에 읽었던 책 한권이 떠올랐다. 정작 글을 쓸때는 찾아볼 엄두를 내지 .. 더보기
[책동네 산책]‘책 읽어주기’ 일석삼조의 선물 ㅈ팀장님께. 출산휴가에 들어가신다는 얘기를 들은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딸을 낳으셨더군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 아이보다 한 살 많은 아이를 둔 제 친구는 아이가 갓난아기 시절 모성애를 바닷물에 빗댄 적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부성애는 물방울에 불과한 것 같다고요. 삐딱한 소릴 곧잘 하던 친구가 제법 진지하게 말하기에 꽤나 감동을 받았구나 생각했는데, 저 역시 아이를 낳(는 것을 돕)고 키워가면서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엄마가 되신 팀장님도 오래 기다렸다 만난 아이를 바다처럼 넓고 깊은 정성으로 매만지고 계시겠지요. 어린이책을 만들고 계신 팀장님을 만날 때마다 궁금한 것이 많아 제가 이것저것 여쭈었지요. 그런데 오늘은 핀잔 듣는 것을 무릅쓰고 제 아이의 독서이력을 바탕으로 ‘.. 더보기
[책동네 산책]‘인문학 가뭄’이 부른 오역 홍수 이런 글을 지면에 실을 때마다 착찹한 마음이 든다. 출판인들이 자존심 때문에 잘 말하진 않지만 간간이 전해 듣는 출판계의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 열악하다는 것은 두가지다. 하나는 경제적으로 영세하고 열악하다는 것인데 이건 뭐 익히 알던 것이다. 그런데 또 하나는 편집, 즉 교정, 교열에서부터 원고를 재정리하는 등의 작업에 부어지는 노력과 관심보다는 기획-이는 곧 매출에 대한 강조에 다름 아니다-에 훨씬 더 많은 노력이 기울여지고 그에 따라 편집자의 역량도 자꾸만 마케팅쪽으로만 계발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적나라하게 지적하려고 하면 자꾸만 눈에 밟힌다. 역시 인쇄매체에 종사하는 나와 내가 속한 집단은 얼마나 잘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그럼에도 이번 건은 개인적으로 매우 충격이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