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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_2019/산, 들, 바다

7월에 보는 5월 소백산 야생화-1 누구인지 까먹었는데 한 문인은 자신이 글쓰기를 배우던 시절에 관해 쓴 글에서 '이름 없는 잡초'라거나 '이름 모를 들풀'이라고 써가면 스승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고 했다. 세상에 '이름 없는 잡초'란 없으며 '이름 모를 들풀'이라고 쓰는 건 작가의 무식을 고백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현대인이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 나무와 들풀은 직접적인 의미를 그다지 지니지 않는다. 가로에 심어진 이팝나무 이름을 모른다 해서, 천변 억새밭이 핀 꽃 이름이 뭔지 모른다 해서 먹고 사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도 세상의 꽃과 나무, 동물과 곤충은 저마다의 이름이 있다. 우리보다 자연과 훨씬 밀접했던 조상들은 그들의 눈에 들어오는 생물들에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지난 5월9일 소백산엘 갔었다. 신록이 막.. 더보기
제주, 걷고 또 걷다 아이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좋아지는 것 하나는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가 어렸을 때도 되도록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 노력했지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는 대체로 아이 중심이었다.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최근들어 아이가 나와 함께 '놀아주는' 활동 목록에 추가된 것이 영화보기, 등산하기, 걷기, 배드민터 등이다. 아이는 어릴 적 영화관 가는 걸 무척 싫어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영화를 몇번 본 적이 있는데 그마저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상상력이 풍부해 영화 속 무섭거나 아슬아슬한 장면을 보는걸 싫어한다고 좋게 생각하고 지내왔다. 그런데 영화관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지는가 싶.. 더보기
[금병산]등산? 산책? 뭐라 부르든 걷기 좋은 곳 방송이나 신문에 내가 다녀왔던 관광지나 여행지가 나오면 반갑기 그지 없다. 특히 내가 그곳을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곳에서 좋은 추억을 안고 돌아왔다면 반가움은 몇배로 늘어난다. 지난주말 가족과 함께 춘천 금병산엘 다녀왔다. 2년전 5월에 내가 종종 참석하는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갔었는데 느낌이 좋아 가족을 데리고 함께 간 것이다. 날씨가 궂어서 구름이 끼고 많지는 않지만 비도 내내 내렸다. 그래도 봄의 싱그러움을 만끽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같은 날 우리 회사의 여행전문 선배도 같은 곳을 찾았던 모양이다. 이번주 여행면의 한페이지를 금병산과 금병산이 품고 있는 실레마을 이야기로 꾸몄다. 참 친한 선배인데 당시 같은 곳에 있었다는 걸 전혀 몰랐지만 너무도 반가웠다. 사실 금병산은 여러모로 .. 더보기
강화도 고려산과 연미정 지난달 초 다녀온 강화도 고려산과 연미정. 강화도 하면 마니산 밖에 떠올리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강화도에도 산들이 많이 있었다. 하기사 강화도가 제주도, 거제도, 진도에 이어 4위 규모의 섬이라 하니 산이 없을 수 없겠다. 특히 마니산, 혈구산, 해명산, 진강산, 고려산, 별립산을 일컬어 '강화 6대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그중 고려산은 봄철 철쭉으로 유명하단다. 산행을 하던 날 연무가 좀 끼는 바람에 시정이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상쾌한 바람을 가슴 깊이 들이마시며 걷는 기분은 좋았다. 미꾸지고개라는 곳에서 출발해 능선에 올라탔는데 평평한 곳에 울타리가 쳐진 곳이 나왔다. 울타리 쳐진 곳 안에 평평한 돌들이 여럿 눈에 띄었는데 고인돌이란다. 이 높은 곳에 고인돌이 있다는데 신기했다. 산을 거의 다 내려.. 더보기
잘 가라! 2014년 가을. 가을과 겨울의 경계는 어디일까? 10월까지는 가을이라는데 모두 동의할 것이다. 그럼 11월은 어떨까? 11월의 어느 시점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순간이 되지 않을가 싶다. 그런데 11월 들어 수능 시험 즈음에 꽤 날씨가 쌀쌀하더니 11월 말엔 무척 포근했다. '겨울'이라고 부르기 애매했던 것이다. 그런데 12월의 첫날인 어제 꽤 많은 눈이 내렸다. 11월의 어느날 새벽 서울에 살짝 첫눈이 왔다고는 하지만 쌓이지도 않아 첫눈 취급을 못받았다. 어제도 눈은 많이 쌓이진 않았으나 워낙 풍성한 눈송이였고 응달진 곳엔 잔설이 좀 남았기에 '첫눈' 대접을 받을만 했다. 제법 풍성한 첫눈까지 내렸고, 기온마저 코끝이 싸할 정도로 추워졌으니 이제 정말 가을은 떠난 것 같다. 전에 어느 기사에서도 언급했는데 시간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