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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_2019/산, 들, 바다

수성동 계곡 바위와 씨름하는 사람 작고 허름하지만 음식이 맛있어서 사랑하던 식당이 널리 알려져서 이른바 '맛집' 반열에 오르고 사람들이 몰려오는 광경을 바라보는 심정은, 비유하자면 나 혼자 짝사랑하던 상대가 미모가 너무 빼어나 어느덧 그를 사랑하는 사내들에게 둘러싸여 버렸을 때 느끼는 심정과 비슷하다고 할까. 몇년전부터 인사동에 버금가는 필수 관광코스가 돼 중국인, 일본인 등 해외관광객,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남녀, 그리고 사모님들에게 점령당해버린 삼청동을 바라볼 때 그런 기분이었는데 요사이 서촌을 갈 때마다 다시 그런 느낌이 든다. 경복궁 동쪽의 삼청동, 북촌, 재동을 점령한 관광객과 산책자들이 경복궁 서쪽의 서촌 쪽으로 활동반경을 넓히기 시작한 것은 벌써 몇년 됐지만 1~2년 사이 서촌은 완전히 다른 동네가 돼 버렸다. 좁은 골목길에.. 더보기
가을 지리산, 그리운 치밭목 오랜만에 지리산에 다녀왔다. 가을 지리산은 처음이었다. 가을산의 대명사는 아무래도 설악산일텐데 가을 지리산은 설악산 못지 않게 맑은 하늘, 청명한 공기, 수려한 단풍 등 무척 감동적이었다. 꼽아보니 어렸을 적 부모님 따라 뱀사골에 물놀이 가고 했던 것을 빼면 그간 지리산엘 대여섯번 갔던 것 같다. 마지막은 아들 녀석이 갓난아기이던 시절 아내와 함께 다녀온 것이니 벌서 8년 가량 시간이 지난 것 같다. 계절로도 모두 여름 산행이었고 한번은 겨울산행이었다. 특히 이번 산행은 경남 산청의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서 나고 자란 분의 인도를 받아 단체로 산행을 했는데 단순히 높은 산을 오르고 걷는 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지리산 골짜기 골짜기에 얽힌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산행코스는 대원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