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인지 까먹었는데 한 문인은 자신이 글쓰기를 배우던 시절에 관해 쓴 글에서 '이름 없는 잡초'라거나 '이름 모를 들풀'이라고 써가면 스승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고 했다. 세상에 '이름 없는 잡초'란 없으며 '이름 모를 들풀'이라고 쓰는 건 작가의 무식을 고백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현대인이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 나무와 들풀은 직접적인 의미를 그다지 지니지 않는다. 가로에 심어진 이팝나무 이름을 모른다 해서, 천변 억새밭이 핀 꽃 이름이 뭔지 모른다 해서 먹고 사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도 세상의 꽃과 나무, 동물과 곤충은 저마다의 이름이 있다. 우리보다 자연과 훨씬 밀접했던 조상들은 그들의 눈에 들어오는 생물들에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지난 5월9일 소백산엘 갔었다. 신록이 막 시작되던 시기였다. 상쾌한 공기 못지 않게 사방에 핀 봄 야생화가 압권이었다. '야생화 박사님'인 강맑실 사계절 출판사 대표님의 도움으로 봄 꽃 이름 몇개를 건졌다. 지금쯤 소백산은 녹음이 우겨졌을 것이고, 여름 꽃들이 피었을 것이다. 휴대폰에 담아두고 한참 게으름을 피우다 갈무리 해둔다.
<개별꽃>
<관중>
<노랑무늬붓꽃>
<마가목>
<미나리냉이>
<바람꽃>
<박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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