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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김진일 교수 "'파브르 곤충기' 원작의 가치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김진일 선생은 꽤 꼼꼼한 성격의 학자로 보였다. 곤충학자는 김진일 선생 밖에 만나본 적이 없지만 '딱 곤충학자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답변은 상당히 시원시원하게 해주시는 스타일. 현암사에 파브르 곤충기 10권의 번역문을 2006년에 모두 넘겼는데 2010년에야 번역본이 완간됐으니 오죽 답답하셨겠느냐고 했더니 "말도 하지 말라. 싸우기도 하고 여러번 호통을 쳤다"고 했다. 인터뷰를 오후 늦게 시작해 1시간 남짓했는데, 말씀을 한참 하시다가 "에구 오늘은 이것 때문에 못보겠네"라면서 그 유명한 '동물의 왕국' 그날치 방영분을 못 본것을 아쉬워 하셨다. 요즘은 동식물을 관찰하기 위한 기술이 워낙 발닥해 있다면서 동물의 왕국을 예로 드시면서 하신 말씀이었다. -책속에 등장한 한국 곤충들지금은 10%도 찾.. 더보기
'말단노동 잔혹사' 당당하게 담아낸 '사회 초짜' 유재인씨이 책이 배달돼 오자마자 다른 책과 달리 유달리 저자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졌다. 톡톡튀는 문체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겉으론 냉소적이고 심드렁해 보이지만 속으로 뭔가를 감추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사실 안그런 사람 없겠지만-그렇다고 속내를 완전하게 드러내지 않는 듯한 문체였다. 이런 필자는 지면에서 정식으로 '데뷔'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새침한 친구였다. 기사 말미에도 썼지만 새로운 에세이스트로서 성장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앞으로도 어깨에 힘빼고 좋은 글들을 써주길 바라는 마음도 들었다. ‘말단노동 잔혹사’ 당당하게 담아낸 ‘사회 초짜’ -‘3년 백수’ 끝 공기업 입사 유재인씨, 에세이집 출간 화제 위풍당당 개청춘 - 유재인 지음/이순(웅진) 유재인씨(2.. 더보기
[서평]세계금융위기 이후 끝내 나왔다. 2008년 10월 특별취재팀에 차출된 당시만해도 막연한 느낌이었다. 2008년 가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해 시각을 확 넓혀 '신자유주의'의 문제로 풀어보자는 취지가. 하지만 이런 취지에 적극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들의 도움을 받으며 틀거리가 짜였다. 전담 취재인력 3명이 이 기획을 끌어간다는 말에 다른 신문사 선배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었다. 한편으론 현실의 모든 문제를 신자유주의의 문제로 환원시키는 것 아니냐는 특별취재팀 내부의 문제제기도 있었다. 그런 지적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순화의 오류가 좀 있더라도 '전선'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나 혼자 한 것은 결코 아니다. 일부만.. 더보기
[서평]16세기 문화혁명 이런 책을 보면 솔직히 일본이 부럽다. 유럽의 문화사를 이처럼 방대하게 자국어로 쓰고 읽을 수 있는 그들의 문화적 저변의 탄탄함 말이다.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이전부터 유럽과 교유하며 안목을 키워온 저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그 이면엔 한국을 비롯해 그들의 지배를 받았던 아시아의 신음이 대가로 지불됐을 것이다. 그럼에도 부러운 마음이 든다. 일본 역시 출판계가 어렵다는 소식이 들려오긴 하지만 이런 대작들이 척척 나오는 걸 보면 한국과는 상황이 많이 다른 것 같다. 과학사에 관한 이 책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생소한 인명과 과학기술에 대한 설명에 크게 얽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학사에 문외한인 사람이 여기에 집중하면 900쪽에 달하는 책을 끝까지 읽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더보기
[서평]바다거품 오두막 주인공의 연령대는 다르고 사건을 다루는 톤도 매우 다르지만 황순원의 를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냉소적이고, 때로는 거칠지만 속으론 여리디 여린 소년이다. 일찌감치 학교 사회에 적응하는데 실패하고 이제는 진입조차 포기한채 시간을 죽이고,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아가던 그에게 벌어지는 사건은 긴박하다. 이 작품에 매료됐던 것은 플롯이 적당하게 중첩적이고 긴박하면서도 여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의 극적 반전이 압권이다. 조금 더 분량을 늘려 여백을 조금 더 채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유도 모르게 멜랑콜리 해지던 청소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꽤 괜찮은 작품이다. 순수함에 열병 앓은 ‘첫사랑’의 기억 바다거품 오두막 - 멕 로소프 지음, 박윤정 옮김/미래인(미래M&B,미래엠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