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출판사에서 [빅데이터 인문학] 광고를 경향신문에 실었다. 내가 번역한 책이 '실물'로 만들어져 나오고, 서점 매대에 올려지고, 서평들이 줄줄이 나올 때 매순간이 모두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는데, 이렇게 광고로 다시 보니 역시 감회가 새롭다.
사실 이 책을 고르고 번역하던 시절은 나와 내 가족에게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 책을 번역하면서 받은 돈이 미국 대륙 횡단 여행을 위한 자동차 기름값과 숙박비 등에 보태졌다.
우리말로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애매해 낑낑댄 부분도 있었지만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은 번역자이기에 앞서 독자인 나에게 많은 지식과 통찰을 안겨주었다. 번역이라는 작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경험해 본 것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영어책 한권 번역해 놓고 번역의 세계 운운한다는 건 너무 건방진 태도일 수 있겠으나, 단순히 읽는 행위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읽고, 읽을 것을 다른 말로 옮기는 것을 전제로 다시 읽는 것은 매우 색다른 읽기였다. 이처럼 색다른 읽기의 경험은 나의 읽기 방식의 폭과 깊이를 넓혀줬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옮겼기에 나의 생각과 해석이 곁들여질 수 밖에 없었던 이 책을 모쪼록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드는 건 당연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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