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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Gallery Sunho

공룡이 있는 풍경과 아프리카 바다전쟁

아빠와 매우 달리 붙임성 좋은 아이는 무난히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입학식날 아빠로서 눈치보며 짬을 내서 입학식엘 갔다. 아이들이 남여 짝을 지어 책상에 앉아서 강당에서 열릴 입학식을 기다렸고, 부모들은 교실 뒤편에서, 혹은 복도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뭐, 입학식에서 흔이 보는 광경이다. 가나다순으로 번호를 부여한 모양인데 울 아이는 남자 1번이었다. 앞줄 맨 왼쪽에 앉았는데 처음엔 조금 긴장한 듯 하더니만 이내 옆 자리 짝꿍에게 뭔가 조잘조잘 얘기를 하는게 보였다. 급기야 묵찌빠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 엄마와 하던 익숙한 놀이를 짝꿍과 하고 있는게 아닌가. 뭐냐면 묵찌빠에서 진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목을 내주면 이긴 사람이 다섯손가락 가운데 하나로 상대방위 뒷목을 콕 찍은 뒤 어떤 손가락으로 찍었는지 알아맞추게 하는 놀이 말이다. 아이도 분명히 A형 혈액형이 분명한데 아이보다 훨씬 더 소심한 A형인 아빠로선 흐뭇한 광경이었다.

제주도로 늦은 겨울휴가를 가서는 3박4일 동안 푹 늘어지게 쉬다 왔더니 봄바람이 잔뜩들어 싱숭생숭 하는 바람에 귀차니즘이 다시 발동해 잠시동안 블로그질도 손을 놓고 말았다. 책도 손에 잘 잡히질 않는다. 잘 쉬긴 했는데 잘못 쉰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일요일 밤 회사에서 야근을 하는 참에 까만주름 주니어의 작품 3편을 올리는 것으로 잠시동안의 블로그 휴업을 접고 활동을 재개한다.

작품들은 지난해 여름에 제작된 것이다. 흰색의 두꺼운 카드에 그린 것이다. 당시 수족관엘 다녀왔었고, 앞서서 유치원에서 미술과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두가지가 흔적을 남기고 있다. 작품 설명 가운데 일부는 엄마가 일부 필기를 도왔다고 한다. 냉장고 문 옆 벽에 일찍부터 부착돼 있었는데 그새 색이 약간 바랬다.


2010년6월30일 그린 작품
제목: 공룡이 있는 풍경1
그린사람: 김선호
이 공룡이 있는 작품은 대개 희미한 것을 나타내고 있어요. 이 그림은 야자나무, 구름이 있는 풍경입니다.


2010년 6월30일 그린 작품
제목: 아프리카 바다 전쟁1
그린사람: 김선호
이 그림은 갈매기, 백상아리, 전기뱀장어, 성게, 가재, 오징어가 나타나는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색칠이 백상아리만 되어 있습니다. 멋지죠.

2010년 7월1일 그린작품
그린사람: 김선호
제목: 공룡이 있는 풍경2
이 그림의 스테고사우르에 맨 뒤 발에는 파란 발톱이 있어요.

P.S. 지난 토요일 자전거 타기 싫어하는 방안퉁수인 아이를 꼬셔서 자전거 뒤에 태우고 나갔다가 아이 발이 그만 자전거 바퀴에 끼고 말았다. 다행히 발목관절을 다치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발뒤꿈치에 멍이 들었다. 호들갑 심한 아이가 그것 때문에 오늘 하루 종일 환자 행세를 하며 엄마를 귀찮게 한 모양이다. 빨리 나아야 할텐데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