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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Gallery Sunho

'미래의 결혼식'과 '벤치에 앉아서'

까만주름 주니어의 유치원 졸업식과 초등학교 입학식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아이가 크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지만 유치원의 문턱을 넘어 초등학생이 된다는 것은 아쉽고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지난해 가을, 겨울시즌 아이가 유치원 만들기 시간에 만들어온 작품이다. 제법 그럴듯한 작품이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식당에 전시를 해놓았다.

작품 제목은 '미래의 결혼식'인데 역시나 저질 촬영실력 탓에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쿨럭. 결혼식 소품 가운데 눈사람이 포함된 것이 이채롭다. 이 작품이 만들어진 계절을 암시하는 것일게다.

 
다음 작품은 '벤츠(치)에 앉아서'이다. 실제 나뭇가지를 가져다가 세운 다음 낙엽을 붙이고, 하드 막대기로 벤치를 만들었다. 다음번에 전시하려고 골라둔 작품에서도 나타나지만 머리 위의 왕관은 까만주름 주니어가 한때 애용하던 소품이었다. 상의에 큼지막하게 그려진 해골 모양의 해적표식은 까만주름 주니어가 갖고 있는 티셔츠 중에선 없는데 의식의 흐름에서 돌출된 것으로 보인다.(이런 문양의 티셔츠가 없는 줄 알았는데 잘못 알고 있었다. 해골 문양의 후드티가 있다는 까만주름 주니어 모친의 따끔한 지적이 있었다. ㅠㅠ) 양어깨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곳과 허리 아래에 길쭉한 무언가가 흐르고 있는게 보이시는가. 후드티와 트레이닝복 바지의 끈(스트랩)을 표현한 것이다. 손목에 큼지막한 손목시계까지 나름 디테일을 살린 작품 되시겠다.

아이는 처음에 작품을 식당에 전시하자고 했더니 반대했다. 누가 만져서 망가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에서였다. 설득해서 전시를 해기로 했는데 아니는 걱정이 가시지 않았는지 다음과 같은 안내판을 써서 작품 근처에 세워두었다. 계판 판으로 만든 코스모스와 멀리 배경에 보이는 종이로 만든 카네이션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