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수습을 갓 뗀 신출내기 신문기자였던 나는 국제부에 처음 발령을 받아 근무중이었고, 원래부터 국제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월남전을 비롯해 허다한 국제관계의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했고 미국인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이 됐다는 월터 크롱카이트. 그가 한창 시절 날렸던 유명한 코멘트들이 자료 화면으로 인용되기도 했다. 신출내기 국제부 기자로서 그처럼 멋지게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는 '현재 미국과 미국인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대해 '언론이 국제뉴스에 대한 비중을 너무 줄인 것, 그리고 미국인들이 국제뉴스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매우 깊은 인상을 남기는 말이었다. 나는 국제문제에 있어서 미국의 역할과 비중은 매우 높아졌지만 미국인들은 그에 걸맞는 관심과 책임감을 보이지 않고 있고, 이 때문에 9.11 같은 참사가 벌어졌다는 취지로 이해했다.
또 한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그가 뉴스를 마무리하면서 날리곤 했다는 멘트였다. '세상 일이 다 그렇죠 뭐.'( And that's the way it is.) 세상에 대한 달관에서 나왔다기 보다는 못마땅하게 돌아가는 세상 일에 대한 비꼼이 담겨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아, 또 하나의 별이 졌다.
<월터 크롱카이트 관련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7191803205&code=97020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7191805355&code=990201
아랫글을 쓰신 분은 내가 국제부원이던 시절 국제부장이셨다. KBS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얼마 지난 뒤 술자리에서 크롱카이트 얘길 했더니 "아니, 자네가 크롱카이트를 어떻게 아느냐"고 기특해 하셨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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