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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Gallery Sunho

괴수 시리즈-1

아빠가 정치부로 발령이 나면서 일요일에 쉬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가면서 처음엔 아쉽고 걱정하는 듯 하던 아이가 점점 익숙해 하는 것 같다. 인사청문회 정국이라 어제는 일요일임에도 밤늦게까지 부산하게 움직여야 했다. 콧물이 찡하게 날 정도로 추운 날씨였는데 아이는 엄마와 함께 과천 국립과학관엘 다녀왔다고 한다. 이것저것 신나게 만져보고 뛰어다니고, 대미까지 어김없이 장식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대미'란 다름 아니고 기념품점 둘러보면서 찡얼대기다.

내가 퇴근해서 들어갔을 때 아이는 이미 잠들어 있었는데 아이 엄마가 '저것 좀 보라'며 한켠에 놓여있던 그림을 가리킨다. 요걸 정성스레 그리느라 저녁 시간을 거의 다 허비했고, 이 때문에 그림일기 쓸 시간이 없어 찡얼대다가 엄마한테 또 한소리 들었다고 한다. 그림과 작명 모두 여기저기서 콜라주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나도 잠시, 이런 괴수들이 숲과 물 속, 하늘에 숨어 있는 세상에 살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해본다. 자, 어제 그려진 따끈따끈한 신작들 되시겠다.